2023년 3월 22일 수요일

[흥행예상]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밀린급여

 


제목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밀린급여


개봉일

미정


메인카피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들은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


줄거리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OO영화사는 현재 망해가는 중이다. 대표 하나 믿고 회사에 온 직원들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하나 둘 엎어지고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자 하나 둘씩 떠나기 시작한다.


직원들이 하나 둘씩 떠나자 사무실 분위기는 뒤숭숭해지고 남은 직원들은 회사가 망해가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밀린 급여조차 받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영화계조차 불황이고 내년이 되도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대표를 믿는 직원들은 대표를 믿지 않는 직원들을 위로해보려 하지만 한없이 0에 가까워지고 있는 통장 잔고 앞에서 돈 안되는 위로 따위는 아무도 원치 않는다.


사실 대표를 믿는 직원들도 두렵고 초조한건 마찬가지고 권고사직이라도 당해 실업급여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뭔가 나아지지 않을까 막연한 희망을 가져보려 하지만 부질없게만 느껴진다. 막연히 어떻게든 올해는 넘겨보자는 심산이다.


<밀린급여>를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직원들과 대표에 대한 믿음을 여전히 버리지 않은 직원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만 가고 점점 깊어가는 두 그룹 사이의 반목과 불신 때문에 조만간 험한꼴이 연출될 것만 같다. 과격파 직원들은 법적조치를 취해서라도 밀린급여를 받아내겠다고 하고 온건파 직원들은 쌓인 정을 생각해서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하는 가운데 대표를 믿는 직원들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기대
동병상련

우려
무관심;;

흥행예상

기대 < 우려




매주 열리던 더 이상 의미없는 주간업무보고회의가 취소되고 사무실에서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밀린급여와 퇴직금을 계산해봤다. 제법 목돈이다. 내 블로그에 꾸준히 댓글 달아주시는 고마운 님들 모두에게 삼겹살 일인분씩 사드리고도 많이 남을 정도의 금액이다.


작가들 술값으로 뿌려댄 정산되지 않은 진행비에 대해선 마음을 비웠지만 그래도 밀린급여와 퇴직금은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네이버에서 <밀린 급여>를 검색해보니 지금 회사를 다니기 전에도 똑같은 단어를 검색해본 적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번엔 엠파스로 <밀린 급여>를 검색해보았다. 이미 네이버에서 검색된 내용들이 뜬다. 마음을 비워야 될 것 같다.


사무실에서 마음이 통하는 직원들과 밀린급여 문제에 대해 메신저로 틈틈이 얘기를 나눠보면 모두가 어떤 절차를 밟아야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고 독한 마음 먹고 법적절차를 밟는다해도 땡전 한푼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기획팀 정말 답답하다고. 도대체 월급 받고 지금까지 영화 한편 못 들어간 이유가 뭐냐고. 물론 나에게 물었다기 보단 나와 함께 있던 큰언니와 둘째 언니 들으라고 한 소리 같은데 둘 다 못들은 척 했다. 나는 이럴 때 화난 척 하고 밥상을 엎고 뛰쳐 일어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상상을 잠시 하다가 냉정을 잃지 않고 머리를 긁적이며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바로 들려오는 누군가의 한숨. 사실 그동안 우리 세명은 남의 피같은 돈 받고 말만 많이 했지 제대로 한 일은 하나도 없는게 사실이다. 할 말 없다.


다른 팀 사람이 답답해 할 정도면 그동안 월급 준 대표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대표한테 미안한데 그래도 밀린급여는 받고 싶다.

덧글

  •  달콤베이비 2007/10/30 01:08 # 답글

    말이라도 많이 하셨으면 남의 피같은 돈 받을 만한 자격 있으신 겁니다.
    기획팀이 그런거죠 머...
    영화판에 그것도 안 하고 남의 피같은 돈 쳐먹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  애드맨 2007/10/30 01:13 # 답글

    달콤베이비님의 댓글을 읽으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ㅎㅎ
  •  tommi 2007/10/30 05:57 # 답글

    힘내세요... 홧팅!!
  •  울트라맨 2007/10/30 08:16 # 삭제 답글

    "밀린 급여" 말고.."체불 임금" 으로 찾아보세요...뭔가 법쪽에 가까이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ㅎㅎ(썰렁한 농담인가요?..-_-;;)

    저는 가요계쪽의 일을 했었는데...(뭐 거기도 이젠 막장이죠...) 이런 일들이 애초에 리더에 대한 믿음으로 사람이 모여서 돈 문제로 파국을 맞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의 쪼가리와 미안함의 부스러기들..그리고 매달 벨 두번 울린다는 포스트맨이 떤져주고 가는 카드 고지서와의 괴리....참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궁금해집니다. 아래 포스팅 처럼 꿈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실지...다른 길을 찾으시게 될지..
    분명한건....분명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도 전혀 다른 길을 찾아가는 길에도 기회가 많이 있고, 그 기회들을 잡아나가시는 과정에서 지금의 기억과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실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저요?...전 지금 굴뚝 회사에 와있습니다....다른 기회죠..예전에 했던 일들이 이 곳에선 놀라운 경쟁력이 될 때가 있네요...^_^


    (쓰다보니 인생 다 산 사람 같은 멘트군요..그냥 비슷한 고민을 한 때 했던 동호인(동고인인가요?)으로서의 멘트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Good Luck!
  •  마리 2007/10/30 09:16 # 삭제 답글

    '밀린 급여'.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네 글자에 담긴 진정한 무게를 정말 모를 거에요...T_T
  •  2007/10/30 10: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오사쯔 2007/10/30 11:09 # 삭제 답글

    울트라맨님 말씀처럼 애드맨님의 경험과 재능이 경쟁력으로 뒤바뀔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냥 위로차 좋은 소리 하려고 댓글 다는건 아니구요. 정말이예요!
    삼겹살은 애드맨님이 지금 당장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졌다... 싶을때 꼭 사주세요.
    그땐 블로그에 올려진 삼겹살 이미지만으로도 모두 박수를 칠겁니다.
    애드맨님, 이제 다시 올라갈 일만 남았네요. 힘내세요!!
  •  LeAn 2007/10/30 11:56 # 답글

    밀린급여... 늘 내 마음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그 네글자 OTL
    (현재 저도 꽤나 오래 기다려온 대망의 내일이 과연 어떻게 될지!! 웃을지!! 아님...)

    그래도 기운내셔요!! 서로 응원해 주는 사람들. 그거 하나 믿고 버티는거 아니겠습니다 핫핫핫;;
  •  라엘 2007/10/30 12:59 # 답글

    앗. 리안님도저도... 동종업계... ㅠㅅㅠ 우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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