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목요일

김태리, 남주혁의 tvN 오리지널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고..




김태리 매력 쩐다. 마치 슬램덩크의 강백호 같다. 이 드라마는 어쩌면 슬램덩크의 남녀 체인지 버전일 수 있겠다. 몇 년 전에 요즘 남자 배우들 중에선 남주혁이 제일 잘 생겼다는 얘길 종종 들었는데 그 땐 몰랐지만 남주혁 잘 생긴 거 이제야 알겠다. 막 신들린 연기력의 소유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극중 배역과 매우 잘 어울린다. 다만 4회쯤 보고 나니 좀 답답한 감도 있다. 놀라운 건 김태리 엄마 역의 서재희다. 진짜 90년대스러운 마스크다. 1998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2022년으로 넘어온 사람 같다. 연기력도 범상치않은 게 여자 주인공 엄마 또래 역을 맡을 만한 여배우들 중에선 조만간 탑 찍을 것 같다.
 
잘 쓰고 잘 찍었다. 고증과 디테일이 좋고 특히 여름밤 분위기를 근사하게 담아냈다. 커피 프린스가 생각났다. 말고도 다양한 작품들이 떠오르는데 작가가 준비를 제대로 했다. 4화까진 훌륭하고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몇 년간은 레퍼런스로 회자될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시청률도 6.3%에서 8.7%로 매회 폭풍 상승 중이다. 작가가 김은숙 보조작가 출신인데 청출어람각이고 여심 묘사가 범상치 않아 감독이 여자인줄 알았는데 남자라서 신기하다. 부디 중후반도 탄탄하길!


2022년 2월 9일 수요일

이동진의 드라마 리뷰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고..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영화 비평가인 이동진이 드라마 리뷰를 시작한 걸 보니 한국영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동진 본인도 드라마를 본 게 20년 만이라고 하던데 코로나 사태로 인한 극장가의 신작 한국영화 실종 상태가 2020년부터 벌써 3년차로 접어들고 있으니 전업 한국영화 비평가로서는 대안을 찾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명색이 한국영화 비평가인데 연극이나 뮤지컬 리뷰는 뜬금없고 대안이랄 게 드라마 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주말이나 일일 드라마는 감상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고 OTT 드라마가 영화랑 비슷한 결이 있어 시도한 것 같은데 아마 지속 가능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길다. 영화는 끽해야 두 시간이면 한 편 다 보고 별점을 줄 수 있지만 드라마는 끝까지 다 보려면 최소 하루에서 일주일은 투자해야 한다. 그나마 OTT에 전편이 올라온 드라마가 전편 감상에 하루에서 일주일이 걸리는 거고 매주 2회씩 방송하는 16부작 드라마의 경우엔 종방까지 보통 3개월이다. 별점 평가 하나에 3개월이 걸리는 것이고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 보면 16부 완주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기존의 드라마 비평가나 연예 기자들은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보고 리뷰하는 게 아니라 첫방 보고 기사를 쓰거나 실시간으로 본방 사수를 하며 다음 날 아침에 줄거리 요약이나 감상문 정도를 올리는 것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영화 같은 드라마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D.P’, ‘지금 우리 학교는’, ‘오징어 게임등은 드라마라기보다는 러닝타임 긴 영화에 가까워 기존의 작업 방식으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그 외 대다수 드라마들은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간 뭔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느낌이 들 것이다빨리 코로나가 끝나는 수 밖에 없겠다.

p.s.



2022년 2월 8일 화요일

훌루 오리지널 드라마 ‘크리머리: 더 라스트맨(Creamerie)’을 보고..



야 이거 재밌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 상의 모든 남자들이 전염병에 걸려 멸종되고 여자들만 사는 세상이 된다. 남자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천국은 아니다. 언뜻 보면 유토피아 같기도 하지만 남자의 정자를 독점한 웰니스라는 단체으로부터 갑질을 당하며 비굴하게 살아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여자들만 모여 있으니 정말 심심하고 지루해 보였다. 암튼 주인공은 시골에서 목장을 하는 세 친구인데 그녀들 앞에 지구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남자가 나타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웰니스 측으로부터 임신 기회를 얻지 못하던 주인공이 그 남자 덕분에 기회를 얻게 되고 이를 눈치챈 웰니스는 그녀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뻔하고 거칠 수 있는 설정이지만 주인공 삼인조의 연기 디테일이 훌륭하고 페미니즘을 주 소재로 삼은 유머 코드도 신선했다. 6부작이고 드라마라기보다는 영화 한 편 호흡이다. 시즌1은 본색이 드러난 웰니스에 대한 본격적인 저항을 암시하며 끝난다. 시즌2를 염두에 둔 결말이지만 과연 굳이 더 할 이야기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p.s. 웨이브로 봤다. 요즘 넷플릭스는 볼 거 없고 웨이브에 재밌는 거 많다. 특히 HBO시리즈들.

2022년 2월 6일 일요일

‘덱스터: 뉴블러드’ 시즌9를 보고..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해서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는데 기대만큼 극적인 엔딩은 아니었다. 오랜 기다림에 걸맞는 엔딩은 확실히 아니고 덱스터의 이름값에 걸맞지도 않았다. 이럴 거면 굳이 왜 다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지난 시즌에 마이애미를 떠난 항구의 도살자 덱스터는 이름을 바꾸고 산간 오지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아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그 아들에게서 자신과 같은 어둠을 발견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고민 끝에 아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자신처럼 키우기로 결심 한다. 여기까진 앞으론 덱스터가 팀으로 활동하게 되는 줄 알았다. 한편, 동네엔 가출 소녀 연쇄 살인범이 살고 있는데 덱스터에게 딱 걸려 처단 당한다. 간만에 거사를 마친 덱스터는 아들과 함께 허둥지둥 마을을 떠나려는데 덱스터가 항구의 도살자였다는 사실을 알아낸 서장 때문에 유치장에 갇히고 서장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탈출을 시도하던 도중 이를 제지하던 무고한 경찰(아들의 레슬링 코치)을 죽여 버린다. 아들은 덱스터가 자신이 믿고 따르던 코치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덱스터에게 선물 받은 총으로 덱스터를 사살하고 서장의 배려 하에 마을을 떠난다. 

시즌10이 나온다면 죽은 줄 알았던 덱스터가 사실은 죽지 않았다거나 덱스터 대신 덱스터의 아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해야 할 텐데 둘 다 그리 궁금하지 않다. 박수칠 때 떠난 후 왜 돌아왔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반가웠다.


TV조선 드라마 '엉클'을 보고..



8부까지는 최고였다. 2021년 잘하면 2022년까지 통틀어 최고의 드라마로 꼽을 만 했다. 어릴 때 삼촌 생각도 나고 막 울고 웃고 박수치며 봤다. 괜히 시청률이 그것도 공중파도 아닌 TV조선에서 2프로에서 10프로까지 뛴 게 아니다. 마냥 싸이코패스 같은 악역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모든 등장인물의 행동에 이유가 있고 납득이 됐다. 

아쉬운 점이라면 끝판왕인줄 알았던 맘블리 리더 박선영을 응징한 9부 이후부터다. 박선영에 이어 등장한 진짜 끝판왕인 강토머니 회장이자 지후의 친할머니를 응징하기까지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고 뜬금없는 촛불시위에 PPL 범벅이 이어지다 억지 신파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는데 막판엔 또 해피엔딩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청률도 하강 곡선으로 마무리됐고 특히 15, 16부는 과연 같은 작가가 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허술 덜컹거렸다. 이는 한드 특유의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한데 꼭 뒤로 갈수록 허술해지다가 PPL이 많아지며 닥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린다. 생각해보면 16부 내내 탄탄하고 엔딩까지 훌륭한 드라마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미드나 일드 같은 외국 드라마는 아무리 재밌어도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는데 ‘엉클’이 간만에 그 뭔가를 채워주었다. 트로트 프로그램들을 보며 느낀건데 TV조선이 기획력이 좋은 것 같다. 한국 시청자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듯.


2022년 2월 2일 수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아카이브81(Archive81)’을 보고..



오컬트 장르의 최첨단이자 종합선물세트. 화면 속에서 귀신이 기어 나오는 건 ‘링’, 멀쩡해 보이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알고 보니 컬트 종교에 빠져있는 건 ‘로즈마리 베이비’, 고립된 공간에서 미쳐가는 남자 주인공은 ‘샤이닝’, 스너프 필름은 '무언의 목격자' 등등 걸작 호러 영화들이 들어있어 반갑다. 영상 복원이 직업인 주인공이 다루는 비디오 테잎, 필름, 카메라 등등의 디테일도 매력적이다. 막판엔 타임슬립까지 나온다. 

신기한 건 재밌을 만한 건 다 들어가 있는데도 지루하다는 거다. 영상 복원을 직업으로 하는 평범하고 지루한 남자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거대 기업 회장에게 아날로그 테잎을 디지털로 옮기는 작업을 의뢰받고 외딴 산 속의 고립된 저택으로 이동할 때까지는 흥미진진했다. 이제 저 멋있는 저택이 주인공을 어떻게 미치게 만들지가 궁금했는데 이야기가 좀 진행되겠다 싶을 때마다 복원 작업 중인 아날로그 테잎에 저장된 과거 이야기가 나와 흐름이 뚝뚝 끊겼다. 그냥 과거만 나오는 게 아니라 과거의 과거도 나온다. 영화 속 영화 같은 설정이나 블레어 위치 같은 페이크 다큐를 싫어하면 절대 못 견딘다. 대충 알겠으니까 스킵하고 싶어도 정확히 모르고 지나가면 엔딩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그럴 수도 없다.

이를 악물고 중반부의 지루함을 견뎌내기만 한다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엔딩을 즐길 수 있지만 어지간히 참을성이 강하거나 필름 매체에 대한 향수가 있지 않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울 건 하나도 없고 중반까진 1.5배속이 아니고선 견딜 수 없을 만큼 지루했지만 차별화된 디테일이 매력적이었고 어떻게든 끝까지 보게 만들었으며 엔딩에 여운까지 있었으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 영화 시청률 박스오피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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