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3일 월요일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왓 이프...?(what if)’를 보고..



2010년대 중반 이후의 마블 영화에 딱히 재미를 못 느끼고 마블보다는 디씨를 선호하는 편인데 왓 이프...?’는 괜찮았다. MCU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봤는데도(대략 2012어벤져스쯤부터 팔로우를 포기) 재밌었으니 MCU에 대해 잘 알았다면 훨씬 더 재밌게 봤을 것 같다. 마블은 태생이 만화여서인지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에 더 잘 어울린다. 마블의 실사 영화 자체가 거의 애니메이션이나 마찬가지니 실사 영화에서 어딘지 모르게 2% 아쉬웠던 부분이 애니메이션에서 100% 구현된 느낌이고 퀄리티도 매우 고퀄이다.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걸 보고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대충 만든 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다른 마블 영화나 애니메이션처럼 이 역시 코믹스가 원작이고 상업성을 이유로 실현되기 어려운 전개가 특징이라는데 이왕 시작한 거 영화에서 차마 못 한 것들 위주로 계속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시즌1을 다 보진 못했고 1만약... 캡틴 카터가 퍼스트 어벤져라면?”이랑 2만약... 티찰라가 스타로드가 됐다면?” 그리고 5만약... 좀비라면?!”을 봤고 1>2>5화의 순으로 재밌었다. 다음 감상 예정은 8만약... 울트론이 이겼다면?”이다.


2022년 5월 18일 수요일

황보름 작가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고..



일본의 현재는 한국의 10년 후 모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얼마 전부터는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듯 하지만 적어도 서점가의 소설과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트렌드만 봐선 대충 10년 전쯤 한창 유행하던 일본의 저예산 힐링 영화 열풍이 연상된다. 퇴사 후 휴남동이라는 작고 조용한 동네에 서점을 차린 여주인공은 서점에 우두커니 앉아 몇 개월을 흘려보낸 후 조금씩 기운을 차려 서점을 서점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서점 내 카페에 바리스타도 채용한다. 바리스타는 취업 준비에 지친 청년인데 여주인공은 청년과 함께 열심히 서점을 꾸미고, 독서토론, 북토크 등의 이벤트를 벌인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을 시작으로 서점에 점점 사람들이 모이고 서점으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할 무렵 서점을 찾은 어떤 손님에 의해 여주인공의 가슴 아픈 과거가 밝혀진다는 이야기다. 번 아웃 직장인이 퇴사 후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동네에 작은 서점을 차려 힐링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이야기인 셈인데 나로서는 너무나 판타지로만 느껴져 힐링이 되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있었는데 얼마 못 가 서점업은 접고 공간 대여업으로 피보팅하더라.


창비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를 읽고..


월급만으론 부족하고 일확천금이 필요한 3명의 평범한 여성 직장인이 쥐꼬리만한 월급에 만족하지 않고 용감하게 가상 화폐에 투자해서 큰돈을 버는 이야기다. KBS 단막극으로도 제작된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2020년대를 이끌어갈 한국문학의 얼굴”, 문단의 대형 신인등의 찬사를 받은 장류진 작가의 차기작이고 출판사도 창비여서 봤는데 말 그대로 3명의 흙수저 여성 직장인이 코인으로 자산을 수십배로 불려 부자 되는 이야기가 다여서 허무했다.

이걸 열린 엔딩이라 보기도 어렵고 그냥 발단-전개-절정-결말에서 절정과 결말이 빠진 느낌이다. 주인공들에게 좋은 일만 일어나고 끝나는 이야기를 이야기라고 할 수 있나? 장편 소설이긴 하지만 체감상 장편으로 분류될 만한 분량은 아니고 잘 봐줘야 중편 정도. 미래가 없는 직장 분위기 묘사만 생생하고 좋았다. 암튼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도대체 왜 나는 남들 다 하는 코인을 안 한 건지 자괴감이 들어 고통스러웠는데 최근 코인 판에 워낙에 흉흉한 뉴스가 많아서인지 더 이상 고통스럽진 않다.


일의 기쁨과 슬픔이 낫다.


p.s. 2022년 6월 20일 추가

현재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물론이고 주식이고 부동산이고 모조리 대폭락하고 윈터가 코 앞에 와 있으니 코인에 올인했다 패가망신한 이야기가 후속편으로 가능하겠다.


2022년 5월 12일 목요일

ENA 개국 첫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 1화를 보고..



구필수는 없다?

화제성이 없다. 요즘 같이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엔 너무 야심이 없는 평범한 제목 아닌가 싶었는데 이게 구필수라는 주인공 이름을 통한 개그를 노렸던 것 같다. 이야기도 비슷하다. 간략한 줄거리 소개를 보니 중년의 치킨집 사장과 젊은 스타트업 대표의 브로맨스 같은데 역시 너무 평범한 것 같아서 볼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았다. 둘 다 그간 많이 봐 왔던 지나치리만큼 익숙한 캐릭터들이고 주변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애들 공부에 목숨 거는 학부모들이라든지.. 

그런데 막상 보니까 재미가 있어서 놀랐다. 제목은 올드하기만 하고 그닥 웃기지는 않지만 본편은 다 아는 맛이어도 매씬들에 유머와 공감이 넘치고 캐릭터도 정감 있다. 한 마디로 드라마에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살짝 엉클느낌인데 곽도원도 잘했고 작가의 필력 역시 범상치 않다. 문제는 이런 장점들은 막상 봐야 알게 되는 것들이란 것이다. 그냥 제목이나 줄거리 소개만 봐선 딱히 찾아봐야 할 이유가 없다. 확실히 화제성이 부족한듯.

나도 이게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그냥 별생각 없이 본 거지 넷플릭스 회원이 아니었다면 굳이 구필수는 없다를 보겠다고 비회원이었던 olleh tv, seezn 또는 ENA에 유료 가입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2022년 5월 11일 수요일

'나의 해방일지'를 10부까지 보고..

 

이른바 있어 있어계열의 일본 드라마 같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건데 미야다이 신지라는 일본 사회학자의 말로는 일본 드라마에는 있어 있어계열이 있다고 한다. 대략 80년대 이후부터 이런 장면 다들 있지?”, “실연했을 때 이런 장면 경험한 적 있지?”, “이런 말을 해줬으면 한 적 있지?”등등으로 음악, 영화, 드라마에서 나타난 경향인데 유감스럽게도 보는 사람 혹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수준이 퇴화함에 따라 작품 역시 퇴화되어가는 것이 최근 일본 작품들의 문제점이라고 한다

결론은 일본 드라마는 그래서 알지?”, “말 안 해도 알지?” 같은 부분에 너무 승부를 걸어서 망했다는 건데 나의 해방일지가 일드 같아서 망할 거라는 건 아니고 10회 내내 이렇다 할 메인 서사 없이 경기도 사는 당신들 이런 적 있지?”, “사무실에 꼭 이런 직원 있지?”, “돈 꿔주고 못 받은 적 있지?”등등의 상황 위주로 시트콤처럼 진행되는데도 하차는 커녕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이 대단한 것 같다. 최근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힐링이 되거나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거나라는데 나의 해방일지의 시청률이 상승세인 이유는 힐링 소설이나 에세이는 아니지만 그들과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인 것 듯

별 내용은 없는데 읽는 내내 그래 맞아.. 나도 이런 적 있어.. 저런 적도 있고.. 라는 안도감이 들게 되는.


2022년 5월 6일 금요일

5월 첫째주 드라마들 '구필수는 없다', '안나라수마나라' 등등..




 
KBS2 ‘붉은 단심6%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지상파 사극 특성상 더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을 것 같다.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1%대 시청률이 쭉 유지되는 걸로 봐선 이대로 조용히 흘러갈 것 같다. 지상파 드라마 시청자들은 청춘 스포츠물엔 별 관심이 없는 듯

JTBC ‘그린마더스 클럽은 학원물+치정물이라는 솔깃한 요소들의 조합 덕분에 2.5%로 시작해서 4.5%로 오른 듯하고 뒷심만 받쳐주면 충분히 더 오를 수도 있겠다. ‘나의 해방일지2.9%에서 3.9%로 올랐고 특이하긴 하다만 경기도민 이야기라는 특성상 크게 더 오를 것 같진 않다

MBC ‘내일7.6%로 시작해서 2.5%라는 드라마틱한 폭락을 기록했는데 더 떨어지지만 않아도 다행이겠다. 정준하가 카메오로 나오는 거 보고 너무 놀랐다. 요즘 드라마 같지가 않았다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5.8%로 시작해서 8.6%로 상승하며 최근의 웹툰, 웹소 원작 대세론을 증명했다

tvN ‘별똥별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이야기가 뭐가 그리 재밌을까 궁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대 시청률이 쭉 유지될 듯하다. ‘우리들의 블루스7.3%에서 9.6%로 상승세다. 대박은 모르겠지만 어찌 됐건 한 번은 10% 돌파할 것 같다. ‘살인자의 쇼핑목록3.6%로 시작해서 2.8%로 하락세인데 영화면 모를까 드라마치고는 톤앤매너가 애매해서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

54일 공개된 ENA구필수는 없다는 시청률이 0.4%에서 0.5%로 오르긴 했지만 구필수는 없다로 인한 ENA 채널 유입 효과는 미미할 것 같다

5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는 감동과 힐링 코드는 시의적절하지만 제목이 너무 어려워서 이야기가 정말 재밌지 않으면 기억에 남기 어려울 것 같다.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pachinko)를 보고..



원작 소설은 안 읽었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1부는 봤는데 굳이 애플tv+에 가입해서 2부를 보게 될 것 같진 않다. 드라마의 어느 포인트에서 재미를 느끼고 다음 화를 따라가야 할지 모르겠다. 1부만 봤지만 다 본 기분이다. 분명 배우들이 한국말을 하고 있는데 어째 한국말 같이 들리진 않고 한국 사람처럼 생기긴 했는데 한국 사람 같지가 않아 신기하다. 이민호, 윤여정 빼고는 다들 어쩐지 한국 사람 흉내 내는 것 같다. 한국 사람이 나오고 배경만 한국이지 확실히 한국 시청자들 보라고 만든 드라마는 아니다. 뭔가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시원시원 끈적끈적 찰싹 달라붙는 맛이 없어 감질났고 한국 드라마 감독과 한국 작가에게 만들게 시켰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그래도 고증은 제작비 1000억 드라마답게 감탄이 나왔다. 기존 한국 드라마의 사극 세트와는 차원이 다른 게 눈높이가 확 높아졌다. 문득 KBS 대하 드라마 토지를 다시 보고 싶어졌는데 미국 드라마 만드는 사람들이 토지를 만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2022년 5월 4일 수요일

일본 애니메이션 '스파이 패밀리(spy x family)'를 보고..


한 때 메이드 인 재팬이라면 영화, 드라마, 애니 가리지 않고 폭식하던 일빠 중의 일빠였지만 언젠가부터 뭘 봐도 교복 입은 여고생이 나오고 다들 어린 여자 타령만 해대서 저절로 관심이 끊어졌는데 스파이 패밀리라는 작품이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하고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눈 커다란 어린 여자 캐릭터가 나와서 안 보려다가 그래도 한 편은 봐야지 하고 시큰둥하니 봤는데 예상 외로 걸작이다. 스파이, 암살자, 초능력자로 구성된 가족이라는 인물 구도가 탄탄하고 이야기 전개, 디테일 등등이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초장기 연재가 가능한 세팅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만한 기획이다. 작가가 확실히 뭘 알고 쓴 작품이다. 이력을 검색해보니 어린 나이에 데뷔했지만 20년 가까이 남의 작품 어시스턴트로 살아왔다는데 그런 인고의 시간이 있었기에 이런 작품이 가능했을 것이다. 대기만성 그 자체다만 작가가 나이가 있는 편이고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 휴재가 잦다는데 그러다 영원히 끝나지 않고 질질 끌기만 하는 강식장갑 가이버처럼 되면 어쩌나 걱정은 된다.


HBO 오리지널 드라마 '30코인스(30coins)'를 보고..

 


아주 오래전에 영화 야수의 날을 재밌게 봤는데 ‘30코인스의 감독이 바로 그 야수의 날의 스페인이 가장 사랑한다는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시작했다. ‘러브크래프트 컨트리처럼 시즌1만 있고 시즌2는 캔슬됐으면 작품에 뭔가 하자가 있다는 뜻이므로 김빠져서 볼까 말까 망설였을텐데 2021년 가을에 시즌2 촬영을 했다니 안심이다. 아직 3회까지밖에 안 봤지만 예전 야수의 날느낌이 물씬 나는 게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느껴진다. 유다의 은화 30개를 모아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설정이 다소 드래곤볼스럽지만 톤앤매너가 짜치지 않고 묵직한 맛이 왕년의 헤비메탈 듣는 기분도 나서 마음에 든다. 그런데 전개가 좀 느린 감이 있다. ‘야수의 날이 더 재밌고 90년대면 모르겠는데 이제는 대충 이런 장르의 작품이면 어떻게 진행될지 뻔히 다 아는데 이렇게 천천히 진행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 드라마 영화 시청률 박스오피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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