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30일 토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대런 스타의 '언커플드(uncoupled)' 1화를 보고.. (스포주의)



‘모던 패밀리’, ‘섹스 앤 더 시티’ 그리고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제작자 대런 스타의 신작이다. 이 셋 중 하나만 만들었어도 인생에서 뭔가 이룬 대단한 사람인 건데 이 셋을 모두 만든 제작자의 차기작이라니 도저히 안 볼 수가 없어서 올라오자마자 일단 1화를 봤다. 

주인공은 이제 막 50세가 된 남자친구와 동거 중인 뉴욕의 40대 부동산 중개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오랜 세월을 함께한 남자친구가 아무 말도 없이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은 채 떠나버리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큰 충격과 상처를 받고는 도대체 왜 떠나버린 건지 이유를 알려달라 요구하며 재결합을 시도하지만 남자 친구는 이유는 알려주지 않고 재결합의 여지도 주지 않는다. 오랜 연인의 무례함에 상처받고 배신감에 고통받고 버림 받은 이유를 알 수 없어 궁금함에 몸서리 치던 주인공은 자신을 떠난 남자친구가 평소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얄미운 라이벌과 새 살림을 차린 걸 베프의 입을 통해 전해 들으며 1화가 끝난다.

역시나다. 너무 재밌다. ‘모던 패밀리’ + ‘섹스 앤 더 시티’ +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 ‘셀링선셋’까지 추가된 느낌이랄까? ‘셀링선셋’ 뉴욕 버전의 볼거리, 대런 스타의 전매 특허인 매력적인 캐릭터 등등 모든 게 완벽한 1화였다. 아무런 예고 없이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은 채 떠나버린 남자친구에 대한 애증부터 연인의 마음이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줄도 모르고 혼자만 여전히 뜨겁다가 바보가 된 기분까지 캐릭터들의 감정이 생생하면서도 디테일하게 담겨 있어 별 이야기가 없는데도 박진감이 넘쳐 손에 땀을 쥐고 울고 웃으며 봤다. 

작품 소개를 보니 2화부턴 40대의 나이에 싱글이 되어 다시 연애를 시작하는 이야기 라는데 '섹스 앤 더 시티' 뺨 치는 모험이 펼쳐질 것 같아 상상만 해도 두근거린다.

2022년 7월 20일 수요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 1화를 보고..



참 잘 만들었고 수지가 연기도 잘 하지만 보고 있기가 힘들다. 엄청 피곤하고 기 빨린다

주인공이 거짓말을 하고 들통나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조마조마해져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인데 아직 1화 밖에 안 봤지만 어쩐지 이 드라마는 이야기 전체가 그런 장면들의 연속일 것 같아 2화로 넘어가기가 두렵다.

그런데 시대 배경이 80년대도 아니고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이고 미술 관련 계통이면 업계가 좁을 것 같은데 저런 학력위조가 통한다는 게 억지 아닌가? 잠깐 말이 안 된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2000년대 중반에 문화 예술계를 강타했던 학력위조 사건들이 엄연히 존재했으니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 그래도 피곤해서 못 보겠다. 그런데 수지가 이렇게 연기를 잘 했나? 얼굴에 사연을 품을 줄도 알고 대단하다. 진짜 마음 먹은 건 다 하는 사람 같은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

이상한 변호사의 우영우가 박은빈 아니면 상상이 안 되는 것처럼 안나도 이젠 수지 말고는 떠오르지가 않는다.



2022년 7월 19일 화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의 신부’ 1~8화를 빈지워치 하고..




재밌다. 1화만 보고는 넷플릭스에서 해 주는 지상파 일일 또는 주말 드라마네 뭐네 궁시렁 댔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2화를 보고 있었고 어느새 8화까지 빈지워치 해버렸다. 분명 궁시렁대고 욕하면서 봤지만 빈지워치해 버렸다는 건 분명 재밌었다는 뜻이다. 이게 얼마만의 빈지워치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왜 이랬을까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던 중 유튜브에 폭발적으로 뜨기 시작하는 블랙의 신부압축 요약본을 보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다.

보통 지상파 일일 드라마가 최소 125화에서 150화 정도 되는데 그걸 8화로 압축했으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밋밋하고 루즈한 드라마도 유튜버들이 10분으로 압축해서 변사처럼 썰 풀면서 보여주면 어지간하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하지만 블랙의 신부는 밋밋하고 루즈하지도 않다. 내가 2015년에 이근영 작가님의 어머님은 내 며느리(김혜리, 심이영 주연/ 136부작)’을 정주행했던 기억이 났는데 136부작 일일 드라마도 재밌게 쓰는 작가님이 8부작 드라마를 재밌게 쓰는 건 일도 아닌 것이다. 김희선이 너무 고구마여서 답답했고 끝끝내 흑화하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8부여서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다.


관련 포스팅

2022년 7월 16일 토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의 신부' 1화를 보고..



넷플릭스에서 만든 지상파 일일 주말 막장 드라마

극중 김희선의 남편이 김희선보다 어린 부하 여직원의 꼬임에 빠져 모든 잃고 투신 자살한다. 그를 불쌍히 여기기엔 어린 여직원이 좋다고 아무 잘못 없는 김희선에게 이혼을 요구했기에 김희선은 심경이 복잡하다. 여직원은 김희선에게 남편 간수 하라고 적반하장으로 윽박까지 지른 악녀다. 암튼 벌어다 주는 남편이 없으니 김희선은 이제 돈을 벌어야 해서 대학 강사 자리를 부탁하려고 아는 교수님에게 일식집에서 저녁을 샀는데 성상납을 요구당하는 굴욕을 겪는다

김희선은 이래저래 상심이 크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학원 강사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데 어느 김희선의 엄마가 천만원을 내고 결혼 정보 회사에 가입했다며 살이라도 어릴 빨리 결혼하라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 김희선은 돈이 아깝다며 환불하러 결혼 정보 회사에 가는데 거기서 남편을 자살 시킨 부하 여직원과 재회하며 1화가 끝난다

다음 이야기는 안봐도 훤하다. 김희선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악녀에 대한 복수극이겠지. 넷플릭스 제작에 초호화 캐스팅에 고퀄의 만듦새로 무장했지만 이야기는 지상파 일일 또는 주말 드라마다. 작가도 지상파 출신의 베테랑이시다. 넷플릭스에서 한국의 일일 드라마 시청자들을 노리고 만든 같다만 그럴 거면 싸고 빨리 많이 만들어서 안방 극장을 융단 폭격해서 아주 그냥 먹고 청소하고 씻는 동안 줄창 스트리밍 되고 있어야 하는데 8부작으론 택도 없다. 그분들의 간에 기별도 가고 스쳐 지나가고 잊혀질

그래도 지상파 드라마를 때마다 분명 재벌집 또는 초호화 상류층의 세계를 묘사하는데 정작 구현된 양산형 세트 또는 저렴한 협찬 제품들이어서 안쓰러웠는데 넷플릭스에서 시원하게 제작비를 쐈는지 롤스로이스가 나오고 세트도 방송국 양산형이 아니어서 흥미로웠다.





2022년 7월 14일 목요일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 ‘더 롱기스트 나이트(The Longest Night)’를 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문제는 이런 수준의 작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제작 정책이 초창기엔 소수 정예였다가 몇 년 전부터는 박리다매라고 하던데 구독자들이 온종일 드라마만 보는 것도 아니고 온갖 OTT들이 등장해 경쟁적으로 평균 이하의 드라마를 쏟아내고 있으니 슬슬 소수 정예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이 작품은 나은 편이고 십중팔구는 이보다 못하다. 어디서 본 것 같고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작품이 대부분이고 끝까지 다 보기도 쉽지 않은데 꾸역꾸역 억지로 다 본다고 해도 금방 잊힌다. 최소한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답인 듯. 평작과 졸작 행진에 오죽 지쳤으면 해지를 고민하겠는가. 계속 이런 식이면 미련 없이 해지 가능하다. 헤어질 결심이 어느 정도는 섰다.

이 작품의 배경은 정신병동과 교도소가 함께 위치한 특수 교도소다. 연쇄살인범 한 명이 이곳에 예고 없이 이송되고 동시에 교도소장의 딸이 사라진다. 연쇄살인범이 이송되자마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교도소를 습격하더니 연쇄살인범을 자신들에게 넘기지 않으면 교도소 안의 모든 이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와중에 교도소장은 연쇄살인범을 그들에게 넘기면 자기들이 납치한 교도소장의 딸을 죽이겠다는 또 다른 협박을 받는다. 각각의 다른 두 그룹이 교도소장을 협박하는 것이다. 교도소장은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괴한들에게 넘기지 않으려 하고 재소자와 환자들은 살겠다고 폭동을 일으키고 6부 내내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고 엎치락 뒤치락 지지고 볶다가 열린 결말로 시즌2를 암시하며 끝나는데 과연 시즌2가 가능할까 싶다. 그나마 6부작으로 짧아서 좋았다. 회당 러닝타임도 45분 정도고.



2022년 7월 10일 일요일

ENA채널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3,4화를 보고..



1화는 걸작이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기대감 1도 없이 봤는데 1화 시작하고 30분 만에 홀딱 빠져버렸다. 엔딩도 압권이다. 확실히 드라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제대로 쓰여진 대본에 연출이었다. 작감에 대해 전혀 모르고 봤는데 당연히 둘 다 베테랑이려니 생각하고 2화까지 달렸다. 2화도 1화만큼이나 훌륭했고 곧장 작감에 대해 알아보았다.

감독은 필모만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유명한 분이라 대번에 납득이 됐지만 작가가 신기했다. 이 작품이 데뷔작이던데 어디서 뭘 하고 있다가 이렇게 혜성같이 나타나 걸작을 써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작정하고 검색을 해 봤는데 놀랍게도 관련 기사가 많았다. 2016년에 ‘증인’으로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받은 기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지만 그 이전 행보들도 범상치 않았다. 대안 학교 졸업생으로 단편 영화 감독 경력이 있고 일간 스포츠에 ‘21살 원이의 드라마 읽기’라는 드라마 관련 칼럼을 연재했었다.

드라마 대본이란 영화 시나리오와는 달라서 하루 아침에 삘 받아서 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2016년에 영화 ‘증인(2019년 개봉)’의 시나리오로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불과 5년 만에 드라마 작가 데뷔에 성공한 것도 모자라 아무도 모르는 신생 채널의 위상을 기존 지상파 뺨칠 정도로 업그레이드 시킬 정도의 대박을 일궈낸 작품을 집필했다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사건인데 알고 보니 데뷔만 2019년이지 2003년에 일간 신문에 드라마 관련 칼럼을 연재했으니 아주 오래 전부터 드라마에 대해 진심이었던 것이다. 

드라마를 그냥 취미로 본 게 아니라 프로페셔널하게 본격적으로 각잡고 감상하고 고민하고 그에 대해 글을 써 온 기간이 중요한데 그게 2003년부터면 드라마 경력이 대략 20년은 되는 것이다. 2006년엔 MBC 시청자 위원으로도 활동 했었다. 

이제야 납득이 됐다. 드라마 경력 20년이라고 다 이런 대본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20년 경력 작가의 작품이라면 불가능한 절대 있을 수 없는 기적 같은 사건 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간만에 대형 신인 탄생이고 당분간 ENA채널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기억될 것이다. 

2화까지 보고는 분명 걸작이지만 이런 회별 에피소드 구성은 중후반부에 루즈해지며 용두사미로 끝나기 쉽기 때문에 최소 8화까지는 봐야 이 작품이 그냥 흘러가고 잊혀질 지 아니면 ‘낭만 닥터 김사부’처럼 걸작 한드로 남을 지 알 수 있으므로 괜히 올해의 베스트 드라마니 역대급 신인 작가의 탄생이라느니 설레발 치지 말자고 자제하고 있었는데 4화까지 보고 나니 확신이 들었다.

이 작품은 초반에만 반짝하고 그냥 흘러가고 잊혀질 작품이 아니다. 이런유의 회별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는 작품은 메인 서사에는 별 영향 없이 회별 사건만 바뀌므로 회를 거듭할 수록 초반의 신선함이 떨어지고 루즈해지기 마련인데 3화에 메인 서사를 흔드는 사건이 등장한 것이다. 

보통 다른 드라마에선 초반의 신선함이 휘발되고 이야기 패턴이 반복돼서 루즈해지는 중후반에나 쓰는 비장의 카드를 3화에 써 버린 것이다. 과연 중후반에는 뭘로 버티려는지 급궁금해지며 작가의 드라마 장르에 대한 이해도와 장악력 그리고 도전 정신에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인 작가의 단순한 치기 정도로 보기엔 4화도 훌륭했고 5화도 궁금하다. 아직까지는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이 압도적으로 베스트고 이 추세대로라면 2022년 올해의 베스트 한국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

p.s.


한국 드라마 영화 시청률 박스오피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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