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6일 월요일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를 읽고..



아주 오래 전 망해가는 회사에 다닐 때 일이다. 당시 여자친구에게 하필이면 망해가는 회사에 다니는 바람에 뭘 해도 안 되고 월급도 밀리고 당연히 비전은 없고 어쩌구저쩌구 궁시렁댔더니 그녀가 시큰둥하게 물었다. “그런데 너 일은 잘하니?” 순간 말문이 막혀 어버버하다가 못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고 간신히 둘러댔는데 딱히 내 말을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일을 못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 입으로 나 일 좀 하는 편이라고 하는 것도 웃기고.

하지만 이제와 차분히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 일을 잘했던 것 같진 않다. 솔직히 열심히 하진 않은 게 분명하다. 당시엔 남들 하는 만큼은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때는 몰랐다. 남들 하는 만큼 정도로는 아무런 일도 이루어낼 수 없다는 것을. 지금도 잘 모르겠는 건 마찬가지다. 일을 어느 정도로 해야 이루어낼 수 있는 지는.

암튼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와 실제 퇴사자인 안나 작가의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퇴사했습니다를 동시에 읽었는데 아주 오래 전의 나와 안나 작가가 갖고 있는 회사 생활에 대한 모든 고민은 이나모리 가즈오에 따르면 한 방으로 해결 가능하다. 죽도록 열심히 일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나도 살고 회사도 살고 다 해결된다.

참고로 왜 일하는가에는 회사 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따윈 1도 없다. 과연 삼성이 10년간 신입사원들에게 추천한 단 한 권의 책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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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다머(Monster: The Jeffrey Dahmer Story)'를 보고..



아무리 넷플릭스가 예전 같지 않다지만 넷플릭스 볼 거 없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게 볼 만한 게 나오길 기다리다 지쳐 포기할 때쯤 되면 바로 이런 역대급 걸작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물량 앞에 장사 없다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만들다 보면 언젠간 이런 걸작이 나오는 걸까?

굳이 기존의 시리즈들과 비교하자면 거의 마인드헌터급이었다. ‘마인드헌터가 연쇄살인범들을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의 사이즈를 키워간다면 다머는 연쇄살인범을 그의 가족과 희생자들과 유족들과 주변 이웃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키워가는데 대다수 시청자들의 입장은 후자에 가깝기 마련이고 프로덕션도 고퀄이라 몰입도가 엄청나다.

거의 공개와 동시에 flixpatrol 월드 랭킹 1위에 올랐던데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초반까진 제프리 다머라는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의 소름 끼치는 변태 호러쇼인줄 알았는데 서서히 그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추가되며 미국 사회와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공동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호러쇼로도 고퀄이다. 지나치게 고퀄이라 벌건 대낮에 빈지워칭했는데도 다 보고 나니 마치 한 바탕 악몽을 꾼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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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6일 금요일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를 읽고..



나는 이른바 다이제스트 문고 류의 줄거리 요약으로 작품 감상을 대신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아무리 긴 작품이어도 오리지널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언젠가 시간 나면 읽어야지 하고 못 읽고 있는 고전 명작이 한 트럭이다. 예전에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을 구매해두고 총 200여권 중 열 권도 안 읽은 것 같다. ‘죄와 벌은 십여 년째 읽고 있고 바로 다음 타자로 예약해 둔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책 소개만 무한 반복 리딩 중이다. 막상 읽으면 재밌을 것 같은데 죄와 벌진도가 안 나가서.. 그러던 중 밀리의 서재에서 하루에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를 보고 도대체 어떻게 요약 정리를 했나 궁금해서 예전에 오리지널을 감동적으로 읽은 적이 있는 위대한 개츠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볼 만 하다

지은이가 요약을 잘 했고 짤막하게 들어간 감상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내가 끝끝내 완독에 실패한 폭풍의 언덕을 시험삼아 읽어봤는데 요약이 이해가 쉽게 잘 된 것은 물론이고 필력이 좋아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오만과 편견도 마찬가지. 아무리 봐도 지은이의 필력이 범상치 않아 도대체 누구시길래 검색해보니 1998년에 KBS TV소설로 데뷔하신 베테랑 지상파 드라마 작가님이시고 저서도 수십 여권이다. 어쩐지.. 과연 납득이 됐다. 너무 길어서 엄두가 안 나는 고전 명작부터 일단은 송정림 작가님 버전으로 읽어봐야겠다.


2022년 9월 11일 일요일

링스 오브 파워(반지의 제왕) vs 하우스 오브 드래곤(왕좌의 게임)




신작 홍수에 허덕이느라 시리즈를 시작하는 신중을 기하던 아마존에서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제작비로 만든링스 오브 파워 역대급 인생 드라마왕좌의 게임 시즌이자 프리퀄인 HBO하우스 오브 드래곤 나왔대서 수가 없었다.

뭐가 재밌냐고 묻는다면하우스 오브 드래곤이다. 원작의 인지도와 작품성은링스 오브 파워 앞서고 볼거리 역시 이보다 휘황찬란 없을 정도로 화려하지만 판타지가 투머치인데다 자기들끼리만 아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따라가기가 어려운데 반해하우스 오브 드래곤 어느 왕가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갈등이라는 누구나 쉽게 이해 가능한 이야기로 시작해왕좌의 게임 사람도 따라가기가 쉽고왕좌의 게임 사람들은 흥미진진하게 있다.

게다가 볼거리도 마냥 휘황찬란한 아니라 기사들의 마상 시합, 매음굴의 잔치 등이 고퀄이라 몰입도가 엄청나고 결정타로는 입에서 불을 뿜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래곤이 나온다

첫방만 놓고 보면하우스 오브 드래곤!


2022년 9월 10일 토요일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1편과 2편을 읽고..






내가 2012 출간작인망원동 브라더스부터 김호연 작가의 작품을 편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읽어왔고 블로그에 매번 리뷰도 올린 사람인데 작년 출간작불편한 편의점 베스트셀러가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마 아니라 누구도 몰랐을 것이고 이래서 문화 콘텐츠 업계 일이 재밌는 같다. 역시나 흥행은 뚜껑 열어 보기 전엔 모르는 것이다. 대충은 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런 사태가 벌어져 본의 아니게 겸허해지기의 반복이다.

암튼 아직도 작년에불편한 편의점 처음 읽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한데 어땠냐면작고 소소하면서도 행복한 이야기구나! ‘망원동 브라더스 생각나서 좋구나. 앞으로 망원동, 청파동 등등 동네 시리즈가 이어지면 재밌겠는데?” 정도였다. 그리고 잠깐 리뷰 올리는 잊고 있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뜬금없이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길래 믿을 수가 없어서 리뷰 작성을 일단 홀딩했는데 대략 1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내려오질 않아 리뷰 작성을 못하고 있던 것이다. 데뷔 때부터 지켜봐 작가의 신작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할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자괴감 더하기 마치 나만 아는 홍대 인디 뮤지션을 대중에게 뺏긴 기분도 들고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다 얼마 전엔 이제는 때가 같아 리뷰를 작성하던 우연히불편한 편의점2’ 출간 뉴스를 접하고는 다시 놀라서 일단 2 출간을 기다렸다가 1편과 동시에 리뷰를 작성해야 겠다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불편한 편의점2’ 역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것도 모자라 1편과 동시에 랭킹 상위권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보고는 이상 리뷰 작성을 미뤘다간 내년에도 리뷰를 올릴 있겠구나 싶어 이제야 차분히 지난 날을 돌이키며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쓰다보니 리뷰라기 보다는불편한 편의점베스트셀러 등극 감상 후기 정도 같은데 뭐 데뷔작부터 지켜봐 온 작가의 신작이 베스트셀러가 될 줄도 몰랐던 나 따위의 리뷰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소설은 김훈이나 김영하 같은 유명 작가나 문학동네나 창비 같은 대형 메이저 출판사에서만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낼 있는 알았는데 아니어서 신기하고 앞으로는 한국소설에서도 아무도 예상 못한 새롭고 재밌는 일이 벌어질 있을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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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영화 시청률 박스오피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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