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9일 월요일

OCN 오리지널 드라마 '써치' 1, 2회를 보고..


무수단은 개발에 실패한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다. 2016년까지 8번 발사했는데 여섯 번째에 딱 한 번 성공했다. 7, 8번째는 발사 자체가 실패했고 여덟 번째는 미사일은 날아가지도 못한 채 폭발해 이동발사대까지 손상됐다고 한다. 영화 무수단도 비슷하다. 2016년에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소규모로 개봉했는데 비평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놓치고 2020년 현재 네이버 네티즌 평점 3.04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밀리터리 스릴러라는 아이템은 괜찮았는지 마치 마이너리그의 유망주를 메이저리그에서 스카웃해가듯 OCN에서 제목을 써치로 바꿔 드라마화 했는데(무수단의 드라마 판권을 정식으로 산 건지는 모르겠는데 무수단의 감독 구모와 제작자가 드라마 써치의 작가진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2회까지 본 바로는 나쁘지 않다. 총기류와 군사 시설물 등등에서 저예산 날림의 흔적이 역력하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밀리터리 스릴러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무엇보다 여타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소재여서 참신한 맛이 있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12.6%, 23.1%. 이 정도면 대박이다. 무수단이라는 이름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부터 카운트하자면 북한에서 8번째로 마무리 된 개발 프로젝트가 한국에서 영화화로 9번째 실패했지만 10번째 도전이 되는 셈인 드라마로는 드디어 성공 직전인 것이다. 막 시청률 10%를 돌파하고 장안의 화제가 될 드라마 같진 않은데 잘만 하면 3프로 후반대는 한 번 찍을 수도 있겠다.



2020년 10월 17일 토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히어로는 없다(unknown origins)’를 보고..


히어로는 무슨. 하지만 범죄가 슈퍼히어로 스토리를 빼다 박았다면? 신참 형사가 사건 해결을 위해 공조 아닌 공조를 시작한다. 퍼즐 조각에 불과한 연쇄살인. 그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건 코믹스라면 꽉 잡은 만화 가게 주인뿐이니까.” from 넷플릭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묘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는데 유일한 단서가 현장에 떨어져 있는 슈퍼 히어로 코믹스 쪼가리다. 마침 은퇴를 앞둔 형사의 아들이 코믹스 잡지 가게 주인이라 자문을 받아보니 그 쪼가리들엔 일관성이 있다. 신참 형사와 오타쿠스러운 코믹스 잡지 가게 주인이 슈퍼 히어로 만화 세계와 업계에서 힌트를 얻어 범인을 추적한다. 알고 보니 범인은 히어로 만화에 꽂힌 미친 놈이라 실제로 현실 세계에 히어로를 탄생시키기 위해 본인이 빌런을 자처한 것이었다. 선 빌런 후 영웅!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슈퍼 히어로의 세계관을 좋아한다면 즐길 수 있다. 이야기만 놓고 보면 어처구니없고 장난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톤앤매너는 진중하고 만듦새도 고퀄이다. 일종의 메타 히어로 영화. 스페인 영화들이 은근 괜찮다. 슈퍼 히어로 장르를 제대로 연구하고 만들었달까? 얼마 전에 본 독일의 슈퍼 히어로 영화 프릭스: 원 오브 어스보다 훨 낫다. 엔딩에서 2편을 예고하며 끝났는데 이 정도면 드라마로도 괜찮을 것 같다.


2020년 10월 13일 화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다크(DARK)’ 시즌1을 보고..



시즌3가 나왔다고 광고를 하길래 도대체 얼마나 재밌는지 궁금해서 봤는데 세상에 이렇게 복잡하고 헛갈리는 드라마는 처음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에선 최고로 복잡하고 헛갈린다. 이야기 자체가 세 시간대를 오고 가서 복잡하고 등장인물들도 한 인물을 나이 대 별로 각각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고 매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소개도 불충분해 저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지 추리하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이 소모돼 한 회 보고 나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대충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어느 시골 마을에서 어린이 실종 사건이 발생하는데 알고 보니 33년 전과 66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마을에 새롭게 나타나는 인물들은 알고 보면 전부 다른 시간대에서 온 인물들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어서 이해하려고 애를 쓰던 와중에 드라마는 후반부로 접어들었고 그나마 주인공 격인 남자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 과거로 간 와중에 또 다른 누군가는 시간대를 이동할 수 있는 구멍을 막겠다고 시도를 하고 막판엔 빌런처럼 생긴 남자가 이 세상엔 시간 여행을 통해 역사를 바꾸려는 이들과 지키려는 이들의 싸움이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대사를 통해 설명해준다.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시간 여행자들로부터 역사를 지키는 기관인 커미션과 같은 존재가 있다는 얘기 같다. 엔딩엔 드라마의 시작에 나왔던 남자가 시간 여행을 통해 미래로 가며 다음 시즌을 암시하며 끝나는데 나는 여기서 하차다. 더 이상은 골치 아파서 못 보겠다. 등장인물이 많고 이야기가 복잡해서 이해가 어려운 건 그럴 수 있는데 배우가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고 헛갈려서 이해가 어려운 건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



2020년 10월 5일 월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릭스: 원 오브 어스(FREAKS : YOU'RE ONE OF US)’를 보고..



주인공은 스테이크 가게 점원이고 어린아이를 둔 엄마다. 직장 상사가 매일 갈구고 월급도 적은 데다 남편이 무능해서 집세를 못 내 집에서도 쫓겨날 위기에 처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노숙자가 다가와 너도 우리와 같은 부류라며 주인공의 숨겨진 진짜 힘에 대해 알려준다. 주인공이 어릴 적부터 정신병이 있는 줄 알고 먹어 온 약이 알고 보니 슈퍼 초능력을 억제하는 약이고 시험 삼아 약을 끊어 보니 괴력이 발휘된다. 주인공은 그 괴력을 이용해 평소 마음에 안 들었던 나쁜 놈들을 혼내주고 자신과 같은 부류의 초능력자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공과 초능력자들로 인해 사회에 혼란이 초래되는데 세상엔 주인공과 같은 부류의 초능력자들을 관리하는 조직이 있어 곧장 관리가 들어 온다. 주인공은 자신의 초능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초능력자인 일렉트로맨을 제압한 후 조직의 추격을 피해 어디론가 떠나며 끝난다. 동료인 줄 알았던 인물이 주인공을 스토커처럼 짝사랑해서 문제가 초래되는 게 다른 초능력자물과는 조금 다른 점이다. 주인공이 자신과 같은 부류의 초능력자들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즌2를 암시하며 끝나지만 주인공의 초능력이 단지 괴력일 뿐이라 무매력이고 매력적인 빌런도 나오기 어려운 구조여서 시즌2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약간 캐리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짬뽕 같은 면이 있다.



2020년 10월 2일 금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365일(365 DNI)’를 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제일 야하다고 해서 봤는데 야한 건 모르겠고 남자가 안쓰러웠다. 베드씬은 격렬하고 수위도 쎄서 야하지 않은 건 아닌데 여성향 19금 영화여서인지 야함이 덜 느껴진 것일 수도 있다. 젊고 잘 생기고 싸움을 잘하고 부자이기까지 한 마피아 두목이 어느 날 뜬금없이 길거리에서 만난 폴란드 여자를 자신이 평생 찾아 헤매어 온 이상형이라는 이유로 납치 감금한 뒤 365일 안에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려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폴란드 여자는 처음에만 남자에게 저항하는 척 하다가 남자가 워낙에 그녀와 그녀 베프의 표현에 의하면 신이 빚은 외모에 악마가 만든 물건을 소유한 마성의 남자인 관계로 365일은커녕 체감상 한 달도 채 지나기 전에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려 한다. 남자는 목숨을 걸고 번 돈을 폴란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펑펑 써대는데 딱히 행복해 보이진 않아 안쓰러웠다. 막판에 여자가 마피아 조직 간의 싸움의 희생양이 되는듯하며 애매모호하게 실종 처리되는데 그녀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시즌2에 나올 것 같다.



2020년 9월 29일 화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타이거 킹(tiger king)'을 보고..


 

진짜 재밌다. 미국에서 레전드급 시청률을 기록한 역대급 다큐라고 해서 봤는데 특이한 사람들 구경하는 맛이 아주 꿀잼이다. 옛날부터 느낀 건데 미국엔 좀 과하게 특이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물론 한국에도 특이한 사람은 있지만 한국은 땅덩이가 좁고 인구 밀도가 높고 인종도 다양치 않아 제 아무리 특이하다고 한들 어느 정도까지는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 있어 적당히 예측 가능하다면 미국은 땅덩이가 크고 인구가 많고 인종도 다양한데 반해 인구 밀도는 적어 그 특이함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이 다큐에는 호랑이와 사자 등을 키우는 사설 동물원이 3~4곳 나오는데 원장들이 다들 개성이 과하게 넘치고 그들과 엮인 이들도 마찬가지고 그들 각자의 과거도 상상을 초월한다. 총기를 사랑하고 남편을 여럿 둔 게이 동물원장, 젊을 적에 아버지 뻘 부자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개털이 되기 직전 그를 살해 후 시체를 유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금발 미녀 원장,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여럿 두고 동물원에서 무보수로 일을 시키고 있는 사이비 교주 스타일 원장 등이 서로를 물고 뜯고 으르렁대다가 결국 게이 원장이 금발 미녀 원장에게 살인 청부를 시도하고 감옥에 간다. 이보다 더한 막장 설정은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영화화 또는 드라마화 예정이라는데 걸작이 탄생할 것 같다. 매우 기대된다.



2020년 9월 18일 금요일

'갱스 오브 런던(Gangs of London)' 시즌1을 보고..


갱스 오브 런던? 누가 추천해주긴 했는데 그냥 런던에 사는 평범한 갱 이야기인 줄 알고 별 기대 없이 봤다가 1회 중후반부에 나오는 액션씬 보고 홀딱 빠져버려 정주행을 시작한 후 액션씬은 물론이고 캐릭터, 이야기, 스케일 등등 뭐 하나 빠지는 구석 없이 매력적이어서 시즌1의 마지막인 10회까지 논스톱으로 빈지 워치해버렸다. 중반부의 한 회는 이야기 전개는 거의 없이 오로지 액션씬만으로 채웠는데도 끝내줬다. 조금 지나치게 잔인한 감은 있다. 런던 최고의 조직 두목이 암살당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목의 아들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으려 무리를 하다 조직 내부에 분열이 생기고 그 와중에 언더커버 형사가 조직에 잠입하고 하부 조직들끼리 죽고 죽이다 막판엔 두목이 살해된 이유와 그 배후가 밝혀지며 끝난다. 액션 하나 빼곤 뭐 하나 새로울 게 없는 아쉬움을 뭐 하나 빠지는 구석 없는 완성도로 압도해버렸다. 진짜 끝내준다. 워낙에 캐릭터가 많고 스케일이 방대해 무조건 시즌2는 나올 것 같다. 간만에 역대급 드라마였다.


한국 드라마 시청률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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