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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3일 금요일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를 읽고..



<불편한 편의점>은 180만 부 베스트셀러인데 전자책 등의 판매부수까지 포함하면 최소 200만 부 베스트셀러라고 봐야 하고 권당 15,000원 쯤이니 작가 인세 10프로를 곱하면 대략 30억쯤이다. 여기에 더해 무려 23개국에 판권이 판매됐고 드라마, 영화 그리고 연극, 뮤지컬 등의 판권도 팔렸을테니 총 수입은 30억을 넘겠지만 대략 30억이라고 치자. 요즘 같은 세상에 개인이 세전 30억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답은 소설이다. 나도 빨리 소설을 한 편 써서 <불편한 편의점> 작가처럼 30억을 벌어보자고 생각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는 2년에 한 편씩 거의 10여년 가까이 소설을 썼는데 아직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닌 경우의 심리 상태와 그게 어떤 인생인지에 대해 막연히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에세이다. 심지어 작가는 그냥 자비 출판도 아니고 데뷔작으로 세계문학상을 받고 그 작품이 영화와 연극으로 제작됐는데도 다음 작품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채 책장에 꽂히거나 ‘재고 없음’으로 분류되곤 한다.

새 책이 대형 서점 신간 매대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어야 열흘 전후고 그 사이에 베스트셀러 매대로 옮겨 가는 건 대한민국 축구가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정도의 난이도이며 서점에 비싼 돈을 내고 전용 매대를 사지 않으면 독자들에게 책을 어필할 수조차 없다.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이 라면 냄비 받침으로 쓰려고 무심코 집어든 책이 자신의 책이거나 처제가 갑자기 회사를 때려치우고 100만 유튜버가 돼 형부의 책을 자신의 유튜브에 출연시켜 주지 않는 한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불편한 편의점>의 180만이라는 판매 부수가 놀랍지만 이런 가능성 제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썼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생각해보면 로또조차 매주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당첨될 거란 보장도 기약도 없으니 천원 투자하는 것조차 아까울 때가 있고 로또 판매점에 가서 번호 6개를 찍거나 동행복권 싸이트에 로그인하는 것조차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소 1년은 투자해야 하는 장편 소설을 때론 목 디스크로 어깨가 마비돼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면서 2년에 한 편씩 거의 10여년 가까이 새로 써서 출간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 건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건 노하우나 근성의 영역은 아닌 것 같고 <불편한 편의점> 이후 200만 부 팔린 힐링 소설은 없었던 것 같으므로 벤치마킹의 영역도 아니다. 

아무래도 ‘소설의 신’이 존재하는 것 같다. 프롤로그에서 김호연 작가에게 소설을 써 보라고 외친 그 ‘소설의 신’이 너는 이제 그만 쓰라고 하기 전까지 작가가 포기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 나아가기만 한다면 언젠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p.s. 그런데 작가 수입이 30억이면 출판사 수입은 90억인가?! 답은 출판사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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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6일 월요일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 입시 학원과 출판사를 거쳐 영화판에서 시나리오를 쓰다 지쳐 고향으로 내려가 비디오 가게 창업이라는 인생 노선도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매우 익숙하다. 

꼭 내가 아는 사람 몇 명을 합쳐 놓은 캐릭터 같다. 몸 담은 곳마다 처음엔 능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하지만 결국엔 불화를 겪고 때려치우는 엔딩도 마찬가지. 예외는 없다. 아니 예외는 없는 줄 알았다.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려면 불의에 동참하고 힘 없는 사람보다는 힘 있는 윗 사람과 잘 지내야 되는 줄 알았다. 돈 아저씨 같은 캐릭터는 영원히 세상과 불화를 겪다가 쓸쓸한 엔딩을 맞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살다보니 예외가 있더라. 돈 아저씨처럼 제주도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소설도 쓰면서 행복한 노후를 즐기는 엔딩이 꼭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판타지는 아닌 것이다. 매우 드물긴 하지만.

당장 ‘불편한 편의점’만 해도 그렇다. 내가 2013년에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 리뷰를 작성했을 때만 해도 김호연 작가가 10년 뒤에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현재 스코어 150만부 판매를 돌파하는 역대급 베스트 셀러 작가로 거듭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게다가 한국에서 소설가로 롱런 하려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이른바 ‘문단’이란 곳에 소속되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고서도 소설가로 롱런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산 증인이기도 하다. 가장 놀라운 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23개국에 수출됐고 대만에선 10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번역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한국 소설이 있었던가?

책을 다 읽고 나자 지금까지 만난 돈키호테들이 떠올랐다. 대부분은 연락 두절이고 이제는 건너 건너 근황조차 들려오지 않는다. 어릴 땐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희귀해지더니 이제는 멸종 수준이다. 하지만 굳이 연락은 하고 싶지 않은 와중에 그 돈키호테들과 유독 불화를 겪던 이른바 ‘윗 사람들’도 떠올랐는데 그들도 영원히 잘 먹고 잘 살진 않더라.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극 중에서 돈 아저씨가 몸 담았던 영화판을 놓고 보자면 코로나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망했고 돈 아저씨를 찾아 헤매는 솔이 몸 담았던 상암 역시 마찬가지. 사람 일 모른다.



2023년 11월 8일 수요일

김호연 작가의 '고스트 라이터즈'를 읽고..




얼마 문단 아이돌론 감명 깊게 읽고 문득 요즘 한국 소설은 어떤지 궁금해져서 새로 나온 소설 있나 찾아보다 김호연 작가의 신작이 벌써 나왔길래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있는 신기해서 읽어 보았다. 김호연 작가의 데뷔작망원동 브라더스 출간일이 2013, ‘연적 2015, ‘고스트라이터즈 2017년이니 집필 속도가 거의 더글라스 케네디급이다. 조금만 분발하면 역전할 있겠다. 사실 정도면 어지간한 한국 중장년층의 독서 속도보다 빠르다고 해도 같다. 아마도 작가가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어서 그런 같은데 실제로 책도 마치 극장에서 영화 보듯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잔치국수 먹듯 후르륵 뚝딱 읽힌다. 이번 작품도 읽는데 대충 시간 정도 걸린 같다.
 
데뷔작망원동 브라더스 주인공은 만화가, ‘연적 시나리오 작가여서 한국에서 마이너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있어 좋았는데고스트라이터즈 주인공은 소설가여서 거기에 더해 한국 문단에 대해 갖고 있던 궁금증도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이번엔 문학상이라고 같은 문학상이 아니라는 알게 되었다. 물론 듣보잡 문학상까지 똑같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극중에세종 문학상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문학상조차 메이저가 아니라고 쳐주는 줄은 몰랐다. 설상가상 일명문단의 카르텔 간택 받지 못한다면 정통 신춘문예 등단 작가조차 원고 청탁이 없고 단행본 계약도 같이 해주는 신춘 고아 되는 것이다.
 
그래서 쳐주는 문학상 출신주인공은신춘 고아 선배의 소개로 어느 웹소설 작가의 대필 작가 고스트라이터가 건데 덕분에 웹소설 시장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소설만 봐선 정통 한국 문단보다 웹소설 시장이 훨씬 건전하고 바람직해 보였다. 카르텔이고 뭐고 필요 없고 조회 수만 높으면 부귀영화를 누릴 있는 것이다. 타인의 운명을 설계하는당신은 내가 대로 살게 된다 판타지적 설정은 이해되지 않았지만 (스포주의) 주인공의 동료 고스트라이터이자 마이너 작가 성미은이 고군분투 끝에 웹소설 써서 대박이 그간 자신을 함부로 대했던 이들을 무시하고 자신을 존중해 주는 사람들과만 축배를 나누는 부분은 정말 통쾌하고 감동적이었다. 힘들고 어렵던 시절에 함께 연대하던 작가와 굳이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지만 훗날 작품으로 소통하며 서로를 응원한다는 엔딩도 멋있었다. 알고 보니 무시한 아니었던 것이다.
 
장의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쓰여 있는 글쓰기 관련 멘트들이 정말 주옥같은데 이대로만 쓰면 훌륭한 작가가 있을 같은 기분이 든다. 중에선 10장의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조금씩 글을 쓴다 가장 느낌 있다. 소설 자체도 그런 면이 있지만 작가 지망생들에겐 최고의 힐링 멘트 같다. 그런데 너무 조금씩 쓰는 문제가 있다. 작년 초쯤 멘트를 읽고 자극받아서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너무 조금씩 써서인지 도무지 진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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