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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6일 토요일

HBO 오리지널 드라마 스티븐 킹 원작의 ‘아웃사이더’를 보고..



스티븐 킹 소설 원작 10부작 드라마다. 미국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아동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현장에서 발견된 다수의 증거로 인해 범인이 잡히는데 그에겐 유력한 알리바이가 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에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둘 중 하나다. 범인에게 기가 막힌 트릭이 있거나 엑스파일 류의 초자연으로 가느냐. 보통 이런 이야기는 과연 진실은 무엇일지 밝혀지기 전까지가 흥미진진하고 실체가 밝혀지고 나선 그게 무엇이든간에 기대 이하이므로 김이 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나 사건의 실체가 초자연으로 밝혀지고 나면 김이 빠지는 걸 넘어 허무해지기까지 하는데 제작진도 그 한계를 알고 있어서인지 실체가 밝혀지는 타이밍을 최대한 후반으로 늦추었다. 그 타이밍이 대략 8부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 전까지가 지루하지 않았던 건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탄탄한 톤앤매너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들 덕분이었다. 인터넷 게시판에 떠도는 출처 모를 괴담을 대충 후루룩 읽는 것과 아는 사람이 겪은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과의 차이랄까?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는 드라마이므로 톤앤매너가 과장되거나 현란하면 이야기 자체의 신뢰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서인지 유독 카메라는 차분하고 캐릭터들도 진중했는데 덕분에 무슨 이야기인지 다 알고 보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결론은 뻔했지만 과정이 만족스러웠다. 빈지워치했다.

2022년 11월 24일 목요일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을 보고..


고등학생들이 교복 입고 패싸움 하는 이야기는 못 보는 편이다.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돼서 감을 잃었는지 사태가 저 지경이 될 때까지 주변의 선생님이랑 경찰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답답해서이다. ‘약한 영웅도 포스터를 보아하니 교복 입고 패싸움 하는 이야기 같아서 안 보려다가 재밌다는 입소문이 자자해서 혹시나 하고 봤는데 진짜 재밌어서 놀랐다.

‘D.P.’의 군대 묘사처럼 약한 영웅의 학교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작품 몰입에 방해가 되고 그냥 이 작품 속의 학교는 무협지의 강호 같은 곳이라 생각하고 보니 몰입도 잘 되고 즐거웠다. 2병 직전의 톤앤매너가 적절했고 배우들 감정선도 섬세하고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 없이 잘 찍고 잘 만들었다. O.S.T.도 좋더라. 크리에이터가 ‘D.P.’의 한준희 감독이던데 이젠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암튼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도대체 어쩌다 사태가 저 지경에 이른 걸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결국엔 이게 다 인스타그램 때문이었다. 오범석이 안수호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 했는데 안수호는 끝내 맞팔을 안 해주니까 배신감과 서운함에 치를 떨다 결국 사고를 친 것이다. 그 놈의 인스타가 뭐라고.. 그나저나 안수호는 왜 오범석과 맞팔을 안 해준 걸까? 대충 이유가 짐작은 가지만 시즌2에선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확실히 밝혀주면 좋겠다.


2022년 5월 4일 수요일

HBO 오리지널 드라마 '30코인스(30coins)'를 보고..

 


아주 오래전에 영화 야수의 날을 재밌게 봤는데 ‘30코인스의 감독이 바로 그 야수의 날의 스페인이 가장 사랑한다는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시작했다. ‘러브크래프트 컨트리처럼 시즌1만 있고 시즌2는 캔슬됐으면 작품에 뭔가 하자가 있다는 뜻이므로 김빠져서 볼까 말까 망설였을텐데 2021년 가을에 시즌2 촬영을 했다니 안심이다. 아직 3회까지밖에 안 봤지만 예전 야수의 날느낌이 물씬 나는 게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느껴진다. 유다의 은화 30개를 모아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설정이 다소 드래곤볼스럽지만 톤앤매너가 짜치지 않고 묵직한 맛이 왕년의 헤비메탈 듣는 기분도 나서 마음에 든다. 그런데 전개가 좀 느린 감이 있다. ‘야수의 날이 더 재밌고 90년대면 모르겠는데 이제는 대충 이런 장르의 작품이면 어떻게 진행될지 뻔히 다 아는데 이렇게 천천히 진행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2022년 4월 6일 수요일

5월부턴 슬슬 극장이 살아날 걸로 기대된다



5월부턴 슬슬 극장이 살아날 걸로 기대된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만큼은 아니어도 작년과 재작년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사람이 계속 집에만 있을 순 없는 법이다. 날도 더운데 주말 나들이엔 극장만큼 시원한 가성비 공간이 없고 결정적으로 극장 킬러인 줄 알았던 OTT에 볼만한 콘텐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예전엔 몰랐는데 지난 몇 년간 넷플릭스 같은 메이저 OTT에서 왓챠까지 다양한 OTT를 경험해보니 콘텐츠가 많다고 볼만한 콘텐츠도 많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는데 볼만한 콘텐츠라는 건 일단 신작이어야 하고 어느 정도는 이슈가 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작품이 흔치 않으니 점점 뭘 볼지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볼만한 작품은 1분기에 한 편 나올까 말까라는 건데 이 정도 빈도라면 사양산업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직전인 극장도 충분히 비벼볼 만 하다. 100여편이 넘는 신작들이 창고에 쌓여 있다는 점도 기대 요소인데 더 묵혔다간 신작 개봉이 아니라 뒷마당에 묻어둔 타임캡슐을 발굴하는 느낌이 날 테니 슬슬 개봉을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5월 극장가엔 탑건이 있다. 예고편만 봐도 대박 예감이다.

탑건이라면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고 범죄도시2’도 있다.


2022년 2월 8일 화요일

훌루 오리지널 드라마 ‘크리머리: 더 라스트맨(Creamerie)’을 보고..



야 이거 재밌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 상의 모든 남자들이 전염병에 걸려 멸종되고 여자들만 사는 세상이 된다. 남자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천국은 아니다. 언뜻 보면 유토피아 같기도 하지만 남자의 정자를 독점한 웰니스라는 단체으로부터 갑질을 당하며 비굴하게 살아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여자들만 모여 있으니 정말 심심하고 지루해 보였다. 암튼 주인공은 시골에서 목장을 하는 세 친구인데 그녀들 앞에 지구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남자가 나타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웰니스 측으로부터 임신 기회를 얻지 못하던 주인공이 그 남자 덕분에 기회를 얻게 되고 이를 눈치챈 웰니스는 그녀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뻔하고 거칠 수 있는 설정이지만 주인공 삼인조의 연기 디테일이 훌륭하고 페미니즘을 주 소재로 삼은 유머 코드도 신선했다. 6부작이고 드라마라기보다는 영화 한 편 호흡이다. 시즌1은 본색이 드러난 웰니스에 대한 본격적인 저항을 암시하며 끝난다. 시즌2를 염두에 둔 결말이지만 과연 굳이 더 할 이야기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p.s. 웨이브로 봤다. 요즘 넷플릭스는 볼 거 없고 웨이브에 재밌는 거 많다. 특히 HBO시리즈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