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앤잇굿 선정 2021년 한국 드라마 베스트10












2020년부터 한국영화 베스트10 선정이 무의미해져서 올해는 한국 드라마로 해봤다. 드라마는 휘발성이 강해 불과 한 달 전 드라마도 아주 오래 전 드라마 같아 베스트10 선정의 긴장감이 영화보다는 덜하지만 그냥 해 봤다. '오징어 게임'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테고 골라놓고 보니 대부분은 화제성과 시청률이 높거나 기존 한드와의 차별성이 있거나인데 '너를 닮은 사람'은 둘 다 아니지만 신현빈의 초반 포스 때문에 선정했다. 신현빈은 '구경이'의 김혜준과 함께 올해의 여배우 원 투 펀치다. 둘 다 그냥 얼굴만 봐도 흥미진진하다. '엉클'은 촛불시위 빼곤 다 좋았다. 부디 내년에는 '앤잇굿 선정 2022년 한국영화 베스트10' 놀이가 유의미해지면 좋겠다.


2021년 12월 15일 수요일

JTBC 오리지널 드라마 '구경이'를 보고..


2021년 최고의 드라마는 아닐 수 있어도 2021년에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는 확실하다. 작가가 한드 업계 출신이 아닌 한예종 출신의 신인에다 팀이어서인지 기존의 한드와는 결이 다르고, 감독은 기존의 한드 업계 출신인 듯하지만 최대한 기존의 한드와는 다르게 연출하려고 노력한 티가 팍팍 나고 실제로도 다르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한드 중에서도 간혹 외국의 무슨 드라마의 한국판 같은을 추구하는 드라마가 있긴 했지만 구경이수준의 성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드라마가 영화에 비해 유독 휘발성이 강한 편이지만 이 정도면 가히 레퍼런스가 되어 두고두고 회자될 법도 하다. 작감배 모두 최선을 다 한 덕분이겠지만 작가들이 대단하다. 이쪽 장르의 이해도와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능력이 기존 한드 작가 중에서는 거의 탑인 듯싶다. 우리끼리만 좋아하는 매니아용 작품이 될 우려가 큰 기획이었고 시청률만 보아서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특정 계층과 성별의 매니아들이라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 된 게 어딘가. 탁월한 선구안의 이영애는 두말할 것도 없고 김혜준도 대단했다. 얼굴만 보고 있어도 재밌는 배우가 흔치 않은데 김혜준이 그걸 해냈다. 빨리 시즌2 보고 싶다.


2021년 11월 17일 수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너의 모든 것(YOU)’ 시즌3를 보고..



예상대로 시즌1보다 별로다. 시즌2보다도 별로였는지는 모르겠다. 희안하게 시즌2는 보긴 했는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시즌3가 아주 별로인 건 아니다. 그럭저럭 볼 만은 했다. 시즌3의 전체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시즌3 에피소드2의 제목이기도 한 그래서 난 도끼 부인과 결혼했다이다. 동명의 영화가 있는데 시즌3는 그 영화의 드라마 버전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 나쁘진 않다


다만 시즌1보다 별로인 이유는 조가 더 이상 로맨틱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1의 조는 비록 스토커긴 하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로맨틱하게 봐줄 여지가 있었는데 시즌3의 조는 유부남에 애 아빠가 총각 때랑 똑같은 행동을 하니까 로맨틱하긴 커녕 혐오스럽기까지 했다. 아내를 피해 한밤의 마트 주차장에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직장 동료를 스토킹하는 그냥 위험한 중년 남자에게 어떻게 매력을 느끼겠는가


결국엔 진정한 사랑을 방해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아내인 도끼 부인과는 안전 이별(?)에 성공하고 아이도 이웃집 게이 커플에게 맡기고 홀가분하게 ‘YOU’를 찾아 파리로 떠난 걸 보니 시즌4를 계획 중인 것 같긴 한데 여전히 시즌1보다는 별로일 것 같다시즌1의 설레임은 다신 없을 것 같아 그저 아쉬울 뿐이다. 벡이 그립다.



2021년 10월 18일 월요일

HBO 오리지널 드라마 '언 두잉(the undoing)'을 보고.. (스포주의)



휴 그랜트와 니콜 키드먼이 나와서 봤고 그럭저럭 볼 만 하다. 6부작이라서 딱 좋았다


니콜 키드먼은 정신과 의사고 휴 그랜트는 소아과 의사다. 둘은 부부로 뉴욕 맨해튼에서 상류층 인생을 즐기고 있다. 니콜은 아들이 다니는 비싼 사립 학교의 무슨 위원인데 새로 전학 온 아이의 젊고 아름다운 엄마 엘레나가 니콜을 대하는 태도가 범상치 않다. 얼마 뒤 엘레나는 시체로 발견되고 경찰이 니콜을 찾아와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라 한다. 알고 보니 남편은 엘레나 아이의 담당 의사였고 엘레나와는 불륜 관계를 맺어왔고 심지어 엘레나의 딸의 친부로 밝혀진다.


니콜은 남편의 배신에 분노하지만 남편이 살인을 하지는 않았으리라는 믿음으로 변호사를 구해준다. 남편은 꿋꿋이 무죄를 주장하고 둘 사이는 다시 가까워질락 말락 한다. 재판이 열리고 비싸고 유능한 변호사 덕분에 배심원들의 분위기는 무죄 쪽으로 흘러가는데 니콜은 남편 친모와 통화 후 그가 소시오패스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 사실을 증언한다. 남편은 유죄를 예상하고 아들을 데리고 도주 중에 스토커처럼 자신의 아이를 낳고 집착하고 아내에게까지 접근한 엘레나를 살해한 날을 회상한다


남편이 살인범인지 아닌지가 관전 포인트인데 막판에 남편 본인의 회상으로 밝혀져서 허무했다. 예전에 HBO 오리지널 드라마 밴쉬보다가 여성의 누드가 거침없이 훅 등장해서 깜짝 놀랐는데 이번에도 그랬다(https://www.instagram.com/matildadeangelis). HBO 오리지널 특징인가보다.


tvN 오리지널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보고..



한드는 본방사수가 제맛이다. 막방 본방사수를 놓치면 일주일만 지나도 더 이상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연예 뉴스 등에서 어떻게 끝났는지 알려주기도 하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해당 드라마 관련 글들이 올라오지 않으면 덩달아 시큰둥해지기 때문이다. 15, 16회쯤 되면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는데 억지로 분량만 늘인 느낌에 PPL만 난무하는 탓도 있다. 이런 이유로 13, 14회까지 기껏 다 봐놓고 15, 16회만 안 보고 있는 한드가 꽤 된다. 어제 종영한 갯마을 차차차도 본방사수를 놓쳐 늦어도 내일까지 안 보면 영영 안 보겠구나 싶어 무리해서 봤다

6회까지 정신없이 재밌었고 그 후로는 좀 루즈 했는데 막판에 신파로 잘 마무리했다. 공진의 3대 미스터리 중 로또 누구?와 이혼 이유?는 나름 그럴싸했는데 홍반장의 미스터리가 기대 이하다. 적당히 용서가 가능한 과거를 만들어주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로코가 한 물 갔네 뻔하네 해도 배우와 작가를 스타로 만드는 건 로코가 제일 확실하다. 이제 신하은 작가의 다음 작품은 신하은이라는 이름값만으로도 기대가 되고 김선호는 명실상부 한류스타다. 제일 웃겼던 건 차청화다. 연기를 너무 잘 한다. 하도 웃겨서 나중엔 대사 없이 그냥 돌아다니기만 해도 웃겼다. 빨리 또 보고 싶다.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1, 2회를 보고..

 


이 신현빈이 그 신현빈이라니! 첨엔 스카이캐슬같기도 하고 부부의 세계같기도 하고 애매모호 긴가민가해서 그냥 오랜만에 복귀한 탑스타 고현정 연기 구경하는 재미로 봤다. 1부 중반까진 딱히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어 학교 폭력 얘기인건가? 설마 고현정이 선생님으로 나온 것도 아닌데 그건 아니겠지;;


이런저런 잡생각만 많아지며 슬슬 루즈해지려는 찰나 신현빈이 고현정을 찾아가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언니!” 할 때 이건 뭐지?’싶었는데 바로 이어 그윽한 눈빛으로 저를 알아보시겠어요?”하면서 고현정을 바라볼 때 삘이 왔다. 16부까지 본방사수 해버릴 것 같다는! 신현빈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그 신현빈이라는 사실에 감탄하며 2부를 보고 있는데 신현빈이 또 다시 고현정을 찾아가 목적이라니요? 이상하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언니?”하면서 오른쪽 눈썹을 씰룩일 때 또 삘이 왔다. 이 작품이 신현빈의 출세작이 될 거라는! 왜 배우들마다 그런 작품 있지 않나. 고현정의 모래시계같은


시청률이 13.6%에서 22.6%로 떨어진 걸 보니 모래시계만큼은 아니겠지만 최소 신현빈이 인생 연기를 펼친 작품으로 남을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연기를 정말 흥미진진하게 한다. 장혜진, 박성연, 서정연, 김호정 등등의 캐스팅도 딱 내 스타일이다. 원작 소설 주문했다.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어둠 속의 미사(Midnight Mass)’를 보고.. (스포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최고의 호러 시리즈 힐 하우스의 유령’, ‘블라이 저택의 유령의 마이크 플래그넌 감독의 작품이어서 봤다. 초반까진 무슨 종교 영화 같은 건 줄 알았다.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남자가 죄책감에 시달리는 장면만 줄창 나왔기 때문이다. 마이크 플래그넌 감독의 작품인 줄 모르고 봤으면 2회쯤 하차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부가 기적을 베풀기 시작하면서 슬슬 이야기가 흥미로워져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배경은 미국의 조그만 섬.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주민들이 떠나 을씨년스러운 섬이다. 이 섬에 딱 하나 있는 성당의 늙은 신부가 섬을 떠나 육지로 간 후 젊은 신부가 늙은 신부 대신 온다. 그가 돌아온 후 섬에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늙은 사람들은 젊어지고 아픈 사람은 치료가 된다. 하지만 좋은 일만 일어난 건 아니다. 임산부는 유산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사람들도 늘어간다.


알고 보니 젊은 신부는 늙은 신부 대신 온 게 아니라 늙은 신부가 젊어져서 돌아온 것이었다. 늙은 신부가 젊음을 되찾은 비결은 성지 순례 도중 사막의 버려진 교회에서 만난 뱀파이어에게 피를 빨린 덕분. 그 뱀파이어는 신부를 따라 섬에 들어와 비밀리에 인간을 섭취(?) 중이다. 신부는 뱀파이어에게 받은 기적을 사랑하는 섬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을 뿐인데 모두가 신부의 기적을 반기는 건 아니다. 기적의 실체를 알게 된 사람들 중 몇몇은 기적을 거부하며 신부의 맹목적인 추종자들과 사생결단을 벌인다.


힐 하우스의 유령블라이 저택의 유령이 훨씬 낫다. 뱀파이어 나올 때 살짝 실망했다. 시작부터 엄청 거창하길래 별 거 있을 줄 알았는데 고작 뱀파이어라니.. 그나마 7부작이어서 다행이었다. 을씨년스러운 섬 분위기 연출만 근사했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