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12년 출간작인 ‘망원동 브라더스’부터 김호연 작가의 작품을 한 편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읽어왔고 블로그에 매번 리뷰도 올린 사람인데 작년 출간작 ‘불편한 편의점’이 베스트셀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마 나 뿐 아니라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고 이래서 문화 콘텐츠 업계 일이 재밌는 것 같다. 역시나 흥행은 뚜껑 열어 보기 전엔 모르는 것이다. 대충은 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런 사태가 벌어져 본의 아니게 겸허해지기의 반복이다.
암튼 아직도 작년에 ‘불편한 편의점’을 맨 처음 읽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한데 어땠냐면 “작고 소소하면서도 행복한 이야기구나! ‘망원동 브라더스’가 생각나서 좋구나. 앞으로 망원동, 청파동 등등 동네 시리즈가 이어지면 재밌겠는데?” 정도였다. 그리고 잠깐 리뷰 올리는 걸 잊고 있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 뜬금없이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길래 믿을 수가 없어서 리뷰 작성을 일단 홀딩했는데 대략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내려오질 않아 리뷰 작성을 못하고 있던 것이다. 데뷔 때부터 지켜봐 온 작가의 신작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할 걸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자괴감 더하기 마치 나만 아는 홍대 인디 뮤지션을 대중에게 뺏긴 기분도 들고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다 얼마 전엔 이제는 때가 된 것 같아 리뷰를 작성하던 중 우연히 ‘불편한 편의점2’ 출간 뉴스를 접하고는 또 다시 놀라서 일단 2편 출간을 기다렸다가 1편과 동시에 리뷰를 작성해야 겠다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불편한 편의점2’ 역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모자라 1편과 동시에 랭킹 상위권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걸 보고는 더 이상 리뷰 작성을 미뤘다간 내년에도 리뷰를 못 올릴 수 있겠구나 싶어 이제야 차분히 지난 날을 돌이키며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쓰다보니 리뷰라기 보다는 ‘불편한 편의점’ 베스트셀러 등극 감상 후기 정도 같은데 뭐 데뷔작부터 지켜봐 온 작가의 신작이 베스트셀러가 될 줄도 몰랐던 나 따위의 리뷰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소설은 김훈이나 김영하 같은 유명 작가나 문학동네나 창비 같은 대형 메이저 출판사에서만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신기하고 앞으로는 한국소설에서도 아무도 예상 못한 새롭고 재밌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
김호연 작가의 ‘연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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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작가의 ‘파우스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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