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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9일 금요일

마쓰오 유미의 '수상한 목욕탕'을 읽고..



이른바정중앙에 건물 표지 힐링 소설 대세인지 오래인데달러구트 백화점’, ‘불편한 편의점그리고휴남동 서점에 어서오세요빼고는 읽어봐서 읽어봤다. 일본 영화 중에 미야자와 리에와 오다기리 주연의행복 목욕탕이라고 무슨 내용인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대략 그와 비슷한 힐링물인줄 알고 봤지만 전혀 비슷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둘이 살고 있는 10대와 20 자매가 주인공이다. 생계 수단은 언니의 소소한 번역 일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다. 그런 자매에게 어느 갑자기 있는 줄도 몰랐던 친척이 작고 소박한 동네 목욕탕을 유산으로 물려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매는 하루 아침에 목욕탕 주인이 되고 목욕탕의 오랜 단골인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 들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전형적인 힐링물 전개를 따라가나 했는데..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자매가 물려받은 목욕탕이 알고 보니질서를 어지럽히는 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는데 역할을 하는 중요 스팟이었고 그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었는데 결국엔 목욕탕을 지켜내며 이야기가 끝난다자매가 하루 아침에 목욕탕 주인이 되고 오랜 단골들의 첫 등장까지가 딱 좋았다. 일상 미스터리 요소가 없는 아니지만 딱히 힐링물은 아니고 뜬금없는 오컬트 판타지 전개가 당황스러웠다지구를 지키는 동네 목욕탕이라니..

내용보다 표지가 매력있다.

아련하고 따듯하고 귀여우면서도 신비롭고.. 

p.s. 타임슬립 목욕탕은 재밌었는데.. 



2022년 8월 18일 목요일

시즈쿠이 슈스케의 '염원'을 읽고..


 
건축가 아빠, 번역가 엄마, 고등학생 아들, 중학생 딸로 구성된 4인 가족이 평범하게 살고 있는데 어느 날 고등학생 아들이 멍이 든 채 집에 돌아왔다가 며칠 후 가출해버리고 동네에선 아들 또래의 소년이 살해된 채 발견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경찰은 말도 없이 사라진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을 살인범으로 의심하고 언론 역시 아들을 살인범이라는 전제 하에 취재를 시작하는데 얼마 뒤 가출한 아이들 중 한 명이 또 다시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빠는 아들이 살인범으로 밝혀진다면 타인의 시선과 민폐에 목숨을 거는 일본 사회의 특성상 자신은 건축 일을 못하게 되고 남은 가족들의 인생이 비참해지므로 차라리 아들이 피해자이길 바라고 엄마는 남편이 일을 못하게 되면 자신이 번역 일을 더 많이 하면 된다며 아들이 가해자여도 살아만 있어 주길 염원하는 가운데 시체의 신원이 밝혀지는데.. 추리 소설인줄 알고 봤지만 별다른 반전이나 미스터리는 없고 남은 가족들의 전전긍긍 묘사가 대부분이다. 이렇다 할 이야기 없이 그저 아들이 가출하고 아들 친구(?)의 시체가 발견되고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다 끝나는 셈인데 엔딩은 슬프고도 허무하다

뭐 이런..


2022년 8월 9일 화요일

야쿠마루 가쿠의 '우죄'를 읽고..



2의 히가시노 게이고 후보가 여럿 있는데 지금으로선 야쿠마루 가쿠가 유력해 보인다. 2010년 데뷔 후 지금까지 총 16편을 출간했는데 집필 속도가 1년에 한 편 꼴이다. 어지간한 독자들의 연간 독서 속도보다 집필 속도가 빠른 것이다. 웹소설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속도가 가능한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기자 지망생이 주간지를 때려치운 후 기숙사가 딸린 공장에서 일하다 친구를 사귀는데 우연히 그가 어린 시절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지금까지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소년A’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기사를 써서 언론에 팔까 말까 고민하는 이야기다. 기사를 쓰면 그토록 바라던 기자의 꿈을 이룰 수 있지만 차마 친구를 배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와의 또 다른 공통점은 가독성이 좋다는 것이다. 일단 첫 페이지를 펴면 마치 잔치국수를 먹듯 마지막 페이지까지 반나절 안에 후루룩 읽힌다. 다른 점이라면 작품들이 비스무리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만큼 다채롭진 않다. 최근에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읽어서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2의 히가시노 게이고 후보라고는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에 비하면 집필 속도도 한참 느리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년에 데뷔해 2021년까지 대략 98권을 출간했다.

2021년 7월 19일 월요일

오쿠다 히데오의 '죄의 궤적'을 읽고..




오쿠다 히데오의 오랜 팬이어서 7년만의 장편 신작이 나왔다기에 봤는데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읽는 내내 내가 이걸 읽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1964 도쿄 올림픽 직전에 벌어졌던 유괴 사건 실화를 소설화 건데 주제로 보나 소재로 보나 하나 새로울 것이 없어 지루하기만 했다. 극중에서도 언급되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 보고 싶었다


계부로부터 학대를 당해 뇌를 다친 성장한 남자가 변변찮은 일자리를 구해 빈집을 털다 야쿠자들의 싸움에 휘말려 살인 누명을 쓰고 돈이 필요해 어린이를 유괴해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을 떠나려는 애인을 죽이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학대한 계부를 죽이러 가다가 잡히는 이야기다.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니까 계속 읽다 보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봤는데 끝까지 없었다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 재일교포 야쿠자가 등장하는 말곤 한국의 독자로선 굳이 끝까지 읽을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의 몸값' 여러모로 훨씬 나았다. 읽고 나니 구로사와 아키라 + 이마무라 쇼헤이에 대한 오마주 같기도 하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