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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0일 토요일

김주희의 '선미슈퍼'를 읽고..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따듯해지는 표지 디자인만 보면 역대급 베스트셀러불편한 편의점 시골 슈퍼 버전인가 싶지만 딱히 그렇진 않다. 여주인공 선미는 대대로 과부 집안인데 결국 본인도 남편을 잃고 사기까지 당한 외할머니와 엄마가 자살한 강물에 들어가지만 강아지 마리 덕분에 목숨을 구하고 외할머니가 하시던 슈퍼로 향한다

여기까지는 서울역 노숙자로 떠돌다가 편의점 알바로 스카웃 불편한 편의점 남자 주인공 독고와 비슷하다. 선미와 다른 점은 독고는 기억이 없고 알콜 중독이라는 . 암튼 선미슈퍼 손님들은 슈퍼에서 처음 만난 선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선미는 때론 누나처럼, 때론 딸처럼, 손녀처럼, 그리고 동료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며 과정에서 살아야 이유를 발견하고 스스로의 상처도 치유한다. 슈퍼 손님들이 처음 만난 선미에게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부분부터불편한 편의점 확연히 달라지는데 여기서부터 몰입도가 떨어진 하다

남편을 잃고 자살에 실패한 주인공이 슈퍼에서 처음 만난 손님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자신의 상처도 치유한다? 엊그제 읽은 마쓰오 유미의 '수상한 목욕탕'은 아예 판타지여서 그러려니 했는데 '선미슈퍼'는 주인공의 사연이 너무 운명적이라 공감이 됐고 손님들 문제 해결 과정도 비현실적이어서 힐링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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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8일 수요일

황보름 작가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고..



일본의 현재는 한국의 10년 후 모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얼마 전부터는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듯 하지만 적어도 서점가의 소설과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트렌드만 봐선 대충 10년 전쯤 한창 유행하던 일본의 저예산 힐링 영화 열풍이 연상된다. 퇴사 후 휴남동이라는 작고 조용한 동네에 서점을 차린 여주인공은 서점에 우두커니 앉아 몇 개월을 흘려보낸 후 조금씩 기운을 차려 서점을 서점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서점 내 카페에 바리스타도 채용한다. 바리스타는 취업 준비에 지친 청년인데 여주인공은 청년과 함께 열심히 서점을 꾸미고, 독서토론, 북토크 등의 이벤트를 벌인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을 시작으로 서점에 점점 사람들이 모이고 서점으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할 무렵 서점을 찾은 어떤 손님에 의해 여주인공의 가슴 아픈 과거가 밝혀진다는 이야기다. 번 아웃 직장인이 퇴사 후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동네에 작은 서점을 차려 힐링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이야기인 셈인데 나로서는 너무나 판타지로만 느껴져 힐링이 되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있었는데 얼마 못 가 서점업은 접고 공간 대여업으로 피보팅하더라.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