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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9일 금요일

마쓰오 유미의 '수상한 목욕탕'을 읽고..



이른바정중앙에 건물 표지 힐링 소설 대세인지 오래인데달러구트 백화점’, ‘불편한 편의점그리고휴남동 서점에 어서오세요빼고는 읽어봐서 읽어봤다. 일본 영화 중에 미야자와 리에와 오다기리 주연의행복 목욕탕이라고 무슨 내용인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대략 그와 비슷한 힐링물인줄 알고 봤지만 전혀 비슷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둘이 살고 있는 10대와 20 자매가 주인공이다. 생계 수단은 언니의 소소한 번역 일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다. 그런 자매에게 어느 갑자기 있는 줄도 몰랐던 친척이 작고 소박한 동네 목욕탕을 유산으로 물려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매는 하루 아침에 목욕탕 주인이 되고 목욕탕의 오랜 단골인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 들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전형적인 힐링물 전개를 따라가나 했는데..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자매가 물려받은 목욕탕이 알고 보니질서를 어지럽히는 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는데 역할을 하는 중요 스팟이었고 그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었는데 결국엔 목욕탕을 지켜내며 이야기가 끝난다자매가 하루 아침에 목욕탕 주인이 되고 오랜 단골들의 첫 등장까지가 딱 좋았다. 일상 미스터리 요소가 없는 아니지만 딱히 힐링물은 아니고 뜬금없는 오컬트 판타지 전개가 당황스러웠다지구를 지키는 동네 목욕탕이라니..

내용보다 표지가 매력있다.

아련하고 따듯하고 귀여우면서도 신비롭고.. 

p.s. 타임슬립 목욕탕은 재밌었는데.. 



2022년 2월 2일 수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아카이브81(Archive81)’을 보고..



오컬트 장르의 최첨단이자 종합선물세트. 화면 속에서 귀신이 기어 나오는 건 ‘링’, 멀쩡해 보이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알고 보니 컬트 종교에 빠져있는 건 ‘로즈마리 베이비’, 고립된 공간에서 미쳐가는 남자 주인공은 ‘샤이닝’, 스너프 필름은 '무언의 목격자' 등등 걸작 호러 영화들이 들어있어 반갑다. 영상 복원이 직업인 주인공이 다루는 비디오 테잎, 필름, 카메라 등등의 디테일도 매력적이다. 막판엔 타임슬립까지 나온다. 

신기한 건 재밌을 만한 건 다 들어가 있는데도 지루하다는 거다. 영상 복원을 직업으로 하는 평범하고 지루한 남자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거대 기업 회장에게 아날로그 테잎을 디지털로 옮기는 작업을 의뢰받고 외딴 산 속의 고립된 저택으로 이동할 때까지는 흥미진진했다. 이제 저 멋있는 저택이 주인공을 어떻게 미치게 만들지가 궁금했는데 이야기가 좀 진행되겠다 싶을 때마다 복원 작업 중인 아날로그 테잎에 저장된 과거 이야기가 나와 흐름이 뚝뚝 끊겼다. 그냥 과거만 나오는 게 아니라 과거의 과거도 나온다. 영화 속 영화 같은 설정이나 블레어 위치 같은 페이크 다큐를 싫어하면 절대 못 견딘다. 대충 알겠으니까 스킵하고 싶어도 정확히 모르고 지나가면 엔딩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그럴 수도 없다.

이를 악물고 중반부의 지루함을 견뎌내기만 한다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엔딩을 즐길 수 있지만 어지간히 참을성이 강하거나 필름 매체에 대한 향수가 있지 않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울 건 하나도 없고 중반까진 1.5배속이 아니고선 견딜 수 없을 만큼 지루했지만 차별화된 디테일이 매력적이었고 어떻게든 끝까지 보게 만들었으며 엔딩에 여운까지 있었으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