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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6일 수요일

5월부턴 슬슬 극장이 살아날 걸로 기대된다



5월부턴 슬슬 극장이 살아날 걸로 기대된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만큼은 아니어도 작년과 재작년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사람이 계속 집에만 있을 순 없는 법이다. 날도 더운데 주말 나들이엔 극장만큼 시원한 가성비 공간이 없고 결정적으로 극장 킬러인 줄 알았던 OTT에 볼만한 콘텐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예전엔 몰랐는데 지난 몇 년간 넷플릭스 같은 메이저 OTT에서 왓챠까지 다양한 OTT를 경험해보니 콘텐츠가 많다고 볼만한 콘텐츠도 많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는데 볼만한 콘텐츠라는 건 일단 신작이어야 하고 어느 정도는 이슈가 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작품이 흔치 않으니 점점 뭘 볼지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볼만한 작품은 1분기에 한 편 나올까 말까라는 건데 이 정도 빈도라면 사양산업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직전인 극장도 충분히 비벼볼 만 하다. 100여편이 넘는 신작들이 창고에 쌓여 있다는 점도 기대 요소인데 더 묵혔다간 신작 개봉이 아니라 뒷마당에 묻어둔 타임캡슐을 발굴하는 느낌이 날 테니 슬슬 개봉을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5월 극장가엔 탑건이 있다. 예고편만 봐도 대박 예감이다.

탑건이라면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고 범죄도시2’도 있다.


2022년 2월 9일 수요일

이동진의 드라마 리뷰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고..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영화 비평가인 이동진이 드라마 리뷰를 시작한 걸 보니 한국영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동진 본인도 드라마를 본 게 20년 만이라고 하던데 코로나 사태로 인한 극장가의 신작 한국영화 실종 상태가 2020년부터 벌써 3년차로 접어들고 있으니 전업 한국영화 비평가로서는 대안을 찾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명색이 한국영화 비평가인데 연극이나 뮤지컬 리뷰는 뜬금없고 대안이랄 게 드라마 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주말이나 일일 드라마는 감상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고 OTT 드라마가 영화랑 비슷한 결이 있어 시도한 것 같은데 아마 지속 가능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길다. 영화는 끽해야 두 시간이면 한 편 다 보고 별점을 줄 수 있지만 드라마는 끝까지 다 보려면 최소 하루에서 일주일은 투자해야 한다. 그나마 OTT에 전편이 올라온 드라마가 전편 감상에 하루에서 일주일이 걸리는 거고 매주 2회씩 방송하는 16부작 드라마의 경우엔 종방까지 보통 3개월이다. 별점 평가 하나에 3개월이 걸리는 것이고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 보면 16부 완주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기존의 드라마 비평가나 연예 기자들은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보고 리뷰하는 게 아니라 첫방 보고 기사를 쓰거나 실시간으로 본방 사수를 하며 다음 날 아침에 줄거리 요약이나 감상문 정도를 올리는 것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영화 같은 드라마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D.P’, ‘지금 우리 학교는’, ‘오징어 게임등은 드라마라기보다는 러닝타임 긴 영화에 가까워 기존의 작업 방식으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그 외 대다수 드라마들은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간 뭔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느낌이 들 것이다빨리 코로나가 끝나는 수 밖에 없겠다.

p.s.



2020년 12월 5일 토요일

신통방통 스타벅스



동네에 새로 생긴 건물 1층에 스타벅스가 들어온다. 언젠가부터 스타벅스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서 이젠 서울 시내 어느 동네에 가도 스타벅스를 볼 수 있지만 하나도 지겹지가 않다. 그렇게 많은 스타벅스가 있어도 똑같은 매장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동시에 가능한지 모르겠다. 마법같다. 


스타벅스에선 딱히 불쾌하거나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없다. 낯선 동네에서 뭘 할 지 모르겠을 때 스타벅스 간판이 보이면 왠지 안심이 됐다. 딱히 스타벅스에 갈 일이 없더라도 말이다. 그냥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안도감이 들었다. 외국에서도 그랬다. 말이 안 통하는 나라에 가도 어디엔가 스타벅스 간판이 보이면 더 이상 불안하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장사가 안 되는 스타벅스는 못 본 것 같다. 새로 생긴 스타벅스는 가끔 한적할 때가 있는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인파로 북적이게 된다. 근처에 스타벅스가 새로 생겼다는 소문이 난 것이다. 스타벅스는 차리기만 하면 무조건 잘 되는 것 같다. 잘 안 되더라도 잘 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미션 음료 3잔 포함,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서 다이어리를 득템했고 또 다시 프리퀀시가 쌓이고 있는데 총 17개를 다 모으면 또 다른 종류의 다이어리를 득템할 것이다. 매년 그랬듯 다이어리 활용을 제대로 못 해 거의 대부분이 빈페이지로 남아 있지만(다이어리에 뭘 써야 할 지 모르겠다. 업무는 스마트폰이 압도적으로 편리하고 그 외의 내용을 쓰자니 누가 보면 어떡하나 걱정돼서 못 쓰겠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스타벅스 로고가 찍힌 다이어리를 보고 있으면 스타벅스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오프라인 지출은 줄었지만 (극장엔 한 번도 안 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오히려 늘었다. 요즘엔 카페에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식당도 왠지 꺼려져서인지 테이크 아웃을 주로 하는데 스타벅스는 커피는 두 말 할 것도 없고 케익이랑 샌드위치도 맛있기 때문이다. 뭘 골라도 맛있고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스타벅스는 알바도 친절하다. 사이렌 오더도 편리하다. 어플도 재밌다.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연말 미팅은 전부 캔슬한 상태인데 다음 미팅은 스타벅스에 다시 앉아 있을 수 있는 날로 정했다. 스타벅스는 방역도 다른 매장에 비해 철저한 편이라 안심이다. 가격도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예전에 누가 일 얘기 좀 하자며 만나자고 해서 스타벅스에 갔는데 메뉴판을 보더니 여기 너무 비싸니까 던킨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해서 그러시자고 한 적이 있다.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이 아까울 정도의 미팅이어서인지 당연히 뒤끝은 좋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스타벅스는 영양가 없는 무쓸모 미팅도 걸러준다. 정말 대단하다 스타벅스.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기무라 타쿠야의 TBS 드라마 ‘그랑 메종 도쿄(グランメゾン☆東京)’를 보고..



일드는 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가 최고였고 그 중심엔 기무라 타쿠야가 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각잡고 본 것도 한드보다 그 때 그 시절의 일드가 먼저였다. 내 마음 속의 기무라 타쿠야는 잘 생기고 스타일 좋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고 파일럿, 검사, 카레이서, 헤어스타일리스트, 아이스하키, 피아니스트 등등 못 하는 게 없는 멋쟁이 동네 형 같은 존재였고 최근까지도 그랬는데 얼마 전에 그랑 메종 도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영원히 멋진 형일 것만 같았던 바로 그 기무라 타쿠야가 늙은 것이다. 아무리 어리게 봐주려 해도 50대 밑으로는 무리였다. 웃픈 건 외모는 분명 50대고 늙어서인지 체구도 작아졌는데 하는 행동은 90년대 그 때 그 시절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거였다. 여전히 독불장군에 독고다이 아웃사이더여서 고난을 겪고 주변의 오해도 사지만 끝까지 신념을 버리지 않다가 결국엔 승리하는 멋쟁이 동네 형 기무라 타쿠야.. 상대 여배우도 비슷했다. 외모는 분명 50대인데 기무라 타쿠야와 티격태격하는 모양새는 그 때 그 시절 20대 여배우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일본 사회의 고령화 때문인걸까? 50대지만 20대 소녀(?)가 가질만한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힘으로 노력하다가 우연히 기무라 타쿠야를 만나 발끈! 파르르! 티격태격! 옥신각신! 막판엔 훈계도 하면서 결국엔 꿈을 이룬다. 다만 이번엔 두 사람 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막 물불 가리지 않는 맹목적인 사랑을 나누진 않는다. 사랑은 적당한 선에서 각자 알아서 자제하고 일에 전념한다. 삼각관계가 있긴 하지만 심각해지려다 만다ㅋ 남자나 여자나 섭남이나 더 이상 사랑 따위엔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아는 것이다. 할 만큼 하기도 했을 것이고.. 


그랑 메종 도쿄2019년 드라마여서인지 2020년 도쿄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작정하고 만든 티가 역력했고 도쿄 올림픽만 성공시키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 묻어있는 드라마였다. 코로나로 인해 도쿄 올림픽이 무기한 연기된 2020년 하반기인 이 시점에 보면 묘하게 서글픈 구석이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일과 사랑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일드가 가장 잘 하는 걸 이쪽 장르의 달인인 기무라 타쿠야(이번엔 프랑스 요리 천재로 나온다)를 통해 이보다 더 잘 해 낼 수 없는 완성도로 만들어낸 걸작이다. 20년 전 일드를 보는 기분에 묘한 향수에 젖었고 본의 아니게 기무라 타쿠야의 노화 정도를 체크하며 나 자신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2020년 7월 10일 금요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오늘 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한 일들이나 미처 답을 찾지 못한 일들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보통 새벽 2~3시쯤 잠이 들거나 밤을 새기도 하는데 어제는 11시쯤 확 자 버렸다. 어차피 밤늦게 허둥지둥 뭔가 시작해봤자 제대로 될 리가 없고 밤 잠 설치며 생각을 해 봤자 답이 나올 리 없기 때문이다. 에라 모르겠네 다 포기하고 눈을 감고 드러누워 버리자 예상 외로 순순히 잠이 들었고 나이 때문인지 새벽 3시쯤 눈이 번쩍 떠졌는데 뜬금없이 방 한 가득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재활용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새벽에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해서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 분리수거함에 잘 분류해서 버렸고 이왕 밖에 나온 김에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새벽 조깅이라도 하면 어떨까 해서 동네 한 바퀴를 달려보기로 했다. 큰 길로 나오자마자 비가 쏟아져서 다시 집에 들어갈까 했지만 간만에 비도 좀 맞아보고 싶어서 계속 달렸는데 촉촉하고 시원하고 이상하게 상쾌해서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마스크를 안 쓰고 있어서였다. 사람들 눈치 안 보고 마스크 없이 길거리를 달려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코로나 이후론 처음이니 최소 반년쯤? 속이 다 시원했다. 3km쯤 달린 것 같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동네 한 바퀴를 달리고 왔더니 이렇게 저절로 글도 써진다. 이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