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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기무라 타쿠야의 TBS 드라마 ‘그랑 메종 도쿄(グランメゾン☆東京)’를 보고..



일드는 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가 최고였고 그 중심엔 기무라 타쿠야가 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각잡고 본 것도 한드보다 그 때 그 시절의 일드가 먼저였다. 내 마음 속의 기무라 타쿠야는 잘 생기고 스타일 좋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고 파일럿, 검사, 카레이서, 헤어스타일리스트, 아이스하키, 피아니스트 등등 못 하는 게 없는 멋쟁이 동네 형 같은 존재였고 최근까지도 그랬는데 얼마 전에 그랑 메종 도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영원히 멋진 형일 것만 같았던 바로 그 기무라 타쿠야가 늙은 것이다. 아무리 어리게 봐주려 해도 50대 밑으로는 무리였다. 웃픈 건 외모는 분명 50대고 늙어서인지 체구도 작아졌는데 하는 행동은 90년대 그 때 그 시절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거였다. 여전히 독불장군에 독고다이 아웃사이더여서 고난을 겪고 주변의 오해도 사지만 끝까지 신념을 버리지 않다가 결국엔 승리하는 멋쟁이 동네 형 기무라 타쿠야.. 상대 여배우도 비슷했다. 외모는 분명 50대인데 기무라 타쿠야와 티격태격하는 모양새는 그 때 그 시절 20대 여배우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일본 사회의 고령화 때문인걸까? 50대지만 20대 소녀(?)가 가질만한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힘으로 노력하다가 우연히 기무라 타쿠야를 만나 발끈! 파르르! 티격태격! 옥신각신! 막판엔 훈계도 하면서 결국엔 꿈을 이룬다. 다만 이번엔 두 사람 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막 물불 가리지 않는 맹목적인 사랑을 나누진 않는다. 사랑은 적당한 선에서 각자 알아서 자제하고 일에 전념한다. 삼각관계가 있긴 하지만 심각해지려다 만다ㅋ 남자나 여자나 섭남이나 더 이상 사랑 따위엔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아는 것이다. 할 만큼 하기도 했을 것이고.. 


그랑 메종 도쿄2019년 드라마여서인지 2020년 도쿄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작정하고 만든 티가 역력했고 도쿄 올림픽만 성공시키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 묻어있는 드라마였다. 코로나로 인해 도쿄 올림픽이 무기한 연기된 2020년 하반기인 이 시점에 보면 묘하게 서글픈 구석이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일과 사랑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일드가 가장 잘 하는 걸 이쪽 장르의 달인인 기무라 타쿠야(이번엔 프랑스 요리 천재로 나온다)를 통해 이보다 더 잘 해 낼 수 없는 완성도로 만들어낸 걸작이다. 20년 전 일드를 보는 기분에 묘한 향수에 젖었고 본의 아니게 기무라 타쿠야의 노화 정도를 체크하며 나 자신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