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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9일 수요일

톰 크루즈와 기무라 타쿠야


 

탑건: 매버릭’ 1회차에는 최고다! 멋있다! 톰 크루즈가 자기 관리를 잘 했고 공중전도 끝내주네! 열광하며 봤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2회차 관람을 앞두고 나니 과연 톰 크루즈는 행복했을까? 의문이 든다. 50대 이후엔 어떤 인생을 살아야 행복할까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 영화는 그에 대한 톰 크루즈만의 해석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엊그제는 뜬금없이 기무라 타쿠야 생각이 났다.

톰 크루즈는 탑건이후 36년 만의 속편이지만 기무라 타쿠야는 거의 매년 줄기차게 탑건같은 드라마를 찍고 있다. 기본적으로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 잡기가 메인 테마인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남들 다 은퇴하거나 관리직으로 물러날 나이에 항상 현역을 고집하고 윗사람과 불화를 겪는 매버릭이지만 실력은 최고고 몸 관리도 잘 해서 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취미 같은 건 없고 있어도 본업에 도움이 되는 취미고 워커홀릭처럼 일만 생각하고 24시간 일에만 빠져 살아서 연애는 어떻게 할까 싶지만 마침 주변에서 그런 모습을 삐딱하게 지켜보고 있던 젊은 여자가 있는데 결국엔 그에게 홀딱 반하고 만다. 종종 옛날 애인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과거에 피치 못하면서도 납득할 만한 사정이 있어서 헤어진 거여서 악감정은 없고 쿨하게 젊은 여자와의 사랑을 응원해준다.

남들 보기엔 모르겠는데 과연 이런 인생이 행복할까? 매버릭으로 평생을 떠돌고 일 밖에 모르고 새로 만나는 애인은 점점 어려지는? 아마 톰 크루즈도 제니퍼 코넬리랑 결국엔 잘 안 됐을 것 같다.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기무라 타쿠야의 TBS 드라마 ‘그랑 메종 도쿄(グランメゾン☆東京)’를 보고..



일드는 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가 최고였고 그 중심엔 기무라 타쿠야가 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각잡고 본 것도 한드보다 그 때 그 시절의 일드가 먼저였다. 내 마음 속의 기무라 타쿠야는 잘 생기고 스타일 좋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고 파일럿, 검사, 카레이서, 헤어스타일리스트, 아이스하키, 피아니스트 등등 못 하는 게 없는 멋쟁이 동네 형 같은 존재였고 최근까지도 그랬는데 얼마 전에 그랑 메종 도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영원히 멋진 형일 것만 같았던 바로 그 기무라 타쿠야가 늙은 것이다. 아무리 어리게 봐주려 해도 50대 밑으로는 무리였다. 웃픈 건 외모는 분명 50대고 늙어서인지 체구도 작아졌는데 하는 행동은 90년대 그 때 그 시절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거였다. 여전히 독불장군에 독고다이 아웃사이더여서 고난을 겪고 주변의 오해도 사지만 끝까지 신념을 버리지 않다가 결국엔 승리하는 멋쟁이 동네 형 기무라 타쿠야.. 상대 여배우도 비슷했다. 외모는 분명 50대인데 기무라 타쿠야와 티격태격하는 모양새는 그 때 그 시절 20대 여배우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일본 사회의 고령화 때문인걸까? 50대지만 20대 소녀(?)가 가질만한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힘으로 노력하다가 우연히 기무라 타쿠야를 만나 발끈! 파르르! 티격태격! 옥신각신! 막판엔 훈계도 하면서 결국엔 꿈을 이룬다. 다만 이번엔 두 사람 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막 물불 가리지 않는 맹목적인 사랑을 나누진 않는다. 사랑은 적당한 선에서 각자 알아서 자제하고 일에 전념한다. 삼각관계가 있긴 하지만 심각해지려다 만다ㅋ 남자나 여자나 섭남이나 더 이상 사랑 따위엔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아는 것이다. 할 만큼 하기도 했을 것이고.. 


그랑 메종 도쿄2019년 드라마여서인지 2020년 도쿄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작정하고 만든 티가 역력했고 도쿄 올림픽만 성공시키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 묻어있는 드라마였다. 코로나로 인해 도쿄 올림픽이 무기한 연기된 2020년 하반기인 이 시점에 보면 묘하게 서글픈 구석이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일과 사랑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일드가 가장 잘 하는 걸 이쪽 장르의 달인인 기무라 타쿠야(이번엔 프랑스 요리 천재로 나온다)를 통해 이보다 더 잘 해 낼 수 없는 완성도로 만들어낸 걸작이다. 20년 전 일드를 보는 기분에 묘한 향수에 젖었고 본의 아니게 기무라 타쿠야의 노화 정도를 체크하며 나 자신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