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4일 화요일

MBC드라마 ‘닥터 로이어’ 1화를 보고..


 
미스터 기간제로 데뷔한 장홍철 작가의 차기작. 학원물에 이은 병원물인데 주인공은 둘 다 변호사다. 미스터 기간제의 주인공은 선생님 + 변호사였고 이번은 의사 + 변호사인데 캐릭터 설정이 좋다. 학원, 법원, 병원 등 제법 자료 조사가 요구되는 장르들인데 작가가 아는 게 많은 스타일인듯. 주인공 소지섭이 천재 외과 의사로 나오는데 실력을 인정받아 병원 역사상 최연소 외과 과장으로 승진하지만 조작된 수술을 집도하게 되고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며 1회가 끝난다. 2회는 소지섭이 조작된 수술로 인해 모든 걸 잃는 이야기일 것 같은데 1화 전개가 너무 느리고 담고 있는 정보들이 적어 답답했다. 수술 장면이 너무 많고 길었다. 소지섭이 천재 외과 의사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였겠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길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막판에 소지섭이 자신이 수술한 심장이 누구 겁니까! 물으며 울부짖을 땐 임팩트 있었다.

tvN 드라마 ‘링크: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1화를 보고..



여진구가 미쉐린 별 붙은 비싼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잘 나가는 쉐프인데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눈물을 흘리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해서 미쳤다는 소문이 돌지만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의 감정이 링크되어 실시간으로 느껴져서 그랬던 거고 원래는 쌍둥이 여동생과 링크였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 실종된 상태여서 어쩌면 여동생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그리고 일하던 미쉐린 별 붙은 비싼 식당을 그만두고 허름한 동네에 레스토랑을 오픈한다. 한편 레스토랑 알바로 일하는 문가영은 자신을 쫓아다니던 스토커를 죽이고 자수하려다 말고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이실직고한다. 문가영의 엄마는 문가영이 스토커를 죽였다는 걸 알고는 시체를 냉장고에 숨기는데 여진구는 누가 멀쩡한 냉장고를 버린 줄 알고 그 냉장고를 자신이 차린 식당으로 가져가고 문가영 측이 경악하며 1회가 끝난다. 타인의 감정이 실시간으로 느껴진다는 링크 현상이 납득이 안 되지만 여진구의 여동생의 행방이 궁금해서 최소한 서너회는 더 볼 듯.


2022년 6월 8일 수요일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더 보이즈: 디아볼리컬(The Boys Presents: Diabolical)’을 보고..



더 보이즈시즌1을 흥미롭게 봐서 봤는데 전반적으로 잔인하다. ‘더 보이즈시즌2를 보고 있는데 이 시리즈의 차별화 전략은 잔인함 같다


1레이저 아기의 외출은 컴파운드V를 맞은 아기가 폐기 처분 직전 눈에서 나오는 레이저 광선으로 자신을 폐기하려는 보우트사 직원들을 조각내는 이야기다.


2부모를 죽이는 열받은 영웅들은 컴파운드V를 맞고 부작용으로 쓸모없는 초능력을 갖게 된 영웅들이 부모에게 잔인하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3난 당신의 마약상은 마약 빤 슈퍼히어로가 부작용으로 폭주하다 자멸하는 이야기다.


4‘3D호의 보이드는 보우트사의 신약으로 미남 미녀가 된 커플이 인플루언서가 되었다가 약빨이 다해 몰락하는 이야기다.


5영원한 베프들은 컴파운드V를 먹고 똥을 조종하는 초능력이 생긴 소녀 이야기다. 더러웠다.


6누비안 대 누비안은 이혼 직전의 슈퍼 히어로 부부의 딸이 부모의 재결합을 위해 빌런에게 말썽을 피워달라고 의뢰하는 이야기다.


7존과 선희는 할아버지 경비원이 말기암 부인의 병을 고치려고 컴파운드V를 훔쳐서 아내에게 먹였다가 아내의 암세포가 괴물로 변해 폭주하는 이야기다. 윤여정이 성우여서 반가웠고 엔딩 크레딧에 아리랑이 울려퍼져 당황스러웠다.


8‘1+1=2’는 홈랜더의 신입 시절 이야기인데 히어로의 추악한 이면이 주제여서 가장 더 보이즈스러웠다.

얼마 전에 ‘왓 이프...?와 ‘러브, 데스 + 로봇시즌3를 간만에 재밌게 봤는데(특히 히바로’) ‘더 보이즈: 디아볼리컬도 그만큼 재밌었다. 굳이 꼽자면 2, 8화가 괜찮았다. 요즘엔 길면 부담스럽고 실사는 지루해서인지 짧고 굵은 애니메이션이 땡긴다.


2022년 5월 23일 월요일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왓 이프...?(what if)’를 보고..



2010년대 중반 이후의 마블 영화에 딱히 재미를 못 느끼고 마블보다는 디씨를 선호하는 편인데 왓 이프...?’는 괜찮았다. MCU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봤는데도(대략 2012어벤져스쯤부터 팔로우를 포기) 재밌었으니 MCU에 대해 잘 알았다면 훨씬 더 재밌게 봤을 것 같다. 마블은 태생이 만화여서인지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에 더 잘 어울린다. 마블의 실사 영화 자체가 거의 애니메이션이나 마찬가지니 실사 영화에서 어딘지 모르게 2% 아쉬웠던 부분이 애니메이션에서 100% 구현된 느낌이고 퀄리티도 매우 고퀄이다.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걸 보고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대충 만든 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다른 마블 영화나 애니메이션처럼 이 역시 코믹스가 원작이고 상업성을 이유로 실현되기 어려운 전개가 특징이라는데 이왕 시작한 거 영화에서 차마 못 한 것들 위주로 계속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시즌1을 다 보진 못했고 1만약... 캡틴 카터가 퍼스트 어벤져라면?”이랑 2만약... 티찰라가 스타로드가 됐다면?” 그리고 5만약... 좀비라면?!”을 봤고 1>2>5화의 순으로 재밌었다. 다음 감상 예정은 8만약... 울트론이 이겼다면?”이다.


2022년 5월 18일 수요일

황보름 작가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고..



일본의 현재는 한국의 10년 후 모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얼마 전부터는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듯 하지만 적어도 서점가의 소설과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트렌드만 봐선 대충 10년 전쯤 한창 유행하던 일본의 저예산 힐링 영화 열풍이 연상된다. 퇴사 후 휴남동이라는 작고 조용한 동네에 서점을 차린 여주인공은 서점에 우두커니 앉아 몇 개월을 흘려보낸 후 조금씩 기운을 차려 서점을 서점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서점 내 카페에 바리스타도 채용한다. 바리스타는 취업 준비에 지친 청년인데 여주인공은 청년과 함께 열심히 서점을 꾸미고, 독서토론, 북토크 등의 이벤트를 벌인다. 그러자 동네 사람들을 시작으로 서점에 점점 사람들이 모이고 서점으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할 무렵 서점을 찾은 어떤 손님에 의해 여주인공의 가슴 아픈 과거가 밝혀진다는 이야기다. 번 아웃 직장인이 퇴사 후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동네에 작은 서점을 차려 힐링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이야기인 셈인데 나로서는 너무나 판타지로만 느껴져 힐링이 되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있었는데 얼마 못 가 서점업은 접고 공간 대여업으로 피보팅하더라.


창비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를 읽고..


월급만으론 부족하고 일확천금이 필요한 3명의 평범한 여성 직장인이 쥐꼬리만한 월급에 만족하지 않고 용감하게 가상 화폐에 투자해서 큰돈을 버는 이야기다. KBS 단막극으로도 제작된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2020년대를 이끌어갈 한국문학의 얼굴”, 문단의 대형 신인등의 찬사를 받은 장류진 작가의 차기작이고 출판사도 창비여서 봤는데 말 그대로 3명의 흙수저 여성 직장인이 코인으로 자산을 수십배로 불려 부자 되는 이야기가 다여서 허무했다.

이걸 열린 엔딩이라 보기도 어렵고 그냥 발단-전개-절정-결말에서 절정과 결말이 빠진 느낌이다. 주인공들에게 좋은 일만 일어나고 끝나는 이야기를 이야기라고 할 수 있나? 장편 소설이긴 하지만 체감상 장편으로 분류될 만한 분량은 아니고 잘 봐줘야 중편 정도. 미래가 없는 직장 분위기 묘사만 생생하고 좋았다. 암튼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도대체 왜 나는 남들 다 하는 코인을 안 한 건지 자괴감이 들어 고통스러웠는데 최근 코인 판에 워낙에 흉흉한 뉴스가 많아서인지 더 이상 고통스럽진 않다.


일의 기쁨과 슬픔이 낫다.


p.s. 2022년 6월 20일 추가

현재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물론이고 주식이고 부동산이고 모조리 대폭락하고 윈터가 코 앞에 와 있으니 코인에 올인했다 패가망신한 이야기가 후속편으로 가능하겠다.


2022년 5월 12일 목요일

ENA 개국 첫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 1화를 보고..



구필수는 없다?

화제성이 없다. 요즘 같이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엔 너무 야심이 없는 평범한 제목 아닌가 싶었는데 이게 구필수라는 주인공 이름을 통한 개그를 노렸던 것 같다. 이야기도 비슷하다. 간략한 줄거리 소개를 보니 중년의 치킨집 사장과 젊은 스타트업 대표의 브로맨스 같은데 역시 너무 평범한 것 같아서 볼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았다. 둘 다 그간 많이 봐 왔던 지나치리만큼 익숙한 캐릭터들이고 주변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애들 공부에 목숨 거는 학부모들이라든지.. 

그런데 막상 보니까 재미가 있어서 놀랐다. 제목은 올드하기만 하고 그닥 웃기지는 않지만 본편은 다 아는 맛이어도 매씬들에 유머와 공감이 넘치고 캐릭터도 정감 있다. 한 마디로 드라마에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살짝 엉클느낌인데 곽도원도 잘했고 작가의 필력 역시 범상치 않다. 문제는 이런 장점들은 막상 봐야 알게 되는 것들이란 것이다. 그냥 제목이나 줄거리 소개만 봐선 딱히 찾아봐야 할 이유가 없다. 확실히 화제성이 부족한듯.

나도 이게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그냥 별생각 없이 본 거지 넷플릭스 회원이 아니었다면 굳이 구필수는 없다를 보겠다고 비회원이었던 olleh tv, seezn 또는 ENA에 유료 가입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