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3일 수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탠딩업(Drôle)’을 보고..


 

나는 개그맨들이 여럿 나와서 대본에 따라 연기하는 코미디는 하나도 안 웃기고 말로만 웃기는 스탠드업이 웃겨서 종종 넷플릭스와 유튜브에서 스탠드업 공연 영상을 찾아보곤 한다. 마이크 하나 들고 사람을 웃긴다는 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초능력 아닐까? 매 공연마다는 아니어도 웃기는 농담을 주 단위로는 새로 개발해야 할 텐데 특히나 농담의 소재를 주로 자신의 일상에서 얻는 스타일이라면 이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외국에선 스탠드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미스터리다

한국에선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 홍대에서 하는 유료 스탠드업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다. 한국의 스탠드업은 넷플릭스와 유튜브에서 주로 외국의 스탠드업을 접했던 나의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코미디언들의 음담패설이 메인이었는데 별로 웃기지가 않았다. 바로 앞에서 웃기려고 애쓰는 사람 앞에서 초지일관 무표정으로 있을 순 없어 예의상 웃는 연기를 했는데 이게 나 혼자만의 감상은 아니었는지 코로나와는 상관없이 공연이 종료되어 버렸더라. 요즘도 하는 곳이 있는지 모르겠다만 어쩐지 한국에선 스탠드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 같다.

넷플릭스에 프랑스 스탠드업 세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올라왔길래 프랑스 스탠드업 세계는 어떤지 궁금해서 봤는데 한국보다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건 확실히 알겠고 드라마 자체도 괜찮았다. 6부로 짧아서 좋았고 프랑스의 빈부격차와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성풍속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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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1기, 2기(무한열차), 3기(유곽)를 보고..



귀멸의 칼날입문은 넷플릭스에 올라온 귀멸의 칼날’ 126부작이다. 첫 회 보고 오랜만의 일본 소년만화 감성이 반가워 26부까지 빈지워치했다. 1기를 다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극장판이자 2기 무한열차편이 개봉하길래 코로나 시국임에도 극장에 갔다. 너무도 화려한 볼거리 덕에 티켓 값이 아깝진 않았지만 이야기 전개가 더딘 점은 아쉬웠다. 아무리 극장판이라도 열차에서 싸우고 내려서 싸우고가 끝인 건 너무했다. 그 다음은 3기 유곽 편이다. 이야기가 시원스레 진행되고 유곽의 볼거리도 화려하고 남매 혈귀의 기구한 사연도 대만족이었지만 일주일에 한 편씩 공개라 감질났다

애니로 시작했으니 쭉 애니로 달릴 생각이었지만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원작 만화책을 찾아봤다. 이 정도 인기면 완결이 안 나야 정상인데 23권이 마지막이어서 당황했다. 유곽 편의 엔딩이 궁금해서 본 건데 막상 보니 멈출 수가 없어서 끝까지 봐 버렸다. 작가가 돈 벌겠다고 작정만 한다면 엿가락처럼 늘이고 늘려 무한 연재도 가능한 설정인데 그러긴 커녕 엔딩을 서두른 느낌이다. 설상가상 재미도 애니가 훨씬 낫다. 애니에선 액션씬이 장관인데 만화책으론 그 느낌이 전혀 안 난다. 그림체도 조잡하다. 괜히 찾아봤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도 꾹 참고 애니메이션으로 쭉 따라갈 걸 그랬다.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네이버 오리지널 웹툰 '물 위의 우리'를 보고..



한국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드라마 웹툰. 스토리는 뱁새, 작화는 왈패가 담당했고 2020년 네이버 웹툰 최강자전 준우승 작품이다. 20211218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연재 중이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여러 차례의 지각 변동 이후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한 지구. 한국은 잠실타워를 제외하곤 국토 대부분이 수몰됐고 잠실타워는 생존자들이 두 파벌로 나뉘어 대립하는 지옥 같은 전쟁터로 변했다. 타워에 살고 있던 호주는 딸 한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배에 오른다. 호주와 한별 부녀가 탄 배는 지옥 같은 잠실타워를 떠나 고향 섬을 향해 달린다.

고향의 어른들은 20년 전 고향을 떠난 호주와 그의 딸을 반갑게 맞이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워를 떠난 한별은 모든 게 처음이기에 새로움 가득한 바깥세상을 마음껏 즐긴다. 그러나 호주에겐 고향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예전 같지 않다. 아이들은 그들을 외지인이라며 무서워하고 섬 구석에는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매연과 최첨단 시설들이 보인다. 고향 사람들은 호주의 궁금증을 쉽사리 풀어주지 않는다. 호주는 친구를 만나 자신이 고향을 떠나 있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내려 하는데 친구는 그에게 되묻는다. “알면. 또 옛날처럼 다 죽이게?”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워터월드가 떠오르는데 도대체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고 지금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계속 보고 있다.

 

https://series.naver.com/comic/detail.series?productNo=6612961


2022년 3월 8일 화요일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리처(REACHER)'를 보고..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만 해도 볼 게 차고 넘치는데 결국 아마존 프라임까지 가입하고야 말았다. 예전에 탐 크루즈가 출연했던 잭 리처가 아마존 오리지널 8부작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탐 크루즈 말고 진짜 원작에 충실한 거구의 배우가 연기하는 잭 리처가 궁금했는데 확실히 거구의 앨런 리치슨이 소설 원작의 매력은 잘 살렸다. 초반의 액션씬도 화끈하게 잘 뽑았다. 다만 캐릭터 매력 있고 액션씬도 화끈한데 이야기가 에러다. 지루하다.

떠돌이 리처가 미국 이곳저곳을 여행 중에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도착하는데 이 마을에 무슨 어마무시한 비리가 있어 이를 파헤친다는 설정인데 리처의 엄청난 능력에 비해 비리의 배후에 숨어 있는 빌런이 그다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 스릴도 없고 긴장도 안 된다. 리처가 사건의 진실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에 특별히 대단한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커다란 덩치와 막강한 힘으로 치고 박고 때려부수는 게 다다. 또 머리는 엄청나게 좋아서 아는 것도 많고 매사에 척하면 척이고 미인계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거의 슈퍼 히어로다. 지금 4부 보고 있는데 이 정도 능력의 소유자라면 형을 죽인 나쁜 놈도 금방 밝혀낸 후 별 어려움 없이 제압할 것 같다. 8부 완결인데 넘 길고 4부면 딱 좋았겠다.

아마존 프라임도 별로다. 볼 게 별로 없다.


2022년 3월 3일 목요일

한국 드라마의 상향 평준화


'도베르만' 1 보기 시작했는데 나쁘지 않다. 주인공 이름은 유치한데 소재가 특이해서 흥미롭다. '소년심판' 1회는 주제에 이야기를 끼워 맞춘 억지스런 느낌이 들지만 분위기가 나쁘진 않아서 계속 생각이다. '사내맞선' 1 보고 너무 재밌어서 2회까지 자리에서 봤다. 김세정 잘하고 설인아 매력있다. 주제 의식이고 웰메이드고 필요없고 유치해도 좋으니 기분 좋은 드라마가 필요했는데 내가 원했던 드라마다. 아무 생각없이 봐도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는 점도 마음에 든다. '서른, 아홉' 좀 뻔한 감은 있지만 배우들 분위기가 괜찮아서 계속 보고 싶고 '기상청 사람들' 1회만 봐도 여러모로 보기 드문 수작이어서 계속 보고 싶 '스물 다섯 스물 하나' 4부만에 역대급 걸작 탄생 분위기라 수가 없다. 작년 기대작들은 대체로 뚜껑을 열어보니 없었고 불과 전까지만 해도 요즘 만한 드라마가 없어 불만이었는데 새해 넘어오면서부터 갑자기 볼만한 드라마가 쏟아져 나온다. 이전까지의 상황은 2 전진을 위한 1 후퇴였나보다.




2022년 2월 24일 목요일

김태리, 남주혁의 tvN 오리지널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고..




김태리 매력 쩐다. 마치 슬램덩크의 강백호 같다. 이 드라마는 어쩌면 슬램덩크의 남녀 체인지 버전일 수 있겠다. 몇 년 전에 요즘 남자 배우들 중에선 남주혁이 제일 잘 생겼다는 얘길 종종 들었는데 그 땐 몰랐지만 남주혁 잘 생긴 거 이제야 알겠다. 막 신들린 연기력의 소유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극중 배역과 매우 잘 어울린다. 다만 4회쯤 보고 나니 좀 답답한 감도 있다. 놀라운 건 김태리 엄마 역의 서재희다. 진짜 90년대스러운 마스크다. 1998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2022년으로 넘어온 사람 같다. 연기력도 범상치않은 게 여자 주인공 엄마 또래 역을 맡을 만한 여배우들 중에선 조만간 탑 찍을 것 같다.
 
잘 쓰고 잘 찍었다. 고증과 디테일이 좋고 특히 여름밤 분위기를 근사하게 담아냈다. 커피 프린스가 생각났다. 말고도 다양한 작품들이 떠오르는데 작가가 준비를 제대로 했다. 4화까진 훌륭하고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몇 년간은 레퍼런스로 회자될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시청률도 6.3%에서 8.7%로 매회 폭풍 상승 중이다. 작가가 김은숙 보조작가 출신인데 청출어람각이고 여심 묘사가 범상치 않아 감독이 여자인줄 알았는데 남자라서 신기하다. 부디 중후반도 탄탄하길!


2022년 2월 9일 수요일

이동진의 드라마 리뷰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고..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영화 비평가인 이동진이 드라마 리뷰를 시작한 걸 보니 한국영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동진 본인도 드라마를 본 게 20년 만이라고 하던데 코로나 사태로 인한 극장가의 신작 한국영화 실종 상태가 2020년부터 벌써 3년차로 접어들고 있으니 전업 한국영화 비평가로서는 대안을 찾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명색이 한국영화 비평가인데 연극이나 뮤지컬 리뷰는 뜬금없고 대안이랄 게 드라마 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주말이나 일일 드라마는 감상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고 OTT 드라마가 영화랑 비슷한 결이 있어 시도한 것 같은데 아마 지속 가능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길다. 영화는 끽해야 두 시간이면 한 편 다 보고 별점을 줄 수 있지만 드라마는 끝까지 다 보려면 최소 하루에서 일주일은 투자해야 한다. 그나마 OTT에 전편이 올라온 드라마가 전편 감상에 하루에서 일주일이 걸리는 거고 매주 2회씩 방송하는 16부작 드라마의 경우엔 종방까지 보통 3개월이다. 별점 평가 하나에 3개월이 걸리는 것이고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 보면 16부 완주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기존의 드라마 비평가나 연예 기자들은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보고 리뷰하는 게 아니라 첫방 보고 기사를 쓰거나 실시간으로 본방 사수를 하며 다음 날 아침에 줄거리 요약이나 감상문 정도를 올리는 것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영화 같은 드라마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D.P’, ‘지금 우리 학교는’, ‘오징어 게임등은 드라마라기보다는 러닝타임 긴 영화에 가까워 기존의 작업 방식으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그 외 대다수 드라마들은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간 뭔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느낌이 들 것이다빨리 코로나가 끝나는 수 밖에 없겠다.

p.s.



한국 드라마 시청률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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