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8일 수요일

할런 코벤 원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영원히 사라지다(Gone for Good)’을 보고.. (스포주의)


 

할런 코벡 원작 드라마여서 봤고 이로써 넷플릭스에 올라온 할런 코벤 원작 드라마는 다 본 셈이다. 이젠 할런 코벤 원작 드라마는 사전 정보 없이 봐도 할런 코벤 원작인지 아닌지 구별 가능하다. ‘스트레인저’, ‘결백’, ‘’, ‘내 이웃의 비밀’, ‘영원히 사라지다의 이야기 모두 평범한 일상을 살던 남자가 여자 때문에 개고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여자가 자의 또는 타의로 사라지면서 남자의 고통과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스트레인저결백은 아내가 사라지고 은 여동생이 실종되고 내 이웃의 비밀은 딸이 사라지고 영원히 사라지다는 약혼녀가 사라진다. 사라진 여자들에게 남자가 꿈에도 모르고 있던 미치고 환장하겠는 과거가 드러나고 남자가 반쯤 미친 상태로 여자의 행방을 추적하다 보면 마침내 상상도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영원히 사라지다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약혼녀가 사라지는데 뒷조사를 해 보니 창녀였고 숨겨둔 딸도 있다고 해서 충격을 받는데 이것도 모자라 마약 조직과 관련된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고 해서 장례식에 가 보니 자기가 아는 약혼녀가 아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이 모든 건 죽은 줄 알았던 형이 숨어 살다가 벌인 일이었고 형을 노리던 악당이 사실은 악당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쌈빡하게 5화로 끝나서 다행이지 10화였으면 또 최소 1주일은 아무 일도 못할 뻔했다.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 여주가 특히 무책임했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긴 하지만 남자에게 전화나 문자 한 통만 해 줬어도 남자의 고통이 훨씬 덜했을 것이다.


주요 배경인 프랑스 니스 해변의 풍광이 예술이었다.


관련 포스팅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트레인저를 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결백을 보고..


2021년 8월 12일 목요일

KBS 드라마 '경찰수업' 1, 2화를 보고..



드라마가 참 밝고 건강하다. 최근 몇 년간 어처구니없는 막장 또는 싸이코패스 나와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극악무도하면서도 흉악한 드라마들이 하도 많아 어린이도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이래도 되나 싶을 지경이었는데 KBS에서 간만에 KBS다우면서도 볼만한 드라마가 나왔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대충 다 아는 뻔하고 익숙한 맛인데도 식상하다기보다는 반갑기 그지없다.

경찰 학교에 입학한 청춘이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훌륭한 경찰으로 성장하며 현직 형사를 도와 악당까지 소탕한다. 대본이 탄탄해서 작가의 전작이 뭔지 찾아봤는데 이 작품이 민정이라는 이름으로는 첫 작품이다. 아무리 봐도 신인 같지는 않은데 신인이라면 임상춘급 대형 신인 탄생이다. 연기자들도 신인이 대다수이지만 무슨 역을 맡아도 차태현으로 나오는 차태현 덕분에 극이 흔들리지 않는다

오프닝 유도 경기 씬에서 정수정이 진영을 집어 던질 때 하늘 높이 날아가는 진영을 보면서 하차할까 생각도 했지만 꾹 참고 보길 잘했다. 정수정은 써치때는 군인으로 이번에는 경찰이다. 필모 관리를 매우 잘 하고 있다. 15.2%, 26.5%로 시청률도 상승세다. 이 기세라면 10%는 가뿐히 돌파할 것 같다.


2021년 8월 7일 토요일

HBO 오리지널 드라마 '웨스트월드(west world) 시즌1, 2를 보고..



인간들에게 학대당하는 인공지능 로봇들이 참다 못해 반란을 일으킨다는 뻔한 이야기이지만 회당 백억원에 달한다는 제작비 때문인지 만듦새와 디테일이 그럴 듯해서 꾸준히 봤다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납득이 안 되는 설정들이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튀어 나와 몰입이 어려웠다. 


드라마 속 웨스트월드라는 곳은 서부개척 시대를 테마로 한 일종의 테마파크이다. 가상현실 게임 속 세상이라면 모르겠다만 현실 세상 속 어딘가에 구현되어 있는 테마파크이다보니 고객 한 명 한 명을 중심으로 이 거대한 월드를 돌아가게 만든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고객들이 망가뜨린 호스트들을 매번 다 수리하고 기억을 지워 제 자리에 갖다 놓는 비용만 생각해도 도저히 견적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알고 보니 이 모든 비효율적인 행위들이 일종의 IP구축을 위한 투자였다고 밝혀지긴 하지만 여러모로 현실 세상 속에서 인공지능 로봇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보다는 깔끔하게 헬맷 하나 쓰고 하는 가상현실 게임이 목적 달성에 훨신 용이했을 것 같다. 




시즌1은 로봇들의 각성이고 시즌2는 로봇들의 반란이고 시즌3는 현실 세상 속으로 튀어 나온 로봇들이 인간들을 지배하는 인공지능과 벌이는 한 판 승부라는데 시즌1과 2는 완주했지만 시즌3는 1화까지만 보고 하차했다. 시즌3의 배경이 웨스트월드만큼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이야기라면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충분히 봤다. 그러고 보니 시즌2의 일본 배경도 별로였다. 사무라이들이랑 닌자 나오는 순간 하마터면 하차할 뻔 했다. 그래도 요즘이 한창 넷플릭스에 볼 게 없어서 방황 중인 시기여서인지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시즌1, 2였다. 


다 아는 뻔한 이야기라도 디테일이 매력적이면 충분히 볼 만 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2021년 7월 21일 수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나는 어떻게 슈퍼히어로가 되었는가'를 보고..



청소년들 사이에 코로 흡입하면 초능력이 생기는 약물이 유행하고 때문에 연쇄 화재 사건이 발생한다. 화염을 쏘는 초능력이 생기게 하는 약물 탓이다. 주인공인 남자 형사는 약물 유통상을 수사하는데 동시에 초능력자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희생자들에겐 혈액이 빠졌나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하고 초능력자의 혈액을 빼내 약을 만드는 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사의 실마리가 잡힐 때쯤 그들은 증거 인멸을 위해 오히려 경찰서를 공격하는데 남자 형사의 동료 형사가 죽을 위기에 처하고 바로 주인공의 초능력이 깨어난다. 알고 보니 그는 초능력자인데 과거 초능력을 사용해 사건을 해결하다 사고를 치고 초능력을 봉인해둔 상태였다. 남주는 동료 초능력자들과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고 경찰에선 초능력자들로만 구성된 팀을 결성한다


시즌1 1 또는 파일럿 같은 영화인데 시즌으로의 발전은 어려워보인다. 캐릭터에 매력이 없고 세계관도 식상하다. 이건 프랑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고 스페인의 '히어로는 없다', 영국의 '프릭스: 오브 어스', 미국의 '블러드샷'등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이 이런 식의 시도를 종종 하고 있는데 아직 시즌으로 발전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없었던 같다. 마블과 디씨가 괜히 마블과 디씨인 아닌듯.



2021년 7월 19일 월요일

오쿠다 히데오의 '죄의 궤적'을 읽고..




오쿠다 히데오의 오랜 팬이어서 7년만의 장편 신작이 나왔다기에 봤는데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읽는 내내 내가 이걸 읽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1964 도쿄 올림픽 직전에 벌어졌던 유괴 사건 실화를 소설화 건데 주제로 보나 소재로 보나 하나 새로울 것이 없어 지루하기만 했다. 극중에서도 언급되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 보고 싶었다


계부로부터 학대를 당해 뇌를 다친 성장한 남자가 변변찮은 일자리를 구해 빈집을 털다 야쿠자들의 싸움에 휘말려 살인 누명을 쓰고 돈이 필요해 어린이를 유괴해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을 떠나려는 애인을 죽이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학대한 계부를 죽이러 가다가 잡히는 이야기다.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니까 계속 읽다 보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봤는데 끝까지 없었다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 재일교포 야쿠자가 등장하는 말곤 한국의 독자로선 굳이 끝까지 읽을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의 몸값' 여러모로 훨씬 나았다. 읽고 나니 구로사와 아키라 + 이마무라 쇼헤이에 대한 오마주 같기도 하다.





2021년 7월 8일 목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비하인드 허 아이즈(behind her eys)'를 보고.. (스포일러 주의)



정신과에서 비서로 일하는 싱글맘 루이즈는 새로 온 직장 상사 데이비드와 불륜 관계로 발전한다. 그리고 데이비드의 아내 아델과는 친구가 된다. 아델은 데이비드와 루이즈를 이간질 시켜 멀어지게 한다. 루이즈는 아델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끼고 그녀의 과거를 조사하던 중 유체 이탈 능력에 대해 알게 된다. 아델은 데이비드와 루이즈의 비밀스러운 불륜 관계를 유체 이탈 상태에서 구경해 온 것이다. 그리고 아델은 아델이 아니었다.

 

부잣집 외동딸 아델은 어린 나이에 화재로 죽을 뻔 했으나 지금의 남편인 데이비드가 그녀를 구해줬다. 부모님을 잃고 혼자가 된 아델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마약에 찌든 로버트를 만나 친해진다. 둘은 절친이 되고 아델은 로버트에게 유체 이탈 방법을 알려준다. 아델이 먼저 정신병원에서 퇴원하고 로버트는 나중에 놀러온다. 그리고 로버트는 데이비드를 만나게 된다. 데이비드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델과 로버트는 다시 유체 이탈 놀이를 한다. 로버트는 그때 아델의 육체로 들어가 로버트의 육체와 아델을 살해한다. 이제 로버트는 아델이 되어 살아간다. 데이비드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로버트의 영혼이 깃든 아델은 데이비드에 집착하고 데이비드는 그런 아델(로버트)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과거에 로버트(아델)의 시체를 함께 유기했다는 사실이 발각될까봐 아델(로버트)를 떠나지도 못한다.

 

루이즈는 이 모든 사실을 알아내고 데이비드에 대한 오해를 푼다. 하지만 아델(로버트)는 루이즈를 집으로 유인해 유체 이탈 능력으로 루이즈 안에 들어가 데이비드와의 결혼에 골인한다. 신혼여행을 떠나는 날. 루이즈의 아들은 루이즈(로버트)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채면서 끝. 초반엔 부부의 세계뺨치는 고급스러운 치정 막장 스릴러인줄 알았다가 중반부쯤 유체이탈이 나오면서 확 깼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볼 만 했다.


2021년 7월 6일 화요일

더 게스트(inside)를 보고.. (스포일러 주의)



무서운 줄 알고 봤는데 지루하고 슬프기만 했다

부주의한 실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남편과 청력을 잃은 임신녀 세라는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살고 있다. 이웃에 게이 커플 친구가 있고 그들은 세라에게 힘이 되어 주려 한다. 어느 날, 평범한 저녁을 보내려는데 초인종이 올린다. 문구멍을 통해 밖을 내다보니 모르는 여자가 서 있다. 그녀는 세라에게 차가 고장 났다며 전화를 빌려 달라고 한다. 세라는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이는 게 찝찝해서 거절하는데 그녀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남편이 집에 있다고 하자 그녀는 니 남편 죽은 거 안다는 섬뜩한 한마디를 던진다. 여기까진 볼 만 했다

얼마 뒤 낯선 여자는 집에 쳐들어와 세라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꺼내 가려 하고 세라는 저항하며 도주하는데 낯선 여자는 세라와의 숨바꼭질 와중에 세라의 집에 들른 세라의 엄마, 이웃집 게이 커플, 순찰 중인 경찰들까지 싸그리 죽여 버리고 마지막으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세라와 최후의 결투를 벌이고 세라의 승리로 끝난다. 여자가 무슨 초능력자도 아니고 고통에도 끄떡없고 전투력도 뛰어나다. 알고 보니 그녀는 세라가 일으킨 교통사고의 피해자이고 세라처럼 임신 중이었는데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여자였다. 이 모든 난장판은 아이를 잃은 엄마의 슬픈 복수극이었던 것이다

이야기가 너무 단순하다. 초반에 세라에게 섬뜩한 한 마디를 던진 이후로는 엔딩까지 여자 둘이서 치고 박고 쫓고 쫓기기만 해서 지루했다. 사연은 슬프고..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