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7일 토요일

HBO 오리지널 드라마 '웨스트월드(west world) 시즌1, 2를 보고..



인간들에게 학대당하는 인공지능 로봇들이 참다 못해 반란을 일으킨다는 뻔한 이야기이지만 회당 백억원에 달한다는 제작비 때문인지 만듦새와 디테일이 그럴 듯해서 꾸준히 봤다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납득이 안 되는 설정들이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튀어 나와 몰입이 어려웠다. 


드라마 속 웨스트월드라는 곳은 서부개척 시대를 테마로 한 일종의 테마파크이다. 가상현실 게임 속 세상이라면 모르겠다만 현실 세상 속 어딘가에 구현되어 있는 테마파크이다보니 고객 한 명 한 명을 중심으로 이 거대한 월드를 돌아가게 만든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고객들이 망가뜨린 호스트들을 매번 다 수리하고 기억을 지워 제 자리에 갖다 놓는 비용만 생각해도 도저히 견적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알고 보니 이 모든 비효율적인 행위들이 일종의 IP구축을 위한 투자였다고 밝혀지긴 하지만 여러모로 현실 세상 속에서 인공지능 로봇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보다는 깔끔하게 헬맷 하나 쓰고 하는 가상현실 게임이 목적 달성에 훨신 용이했을 것 같다. 




시즌1은 로봇들의 각성이고 시즌2는 로봇들의 반란이고 시즌3는 현실 세상 속으로 튀어 나온 로봇들이 인간들을 지배하는 인공지능과 벌이는 한 판 승부라는데 시즌1과 2는 완주했지만 시즌3는 1화까지만 보고 하차했다. 시즌3의 배경이 웨스트월드만큼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이야기라면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충분히 봤다. 그러고 보니 시즌2의 일본 배경도 별로였다. 사무라이들이랑 닌자 나오는 순간 하마터면 하차할 뻔 했다. 그래도 요즘이 한창 넷플릭스에 볼 게 없어서 방황 중인 시기여서인지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시즌1, 2였다. 


다 아는 뻔한 이야기라도 디테일이 매력적이면 충분히 볼 만 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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