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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7일 수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모범가족(model family)'를 보고..



 
재밌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려서 패스하려다가 역시나를 예상하고 혹시나 하고 봤는데 재밌어서 놀랐다. 대학교 시간 강사인 주인공이 우연히 돈 가방을 발견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돈 가방과 같이 있던 시체들 처리를 멍청하게 하는 바람에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이야기다

불호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주인공인 정우는 심하게 무능 + 멍청하고 아내인 윤진서는 징징거리기만 하고 딸은 오토바이 타는 오빠를 좋아하는 사춘기다. 심장병이 있는 막내아들을 빼곤 온 가족이 무 매력이고 딱히 하는 일도 없어서 주인공 같지도 않다. 그러니까 이들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가족극으로 보면 불호일 수밖에 없는데 박희순이 주인공인 마약 조폭 범죄 장르물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드라마가 달리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드쪽 장르물을 기대하면 너무 지루하고 기타노 타케시류의 일본쪽 야쿠자물을 기대하고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볼 땐 그 둘을 한국식으로 잘 결합한 것 같은데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이유는 그냥 한드식으로 결합한 게 아니라 한국 독립영화 또는 예술영화 또는 다양성 영화 스타일로 결합했기 때문인 듯하다. 기타노 타케시랑 한국 독립영화 특유의 톤앤매너를 좋아한다면 괜찮게 볼 듯하다. 중후반에 등장하는 오광록이 압권이었다

주인공 선정이 잘못됐다. 박희순과 오광록을 메인으로 다뤘으면 훨 재밌었을 것 같다. 부디 시즌2에선 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2022년 7월 20일 수요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 1화를 보고..



참 잘 만들었고 수지가 연기도 잘 하지만 보고 있기가 힘들다. 엄청 피곤하고 기 빨린다

주인공이 거짓말을 하고 들통나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조마조마해져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인데 아직 1화 밖에 안 봤지만 어쩐지 이 드라마는 이야기 전체가 그런 장면들의 연속일 것 같아 2화로 넘어가기가 두렵다.

그런데 시대 배경이 80년대도 아니고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이고 미술 관련 계통이면 업계가 좁을 것 같은데 저런 학력위조가 통한다는 게 억지 아닌가? 잠깐 말이 안 된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2000년대 중반에 문화 예술계를 강타했던 학력위조 사건들이 엄연히 존재했으니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 그래도 피곤해서 못 보겠다. 그런데 수지가 이렇게 연기를 잘 했나? 얼굴에 사연을 품을 줄도 알고 대단하다. 진짜 마음 먹은 건 다 하는 사람 같은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

이상한 변호사의 우영우가 박은빈 아니면 상상이 안 되는 것처럼 안나도 이젠 수지 말고는 떠오르지가 않는다.



2022년 7월 16일 토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의 신부' 1화를 보고..



넷플릭스에서 만든 지상파 일일 주말 막장 드라마

극중 김희선의 남편이 김희선보다 어린 부하 여직원의 꼬임에 빠져 모든 잃고 투신 자살한다. 그를 불쌍히 여기기엔 어린 여직원이 좋다고 아무 잘못 없는 김희선에게 이혼을 요구했기에 김희선은 심경이 복잡하다. 여직원은 김희선에게 남편 간수 하라고 적반하장으로 윽박까지 지른 악녀다. 암튼 벌어다 주는 남편이 없으니 김희선은 이제 돈을 벌어야 해서 대학 강사 자리를 부탁하려고 아는 교수님에게 일식집에서 저녁을 샀는데 성상납을 요구당하는 굴욕을 겪는다

김희선은 이래저래 상심이 크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학원 강사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데 어느 김희선의 엄마가 천만원을 내고 결혼 정보 회사에 가입했다며 살이라도 어릴 빨리 결혼하라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 김희선은 돈이 아깝다며 환불하러 결혼 정보 회사에 가는데 거기서 남편을 자살 시킨 부하 여직원과 재회하며 1화가 끝난다

다음 이야기는 안봐도 훤하다. 김희선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악녀에 대한 복수극이겠지. 넷플릭스 제작에 초호화 캐스팅에 고퀄의 만듦새로 무장했지만 이야기는 지상파 일일 또는 주말 드라마다. 작가도 지상파 출신의 베테랑이시다. 넷플릭스에서 한국의 일일 드라마 시청자들을 노리고 만든 같다만 그럴 거면 싸고 빨리 많이 만들어서 안방 극장을 융단 폭격해서 아주 그냥 먹고 청소하고 씻는 동안 줄창 스트리밍 되고 있어야 하는데 8부작으론 택도 없다. 그분들의 간에 기별도 가고 스쳐 지나가고 잊혀질

그래도 지상파 드라마를 때마다 분명 재벌집 또는 초호화 상류층의 세계를 묘사하는데 정작 구현된 양산형 세트 또는 저렴한 협찬 제품들이어서 안쓰러웠는데 넷플릭스에서 시원하게 제작비를 쐈는지 롤스로이스가 나오고 세트도 방송국 양산형이 아니어서 흥미로웠다.





2022년 7월 14일 목요일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 ‘더 롱기스트 나이트(The Longest Night)’를 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문제는 이런 수준의 작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제작 정책이 초창기엔 소수 정예였다가 몇 년 전부터는 박리다매라고 하던데 구독자들이 온종일 드라마만 보는 것도 아니고 온갖 OTT들이 등장해 경쟁적으로 평균 이하의 드라마를 쏟아내고 있으니 슬슬 소수 정예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이 작품은 나은 편이고 십중팔구는 이보다 못하다. 어디서 본 것 같고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작품이 대부분이고 끝까지 다 보기도 쉽지 않은데 꾸역꾸역 억지로 다 본다고 해도 금방 잊힌다. 최소한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답인 듯. 평작과 졸작 행진에 오죽 지쳤으면 해지를 고민하겠는가. 계속 이런 식이면 미련 없이 해지 가능하다. 헤어질 결심이 어느 정도는 섰다.

이 작품의 배경은 정신병동과 교도소가 함께 위치한 특수 교도소다. 연쇄살인범 한 명이 이곳에 예고 없이 이송되고 동시에 교도소장의 딸이 사라진다. 연쇄살인범이 이송되자마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교도소를 습격하더니 연쇄살인범을 자신들에게 넘기지 않으면 교도소 안의 모든 이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와중에 교도소장은 연쇄살인범을 그들에게 넘기면 자기들이 납치한 교도소장의 딸을 죽이겠다는 또 다른 협박을 받는다. 각각의 다른 두 그룹이 교도소장을 협박하는 것이다. 교도소장은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괴한들에게 넘기지 않으려 하고 재소자와 환자들은 살겠다고 폭동을 일으키고 6부 내내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고 엎치락 뒤치락 지지고 볶다가 열린 결말로 시즌2를 암시하며 끝나는데 과연 시즌2가 가능할까 싶다. 그나마 6부작으로 짧아서 좋았다. 회당 러닝타임도 45분 정도고.



2022년 7월 10일 일요일

ENA채널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3,4화를 보고..



1화는 걸작이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기대감 1도 없이 봤는데 1화 시작하고 30분 만에 홀딱 빠져버렸다. 엔딩도 압권이다. 확실히 드라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제대로 쓰여진 대본에 연출이었다. 작감에 대해 전혀 모르고 봤는데 당연히 둘 다 베테랑이려니 생각하고 2화까지 달렸다. 2화도 1화만큼이나 훌륭했고 곧장 작감에 대해 알아보았다.

감독은 필모만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유명한 분이라 대번에 납득이 됐지만 작가가 신기했다. 이 작품이 데뷔작이던데 어디서 뭘 하고 있다가 이렇게 혜성같이 나타나 걸작을 써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작정하고 검색을 해 봤는데 놀랍게도 관련 기사가 많았다. 2016년에 ‘증인’으로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받은 기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지만 그 이전 행보들도 범상치 않았다. 대안 학교 졸업생으로 단편 영화 감독 경력이 있고 일간 스포츠에 ‘21살 원이의 드라마 읽기’라는 드라마 관련 칼럼을 연재했었다.

드라마 대본이란 영화 시나리오와는 달라서 하루 아침에 삘 받아서 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2016년에 영화 ‘증인(2019년 개봉)’의 시나리오로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불과 5년 만에 드라마 작가 데뷔에 성공한 것도 모자라 아무도 모르는 신생 채널의 위상을 기존 지상파 뺨칠 정도로 업그레이드 시킬 정도의 대박을 일궈낸 작품을 집필했다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사건인데 알고 보니 데뷔만 2019년이지 2003년에 일간 신문에 드라마 관련 칼럼을 연재했으니 아주 오래 전부터 드라마에 대해 진심이었던 것이다. 

드라마를 그냥 취미로 본 게 아니라 프로페셔널하게 본격적으로 각잡고 감상하고 고민하고 그에 대해 글을 써 온 기간이 중요한데 그게 2003년부터면 드라마 경력이 대략 20년은 되는 것이다. 2006년엔 MBC 시청자 위원으로도 활동 했었다. 

이제야 납득이 됐다. 드라마 경력 20년이라고 다 이런 대본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20년 경력 작가의 작품이라면 불가능한 절대 있을 수 없는 기적 같은 사건 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간만에 대형 신인 탄생이고 당분간 ENA채널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기억될 것이다. 

2화까지 보고는 분명 걸작이지만 이런 회별 에피소드 구성은 중후반부에 루즈해지며 용두사미로 끝나기 쉽기 때문에 최소 8화까지는 봐야 이 작품이 그냥 흘러가고 잊혀질 지 아니면 ‘낭만 닥터 김사부’처럼 걸작 한드로 남을 지 알 수 있으므로 괜히 올해의 베스트 드라마니 역대급 신인 작가의 탄생이라느니 설레발 치지 말자고 자제하고 있었는데 4화까지 보고 나니 확신이 들었다.

이 작품은 초반에만 반짝하고 그냥 흘러가고 잊혀질 작품이 아니다. 이런유의 회별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는 작품은 메인 서사에는 별 영향 없이 회별 사건만 바뀌므로 회를 거듭할 수록 초반의 신선함이 떨어지고 루즈해지기 마련인데 3화에 메인 서사를 흔드는 사건이 등장한 것이다. 

보통 다른 드라마에선 초반의 신선함이 휘발되고 이야기 패턴이 반복돼서 루즈해지는 중후반에나 쓰는 비장의 카드를 3화에 써 버린 것이다. 과연 중후반에는 뭘로 버티려는지 급궁금해지며 작가의 드라마 장르에 대한 이해도와 장악력 그리고 도전 정신에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인 작가의 단순한 치기 정도로 보기엔 4화도 훌륭했고 5화도 궁금하다. 아직까지는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이 압도적으로 베스트고 이 추세대로라면 2022년 올해의 베스트 한국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

p.s.


2022년 6월 30일 목요일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드라마 '더 보이즈(The boys)' 시즌3를 보고..



몇 년 전에 시즌1을 봤고 얼마 전에 시즌3가 나온 걸 알고는 엊그제 시즌2부터 보기 시작해서 좀 전에 시즌36화까지 다 봤다. 재밌어서 다 본 건 아니고 전반적으로 너무 지루해서 하차하고 싶었지만 아마존 프라임 최고의 인기작이라 하고 그동안 본 게 아까워서 오기로 꾹 참고 봤다. 기존의 마블이나 DC코믹스의 19금 성인 버전 재해석인데 더 보이즈만의 캐릭터들 변주가 흥미롭고 캐스팅이 훌륭하고 동시대의 최첨단 이슈들을 다 끌어와 모두 까는 것도 유쾌하고 발칙한 기세가 차고 넘치지만 정작 이야깃거리가 너무 부족하다

아무리 좋게 봐도 24화에 걸쳐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16화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다. 모든 시즌이 초반엔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임팩트가 넘치는데 중반엔 별 이야기가 없어서 졸리다가 마지막에만 잠깐 흥미로워지면서 다음 시즌을 궁금하게 만든 다음에 끝난다. 도대체 왜 이럴까 생각해봤는데 타성에 젖어 고인물이 된 슈퍼히어로 업계에 충격을 주겠다는 야심만 있고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기존의 히어로물들이 전체 관람가의 특성상 못했던 것들을 쓸데없이 고퀄로 보여주는 것 말고는 이 시리즈만의 장점이 뭔지 모르겠다.

시즌3의 마지막 7, 8화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잘하면 패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고 굳이 공개날을 기다렸다 볼 기분도 아니다. 각 시즌마다 한 방은 있고 특히 이번 시즌의 싸이코패스 슈퍼맨과 복수심에 불타는 캡틴 아메리카의 최종 대결이란 구도는 좋은데 에피소드들이 너무 빈약하다. 아쉽다. 더 보이즈 디아볼리컬이 훨 낫다.

p.s. 

2022년 6월 26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1화를 보고..




스페인 원작이 워낙에 독창적이고 훌륭해서 한국을 배경으로 리메이크를 해야 이유가 없을 같고 잘 해야 본전 같은데 굳이 리메이크를 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봤다

오프닝 뜨자마자 북한 입은 전종서가 케이팝 안무와 함께 등장하며 BTS 아미는 어디에나 있다고 너무 충격 받아서 일시 정지 시키고 잠깐 하차했다. 같은 시청자를 하차 시킬 목적이었다면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다만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걸 오프닝으로 선택한 센스라면 나머지는 보나마나 오글거릴 뻔해 다시 엄두가 나지 않았다. 부제가 공동경제구역인 것도 불안했다. 나름 박찬욱의 ‘JSA 공동경비구역 센스있게 가져왔다고 생각한 같은데 어쩐지 패러디나 열화 버전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보기 시작한 1화는 봐야겠어서 잠깐 한숨 돌리고 다시 봤는데 남북 통일 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한 참신했으나 남북 코드는 배경 설정과 캐릭터 전사에 억지로 끼워넣어진 정도만 가능했고 전반적인 줄거리에까지는 끼워넣어지지 않은 했다. 남북 문제를종이의 통해 이야기하려 했다면 모르겠는데 딱히 그런 같지도 않았고 그래야 이유도 없고 그냥 여러모로 원작이랑 너무 똑같아서 1 내내 이걸 봐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려 애쓰며 봤지만 결국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1화는 전종서의 매력으로 버텼지만 2화까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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