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7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폴라’를 보고..



매즈 미켈슨이 시원하게 벗었다연기도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했다매즈 미켈슨 혼자만 고군분투한 게 아니다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남자가 봐도 멋있는 남자 중의 남자 매즈 미켈슨만큼이나 골져스한 매력을 자랑하는 조단역 여배우들도 애를 많이 썼다액션과 베드씬 모두 화끈해서 남자 관객과 여자 관객 모두에게 볼거리 하나는 확실히 제공한다때깔도 싼 티 안 나고 고급스럽다내일 모레 50세가 되는 은퇴 직전 킬러가 조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다는 이야기다전개와 결론까지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주요 등장인물도 적고 이야기도 뻔하고 단순해서 그만큼 머리를 안 써도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러닝타임도 짧아서 부담도 적다최소 몇 달을 투자해야 끝을 볼 수 있는 시즌제 드라마에 지쳤다면 잠깐 쉬어가기 딱 좋다킬링타임용으로도 딱이다역시 넷플릭스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오로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이유 하나로 잔뜩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하는 적도 많지만 그만큼 의외의 꿀잼작을 건지곤 한다비록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아니었지만 지그라 불린 사나이’, ‘폭력의 역사’ 등의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폴라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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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5일 금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1~3화 1/3을 보고..



넷플릭스와 김은희 작가의 이름값 때문에 기대치가 어마어마했다. NEW의 창궐보다는 압도적으로 재밌는 게 당연하고 마케팅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을 보아하니 잘하면 워킹데드를 능가하는 역대급 걸작 좀비 드라마가 나왔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오로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니까 뭔가 다르려니 했다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예전에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 공개 직전에도 이랬던 것 같다그때도 오로지 넷플릭스와 봉준호 감독의 이름값 때문에 돼지가 주인공인 전무후무한 역대급 걸작이 나온 줄 알았었다아마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인 기생충도 옥자만큼 이슈몰이를 하긴 어려울 것이다.

암튼 킹덤은 아직 총 6화 중 3화의 1/3까지 밖에 못 봤지만 대충 반 정도 봤다 쳐도 될 것 같은데 지금까지 감상으로는 창궐의 드라마 버전 같다배경과 소재가 비슷해서인지 톤 앤 매너와 룩이 비스무리해서 가끔은 내가 지금 창궐을 보는 건지 킹덤을 보는 건지 헛갈리기도 했다특히나 주지훈-김상호 구도가 현빈-정만식 구도와 판에 박은 듯 똑같아 어쩐지 다음 화엔 현빈이나 정만식이 불쑥 등장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좀 과장하면 물괴의 김명민이나 김인권 커플이 등장해도 이상하진 않을 것 같았다. 1화에서 좀비 등장 전 설명도 너무 길었다설명은 초반 10분 정도로 끊고 바로 달렸어야 했다요즘 트렌드로 봤을 때 10분도 길다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얘기였는데 너무 구구절절 친절했다설상가상 좀비들의 무브먼트도 너무 익숙했다좀비 역 배우들이 나름 전문화돼서 두 탕 세 탕 뛰고 계신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좀비 영화라는 게 이야기로 차별화를 주기가 쉽지가 않은 면이 있다장르적인 한계가 있다그래서 내가 예전에 좀비 영화는 쓰지 말라는 글을 쓴 것이다물론 가끔 예외도 있는 법인데 그 예외가 부산행이었고 현재 스코어 연상호가 위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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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0일 일요일

덱스터 1,2,3,4,5,6,7,8시즌을 보고.. (스포주의)



작년 10월 중순에 시작해서 드디어 오늘 장장 3개월 만에 8시즌 끝을 보고야 말았다인생에서 뭔가 하나를 이룬 기분이다워낙에 남들이 다 봤고 걸작이라는 명성도 자자해서 안 보고 있던 걸 반성했다앞으론 남들이 좋다고 하면 어지간하면 봐야겠다. 1시즌 초반엔 고작 이거 갖고 그 난리였어하며 시큰둥했는데 중반부터 훅 빠져드는 바람에 4시즌까진 정말 숨도 안 쉬고 잠도 덜 자며 달렸다이제와 생각하면 4시즌이 화룡정점이었다. 5시즌은 4시즌보단 별로였지만 쉬어간다 생각하며 봤고 7시즌까진 리타와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봤고(리타의 아이들이 종종 등장할 땐 어찌나 반갑던지..) 8시즌은 이게 끝이라는 걸 알기에 덱스터와 헤어질 마음의 준비를 하며 봤다.

5시즌부터 시리즈에 힘이 빠진 건 아이러니하게도 1~4시즌 통틀어 가장 짜증나는 캐릭터였던 리타가 사라졌기 때문인 것 같다덱스터가 뭣 좀 하려고만 하면 전화해서 방해를 하거나 툭하면 별 것도 아닌 일로 징징대는 통에 제발 좀 헤어지거나 사라지길 바랐었는데 막상 사라지고 나니 덱스터가 그 어떤 일을 해도 뭔가 허전했고 극에 힘이 실리질 않았다리타는 계속 징징대고 덱스터는 그녀를 달래는 동시에 그녀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게 지도 편달해 주는 이야기가 반드시 있었어야 했다아이들은 계속 자랄 것이고 그에 관련된 이야기 거리들도 많았을 텐데 그저 아쉬울 뿐이다.

3개월을 함께 한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게 쉽진 않지만 이게 끝이 아니리라 믿는다정이 많이 들었다캐릭터가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함께 한 시간이 2시간 정도라면 이 정도로 정이 들긴 어렵다최소 두 달 이상은 봐야 정이 들기 때문이다이게 바로 영화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드라마만의 매력인 것 같다마이클 C. 홀의 덱스터 이후 필모그래피를 보니 다행히(?) 별 게 없다. 8시즌이 2013년이었으니 어쩐지 조만간 9시즌을 보게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2018년 12월 23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마’를 보다 말다 보다 말다가..



러닝 타임 13분쯤에 걸작이라는 느낌이 왔다어떤 영화든 보통 그 정도 보면 대충 견적이 나오는데 이건 진짜 의심할 나위 없는 걸작이었다롱테이크와 카메라 좌우 패닝이 압권이었다그런데 문제가 있다영화가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집에서 노트북으로 논스톱으로 끝까지 보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설상가상 거장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1.0배속을 유지하고 있으니 더더욱 미션 임파서블이다굳이 1.0배속으로 안 봐도 되겠다 싶은 건 재미에 따라 최소 1.3배속이나 3.3배속으로 보는데 이건 영화가 워낙에 느릿느릿하다보니 3.3배속으로 봐도 줄거리 이해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솔직히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 러닝 타임 13분쯤에 걸작이라는 확신이 들기까지 2분에 한 번꼴로 딴 짓을 했다넷플릭스 안에서만 시청중인 영화와 드라마가 각각 대여섯 편이 넘다보니 툭하면 딴 작품으로 넘어갔다 돌아오길 반복했고 툭하면 새 창을 열어 유튜브에 뭐 올라왔나 체크했고 트위터에 네이버 뉴스까지 읽다보니 영화에 집중력을 올인 할 수가 없었다나의 넷플릭스 세계 안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연쇄 살인마들을 사냥 중이고 누군가는 역대 최악의 테러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고 누군가는 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 조직을 운영 중이고 또 누군가는 입시 지옥에서 고통 받고 있는데 무슨 수로 지구 반대편 멕시코의 평범한 가정집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그래도 거장의 걸작이라고 하니 웬만하면 올해 안에 엔드 크레딧을 보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는지 모르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버드박스’를 보고..



넷플릭스는 사탄과 종말을 좋아하나보다사탄 3부작으로 작은 사탄’, ‘사탄의 베이비시터’, ‘사탄이 두려워한 대장장이가 있는데 버드박스’ 업데이트로 인해 익스팅션 종의 구원자’, ‘종말의 끝에 이은 종말 3부작이 완성되었다다만 버드박스는 같은 넷플릭스의 익스팅션이나 종말의 끝보다는 얼마 전에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한 핏줄 영화 느낌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설정인데 버드박스는 그것을 보면 죽는다!”이다좀비와 종말 소재 영화는 이야기가 대충 다 거기서 거기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버드박스도 예외는 아니었다끝장난 세상이 있고 그 안에서 몇몇 인간들이 모여 아웅다웅하고 있는데 세상을 끝장 낸 그것보다 더 혐오스러운 인간들이 나타나서 죽이려 달려드는 바람에 그들을 피해 어딘가로 떠나는 여정 등등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종말 소재 영화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영화여서 지루하긴 했다만 그나마 산드라 블록과 존 말코비치 덕분에 참고 볼 수 있었다넷플릭스 종말 3부작 중엔 최고였다.

2018년 12월 22일 토요일

JTBC ‘SKY 캐슬’ 1~9화를 보고..



요즘 어지간하면 꼬박 꼬박 챙겨 보고 있는 한드가 ‘SKY 캐슬’, ‘남자친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복수가 돌아왔다’, ‘신과의 약속’, ‘나쁜형사’ 등등인데 이 중에서 가장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게 ‘SKY 캐슬이다자식을 서울 의대에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류층 부모 이야기라길래 하나도 안 궁금했었는데 시청률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걸 보고는 도대체 어떤 드라마인지 궁금해서 봤다처음엔 저렇게 아름답고 품위 있고 돈도 많은 여성들이 모든 걸 포기하고 고작 자식을 서울 의대에 보내겠다고 아웅다웅하는 모습들이 우스꽝스럽기만 해서 오래는 못 보겠다 싶었는데 아니었다그들이 살고 있는 캐슬의 설정이 좀 과하다 싶긴 하지만 매 화를 밀도 있게 채우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강렬하고 중독성 있고 사람을 놀래는 맛이 있다매화마다 깜놀 씬이 있는데 9화에선 이태란 발차기 씬이 압권이었다하다하다 이제는 출생의 비밀 코드마저 참신하게 느껴질 지경이다솔직히 현재 스코어 가장 궁금한 게 출생의 비밀 쪽 이야기인 걸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 시청자인가보다암튼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의 베스트 한드 확정이다.

2018년 12월 15일 토요일

강형철, 도경수의 ‘스윙키즈’를 보고..



난세에 영웅 난다는 말이 있고 강형철 감독도 흥행 감독에서 거장으로 거듭날 때가 됐고 포스터랑 예고편도 느낌 있었고 원작 뮤지컬이 괜찮다는 얘기도 들었고 도경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NEW의 영화를 띄워보겠다는 기세도 범상치 않고 결정적으로 언론 시사 평들이 워낙에 호평 일색이라 당연히 천만 넘을 줄 알았는데막상 보니 쉽지 않을 것 같다애매하다이야기가 툭툭 끊기고 만듦새가 불균질 한 게 확실히 과속 스캔들처럼 쌈박한 웰메이드는 아니고 그렇다고 써니처럼 심금을 울리는 한 방이 있는 것도 아니다엔딩도 황당했다설마 이렇게 끝낼 줄은 몰랐다이야기를 감당하지 못해서 대충 다 울리면 되겠거니 하고 후두룩 뚝딱 급 마무리 지은 느낌이었다메시지도 정교하지 못했다쓰다 만 논술 시험지를 읽는 기분이랄까? “퍽킹 이데올로기!”까진 그러려니 했는데 그렇다고 탭댄스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니까탭댄스 씬들은 최고였다아예 뮤지컬로 만드는 게 나았을 것 같다도경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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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