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사탄과 종말을 좋아하나보다. 사탄 3부작으로 ‘작은 사탄’, ‘사탄의 베이비시터’, ‘사탄이 두려워한 대장장이’가 있는데 ‘버드박스’ 업데이트로 인해 ‘익스팅션 : 종의 구원자’, ‘종말의 끝’에 이은 종말 3부작이 완성되었다. 다만 ‘버드박스’는 같은 넷플릭스의 ‘익스팅션’이나 ‘종말의 끝’보다는 얼마 전에 개봉한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한 핏줄 영화 느낌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설정인데 ‘버드박스’는 “그것을 보면 죽는다!”이다. 좀비와 종말 소재 영화는 이야기가 대충 다 거기서 거기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버드박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끝장난 세상이 있고 그 안에서 몇몇 인간들이 모여 아웅다웅하고 있는데 세상을 끝장 낸 그것보다 더 혐오스러운 인간들이 나타나서 죽이려 달려드는 바람에 그들을 피해 어딘가로 떠나는 여정 등등.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종말 소재 영화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영화여서 지루하긴 했다만 그나마 산드라 블록과 존 말코비치 덕분에 참고 볼 수 있었다. 넷플릭스 종말 3부작 중엔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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