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6일 목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메시아(messiah)’ 시즌1을 보고..



빈지워치했다. 넷플릭스 가입 이후 빈지워치했던 드라마가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게 ‘마인드헌터’, ‘홈랜드’, ‘글로우’, ‘죄인’, ‘기묘한 이야기’ 정도인데 이 리스트에 ‘메시아’도 추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에 신의 아들을 자처하며 나타난 한 남자가 바다 건너 미국에까지 건너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연쇄 기적을 일으키며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이야기인데 그가 과연 진짜 메시아인지 아닌지 정체가 너무 궁금해서 시청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기적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되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그 기적들의 스케일이 점점 커져서 도대체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고 저러나 싶었고 예상은 했지만 시즌제 드라마의 특성상 그의 정체와 사태 수습은 시즌2로 넘겨 버리면서 끝나는데 적어도 시즌1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넘 궁금해서 시즌2를 안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시즌3까지 갈 순 없을 것 같다. 뭔 일이 벌어질 줄 알고 대박 기대했던 미국 대통령과의 비밀 면담도 넘 싱겁게 끝났다. 결국엔 그가 일으킨 이 모든 기적들이 마술 같은 조작으로 드러나고 그는 신의 아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끝날 것 같긴 한데 시즌1에 열광했던 게 아까워서라도 제발 그렇게 끝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만 그랬다간 어째 종교 영화 장르 쪽으로 빠질 것 같아 걱정이다.

2019년 12월 25일 수요일

넷플릭스 '마블 제시카 존스' 시즌1을 보고..


넷플릭스에 올라온 마블의 슈퍼 히어로 드라마 중에 제일 재밌었다. '데어데블' 시즌1과 '루크 케이지' 시즌1의 빌런들은 초능력자가 아니어서 막판 대결의 긴장감이 덜했고 '퍼니셔'는 주인공과 빌런 모두 초능력자가 아니어서 딱히 마블 드라마 느낌이 아니었다. 반면 '제시카 존스'의 빌런 킬 그레이브는 달랐다. 인간을 말 한 마디로 움직일 수 있는 너무나도 강력한 마인드 컨트롤 능력자여서 도대체 쟤를 힘만 쎈 제시카 존스와 루크 케이지가 어떻게 이길 지 머리를 굴리게 되는 재미가 쏠쏠했다. 클라이막스에 엄청나게 기상천외하거나 상상을 초월하는 대결이 펼쳐질 줄 알았다. 이렇게 기대가 컸던 만큼 엔딩은 살짝 허무했다. 정말 이게 끝인가 싶었다. 너무 쉽게 이겼다. 쉽진 않겠지만 킬 그레이브가 제발 언젠가 다시 돌아와주면 좋겠다. 이렇게 퇴장하기엔 능력이 너무 아깝다. 

수위가 은근 높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19금에 어울릴법한 베드씬이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나온다. 게다가 제시카 존스 역의 크리스틴 리터의 몸매가 예술이어서 그냥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웠다. 다만 제시카 존스가 루크 케이지와 화끈한 한 때를 보내는 걸 볼 때마다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 보는 순서를 따르지 않고 '제시카 존스' 시즌1보다 '루크 케이지' 시즌1을 먼저 봐서 루크 케이지의 먼 미래가 자꾸 떠올라 기분이 묘했는데 설마 루크 케이지가 과거에 제시카 존스랑 이 정도로까지 엮인 사이였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 보는 순서대로 '루크 케이지' 시즌1보다 '제시카 존스' 시즌1을 먼저 볼 걸 그랬다. 그 순서대로라면 '디펜더스' 보기 전에 '데어데블' 시즌2와 '아이언 피스트' 시즌1을 봐야 하는데 도저히 안 땡긴다. '데어데블'은 어떻게든 노력하면 가능할 것 같긴 한데 '아이언 피스트'의 오리엔탈리즘은 도저히 견딜 자신이 없다.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V-워(V-wars)'를 보고..



넷플릭스에서 뱀파이어물을 본격적으로 본 건 처음인데 좀비물보다 전염 프로세스가 납득이 돼서 몰입과 시즌1 마지막 회까지 팔로우가 용이했다. 개인적으로 좀비물이 납득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좀비에게 물리면 혈액이나 침 등으로 인해 좀비로 변한다는 설정인데 보통 좀비가 사람을 공격할 때 한 입만 먹고 마는 게 아니고 때로는 좀비 여러 마리가 사람 한 명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좀비들에게 물어 뜯김을 당한 사람의 몸이 온전히 남아서 좀비로 변하는가이다. 좀비가 식욕을 통제할 수 있을 리도 없으므로 살점이 남아나지 않아야 정상이다. 좀비물을 볼 때마다 이런 의구심이 들었는데 아직까지 그 어떤 좀비물을 봐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반면 뱀파이어는 사람의 인육이 아니라 피를 빨아먹으니까 피 빨림을 당한 사람의 몸은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 ‘V-wars’는 온난화로 인해 북극인가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에 갇혀 있던 뱀파이어 바이러스가 전 지구의 인류들에게 퍼져나가고 이 과정에서 뱀파이어 유전자가 있는 사람만 뱀파이어로 변한다는 설정이 매우 과학적이고 그럴 듯해서 마음에 들었다. 다만 미국 특유의 가족 지키기 플롯은 뻔하고 지루하고 제발 그만 좀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으나 그래도 바이러스 설정이 흥미로운 덕분에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시즌2는 본격적인 뱀파이어와의 전쟁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부디 시즌1보다는 스케일이 커졌으면 좋겠다. 시즌1은 너무 소소했다.

2019년 11월 24일 일요일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 ‘루크 케이지’ 시즌1을 보고..



넷플릭스에 올라온 마블 드라마를 보는 순서에 따르면 데어데블시즌1 다음엔 제시카 존스시즌1 다음엔 데어데블시즌2 다음에야 루크 케이지시즌1을 봐야 하지만 아이언 피스트시즌1디펜더스시즌1 다음에 봐야 하는 퍼니셔시즌1을 봐 버렸으니 굳이 순서대로 볼 필요 있나 싶고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백인 남자 히어로들에게 질려 있던 터라 흑인 히어로는 어떤지 궁금해서 데어데블시즌1을 마치자마자 달리기 시작해 어제 루크 케이지시즌1 정주행을 마쳤다

특이한 드라마였다. 최종 빌런인줄 알았던 빌런들이 연이어 사망이나 체포로 퇴장하고 나서야 최종 빌런이 등장하고 포스터의 주인공이자 히어로는 흑인 남자 루크 케이지지만 진정한 주인공이자 히어로는 흑인 여자들이고 심지어는 최종 빌런은 흑인 여자다. 루크 케이지가 괴력과 불사라는 초능력으로 나쁜 놈들을 무찌르는 이야기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상은 흑인 여자들이 할렘이라는 공동체를 각자의 방식으로 지키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 루크 케이지의 초능력 장면은 딱히 많이 나오지도 않는다. 백인 남자는 예외 없이 악당이거나 별 볼 일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차례는 제시카 존스시즌1이다.

2019년 11월 10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데어데블' 시즌1을 보고..


어느 블로그에서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를 순서대로 보려면 ‘데어데블’ 시즌1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해서 봤다. 마블은 나랑 안 맞는 줄 알았는데 ‘퍼니셔’ 시즌1이 의외로 잘 맞아서(시즌2는 1회보고 접었지만;) 다른 마블 드라마가 궁금하기도 했다. 확실히 마블 영화보다는 마블 드라마가 나랑 더 잘 맞고 ‘데어데블’ 시즌1도 그럭저럭 볼만 하긴 했지만 완전 너무 재밌어서 정신없이 몰입해서 본 건 아니다. 어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남자가 시력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발달하는 초능력과 뛰어난 격투 실력을 얻은 후 공부까지 잘해서 변호사가 되는데, 마침 헬스키친이라는 도시를 재개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베일에 싸인 밤의 제왕이 도시의 질서를 본격적으로 어지럽히자 그와 맞서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는 이야기다. 뛰어난 격투 실력까지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총알까지 능수능란하게 피하는 능력은 와 닿지가 않았고 주인공 매트 머독이 차린 변호사 사무실의 여직원이 은근히 민폐 캐릭터여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주기적으로 짜증이 났다. 바로 시즌2를 보려다가 다른 히어로가 땡겨 일단은 루크 케이지 시즌1을 시작했다.


2019년 10월 27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상처의 해석(Wounds)’을 보고..



스마트폰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여서 봤는데 별로였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그냥 그런 흔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였다. 감독이나 작가가 왕년에 J호러를 인상 깊게 본 것 같고 그걸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풀어보려 한 것 같은데 이야기는 둘째 치고 일단은 미술이 에러였다. J호러 특유의 불길함과 찝찝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쾌적하고 넓고 멀쩡해 보이는 미국 가정집에서는 J호러를 구현해낼 수 없다. 남이 두고 간 스마트폰을 주웠는데 패턴을 풀어보니 끔찍한 사진이 있는데 갑자기 환각이 보이고 이상한 일이 생기는데 막판엔 바퀴벌레 떼의 습격을 받으며 끝나는데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지를 모르겠다. 그냥 여러모로 미숙하고 서툰 게 돈 많이 들인 학생영화 같다. 이럴 거면 볼 거 하나 없이 뻔한 남자 주인공 집 구석 말고 뉴올리언스 동네 구경이나 제대로 시켜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바퀴벌레가 날아다닐 때가 제일 무서웠다.

2019년 10월 20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리빙 위드 유어셀프(Living with yourself)’를 보고..


별 기대 없이 시작했다가 마지막 회까지 논스톱으로 달리게 돼서 본의 아니게 금토일 주말을 순삭 시켜 버리는 작품을 만나는데 폴 러드 주연의 ‘리빙 위드 유어셀프’가 딱 그랬다. 이런 일은 대략 반년에 한 번 꼴의 빈도로 겪는 것 같다. 이야기는 전형적인 1인 2역 코미디지만 익숙하되 뻔한 느낌은 아니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중산층 백인 남자 주인공이 여차여차해서 본의 아니고 황당하게도 자신의 장점만 쏙 빼다 만들어진 복제인간과 함께 살게 되는데 주변 사람들이 그 중에서도 특히 아내가 혼란스러워 하던 중 하마터면 ‘복제인간에게 아내를 빼앗길 뻔 +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길 뻔’한 갈등을 겪은 후 막판에 극적으로 모두와 화해한다는 이야기다. 엔딩이 살짝 허무하긴 하지만 영리하고 섬세한 대본이 인상적이었는데 그걸 잘 살린 폴 러드가 훌륭했다. 알고 보니 제작도 했더라.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안의 백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이번에 완전 제대로였다. 폴 러드에게 복제 인간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가게의 종업원들이 한국 남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시작 후 폴 러드에게 몰입해서 신나게 잘 따라가고 있다가 한남이 나오는 순간 몰입이 확 깨져버린 것이다. 일단 그들의 한국어 발음이 너무 어색했고 나의 정체성은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백인 남자 폴 러드가 아니라 드라마의 조단역이자 다소 우스꽝스럽게 묘사되는 한남 쪽에 가깝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알기론 미드 속의 한남은 단 한 번도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다. 백인 남자들일 것으로 추정되는 드라마 제작진들은 작품 속에 한국인이 나오면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하는 것 같은데 반갑긴 하지만 확실히 몰입이 깨지고 정체성에 혼란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작품 자체는 훌륭했다. 빨리 다음 시즌을 보고 싶다.

한국 드라마 시청률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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