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6일 월요일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을 보고..



지난 10여 년간 안 될 줄 알았는데 잘 된 영화가 한 두 편이 아니지만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시작으로 초반 몇 편까지는 헐리우드 최첨단 CG기술로 재탄생한 슈퍼히어로를 감상하는 맛으로 봤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유치하고 만화 같아져서 흐지부지 지리멸렬 인기가 식을 줄 알았다. 따지고 보면 잘 안 된 슈퍼히어로 영화도 많다. 그런데 유독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은 인기가 식기는커녕 그 반대였고 한국인은 마블의 민족이 되었으며 전국의 극장은 마블 영화만 트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뭐가 그렇게 재밌다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공부하는 기분으로 어지간한 마블 영화들은 다 봤음에도 아직도 모르겠는 가운데 이번 ‘엔드게임’은 공부라기보다는 지난 10여년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극장으로 향했다. 러닝 타임이 세 시간이나 되는데 영화에는 딱히 몰입이 안 되다 보니 차분하게 지난 인생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 남들이 재밌어 하는 걸 재밌어 하지 않고 이해할 시도조차 안 하고 누가 뭐래건 나만 재밌음 됐지라는 생각에 엉뚱한 것만 들입다 판 지난 10년이었다. 후회가 된다.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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