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0일 목요일

미드 한 편만 끝까지 볼까? 여러 편을 동시에 볼까?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하도 재미있어 보이는 미드가 많아 언제나 이것저것 여러 편을 동시에 산만하게 봤는데 그러다 보니 넷플릭스 첫 미드였던 하우스 오브 카드’ 1시즌을 아직도 못 끝내고 있다. ‘..는 이상하게 한 회 한 회는 재밌는데 곧장 다음 회로 넘어가지지가 않았다설상가상 여러 편을 동시에 보는 와중에도 재밌어 보이는 게 나올 때마다 그냥 지나치질 못하다 보니 시즌 하나 끝내는데 지나치게 오래 걸렸고 대부분은 아직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지금 생각해보니 시즌 하나 완주한 게 몇 편 되지 않는 것 같다그래서 얼마 전부터 시청 방식을 바꿔보았다여러 편을 동시에 보는 게 아니라 한 편만 끝까지 보는 걸로! ‘홈랜드가 그렇게 본 첫 미드인데 과연 효과가 있었다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시즌 다섯 개 전부를 불과 한 달도 안 돼 완주한 것이다이렇게 정신없이 논스톱으로 달린 미드는 브레이킹 배드와 왕좌의 게임’ 이후 처음이었다물론 홈랜드가 걸작인 덕분이지만 확실히 시즌의 끝을 보려면 한 눈 팔지 않고 한 번에 한 편만 끝까지 보는 게 정답인 것 같다다음은 매드맨이다알고 보니 브레이킹 배드’, ‘왕좌의 게임’, ‘홈랜드’ 모두 에미상 수상작이던데 매드맨도 에미상 수상작이기 때문이다에미상이 나랑 잘 맞는 것 같다그런데 매드맨은 7시즌이나 된다겨울이 오기 전에 완주하는 게 목표이지만 어쩐지 긴 싸움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2018년 9월 15일 토요일

82년생 김지영 기대된다



흥행예상
기대 우려

대박날 것 같다비록 미옥’, ‘악녀’, ‘허스토리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82년생 김지영은 다를 것 같다. ‘82년생 김지영이기 때문이다원작의 특성상 드라마틱한 각색이 쉽진 않겠지만 어릴 적엔 여자아이라서 낙태당하고집에서 식사 할 때에는 남자들부터 밥을 퍼주는 것이 당연하고국민학교에선 남학생이 앞 번호라고 남학생부터 급식을 먹고중학교에 올라가니 남자 학생주임 선생님이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만 더 엄격하게 복장을 규제하고학창시절 내내 바바리맨대중교통 성범죄자기를 짝사랑해서 쫓아다니는 남자 등에게 시달리다 남성공포증이 생기고대학교에선 남자와 여자가 사귀다 헤어지면 '씹다 버린 껌'이란 소리를 듣고택시 기사는 첫 손님으로 여자는 안 태우고회사는 남자 직원을 선호하고힘들게 취업했는데 회식 자리에선 성희롱을 당하고직장 내 화장실에서 몰카에 찍히고출산 때문에 퇴사한 후 길가다 맘충 욕을 듣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장면들이 그냥 스크린에 쭈욱 펼쳐지기만 해도 여자 관객들로부터 폭풍 같은 분노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게다가 아직 촬영도 안 했는데 네이버 영화평 수가 1600건에 달한다물론 인지도와 흥행은 별개지만 역시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다다른 건 몰라도 ‘82년생 김지영만큼은 문화 산업의 메인인 여자 관객들이 똘똘 뭉쳐 흥행에 실패하게 놔두질 않을 것 같다정유미도 딱 잘 어울린다. 남녀노소의 공분을 이끌어낸 '도가니'가 400만쯤 들었으니 100만쯤은 충분히 들 것 같다.






2018년 9월 7일 금요일

'호스틸'을 보고..



제목이 호스틸이어서 호스텔’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호러인줄 알았다포스터도 황량하고 살벌한 느낌이고 이야기 역시 교통사고로 전복된 차 안에 갇힌 여자를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들이 덮치기 시작한다!”이다제목에선 호스텔이 줄거리에선 디센트가 떠올랐다주인공도 프랑스 여자 특유의 씨크한 매력이 넘치고 이래저래 인정사정없이 무서운 영화들이 연상돼 그 이상은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언저리쯤은 될 줄 알고 봤는데 전혀 아니었다설상가상 전복된 차 안에서만 펼쳐지는 한 장소 영화도 아니었다한 장소 영화 특유의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기발한 영화적 아이디어를 기대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주인공이 고립된 차 안에서 끊임없이 과거를 회상한다결과적으로 여자를 덮치는 그들과의 처절한 사투도 없었다그냥 좀비처럼 생긴 괴물이 깔짝깔짝 대다 아침을 맞이하는데 알고 보니 그 괴물과 여주인공이 특별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끝난다그 사실을 알고 나니 슬프긴 했는데 이런 걸 기대하고 본 게 아니라 당황스러웠다주인공만 매력 만점이었다.

2018년 9월 6일 목요일

'업그레이드'를 보고..



블룸하우스라는 이름값에 포스터랑 예고편은 간지 폭풍인데 그렇게까지 엄청난 걸작은 아니다빠른 전개에 박진감 넘치고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영화도 아니다그냥 그럭저럭 볼 만 하다다소 정적이고 중간 중간 지루하기까지 하다하루아침에 애인을 잃고 전신마비가 된 주인공이 인간의 모든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최첨단 두뇌 스템을 장착하고 통제 불능 액션을 펼치는 초반만 잠깐 신난다막판에 범인의 정체와 범행 동기를 아는 순간 스르륵 김이 빠진다. ‘트랜센던스의 그것과 절로 비교가 되면서 그런 엄청난 능력으로 고작 이런 일을 벌였단 말야?는 생각이 절로 든다다만 볼 때마다 톰 하디가 연상되는 로건 마샬 그린이 매력적이고 프로덕션의 완성도가 뛰어나다전반적으로 기발하고 독창적이라기보다는 기존에 나와 있는 것들을 적당히 포장했는데 결과물이 나쁘지 않다이쪽 장르의 전문가들이 모여 큰 야심 없이 딱 하나만 제대로 하자는 모토로 진짜 딱 하나만 제대로 한 느낌이다.

2018년 9월 3일 월요일

‘상류사회’의 개봉 첫 주 관객 수를 보고..



올 봄에 개봉한 19금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의 손익분기점은 150만쯤인데 119만에서 막을 내렸다. 19금 드라마 상류사회의 총제작비는 80억 원인데 개봉 첫 주 관객 수는 50만 명이다손익분기점은 250만쯤 될 듯한데 100만 넘기도 버거워 보인다참고로 바람 바람 바람의 개봉 첫 주 관객 수는 61만이었다. ‘바람 바람 바람에 이어 상류사회’ 역시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19금 영화 장르의 특성상 IPTV시장에서의 깜짝 흥행을 노릴 수 있겠지만 잘 돼 봤자 극장 수익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다사양길을 걷고 있던 로맨틱 코미디와 공포는 너의 결혼식과 곤지암’ 덕분에 부활에 성공했지만 19금 영화는 바람..’과 상류사회의 연이은 흥행실패로 향후 몇 년간은 극장에 제대로 걸리긴 힘들어질 것 같다. IPTV업계에서도 19영화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데 19금 장르는 이대로 영영 끝나버리는 걸까?

다른 건 몰라도 바람..’과 상류사회가 흥행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남자 관객과 여자 관객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영화가 어정쩡해져버리고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사회분위기 역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기획이 올드한 탓도 있는 것 같고 제작진 역시 19금 영화의 특성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일본 AV배우가 아무리 유명하고 그녀의 베드씬이 레전드급으로 적나라하다 한들 그걸 극장에서 돈 주고 보고 싶은 관객은 없었을 것이다기존의 유명 영화감독들이 흔히 하듯 공개 오디션 등을 통해 뉴 페이스를 발굴했어야 했다무엇보다 관객들로 하여금 19금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만들려면 그럴싸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상류층의 민낯을 까발린다!”는 것만으론 애매했던 것 같다무슨 해외영화제에 진출해서 예술영화로 분류할 수라도 있었다면 또 모르겠는데 이래저래 명분이 부족했다공교롭게도 바람..’과 상류사회’ 모두 하이브미디어코프라는 회사의 작품인데 삼세번이라는 말도 있으니 이대로 19금 영화 시장을 포기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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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9일 수요일

'지그라 불린 사나이'를 보고..



얼마 전부터 슈퍼히어로 영화만 보면 잠이 왔다재미는커녕 끝까지 제대로 본 기억조차 거의 없다그래서 히어로물은 개봉하든 말든 인터넷에 뜨면 다운받아 보거나 스트리밍으로 봤는데 여전히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그나마 극장에서 봤을 땐 영화 같긴 했는데 집에서 보니 영화 같지도 않았다영화 같은 동영상그러던 차에 아무 생각 없이 넷플릭스를 뒤지다(넷플릭스 추천 아님) ‘지그라 불린 사나이라는 영화를 발견하고 아무 기대 없이 봤는데 이게 웬걸의외로 재밌었다논스톱으로 끝까지 봤다그간의 히어로물에선 보기 드문 청소년 관람불가여서인지 해방감마저 느껴졌다데드풀과는 다르다데드풀은 등급만 청소년 관람불가지 결국은 마블 특유의 아동스러움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지그는 그런 거 없다말 그대로 어덜트 히어로물이다잔인하고 화끈하며 현실적이다꿈과 희망은 당연히 없고 초능력도 별 거 없다그냥 힘만 쎄다가벼운 상처는 금방 치유되지만 신통방통한 재생 능력 같은 건 없다빌런 역시 마찬가지다고만고만하다이야기도 뻔하다히어로물 공식에서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내세울 건 오로지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 표현의 리얼함뿐인데 그게 먹혔다멜로 라인도 신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게 딱 적절했다이걸 보니 내가 히어로물과 안 맞는 게 아니라 마블의 히어로물과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김성령, 서강준의 '너도 인간이니?'를 끝까지 다 보고..



천재 과학자 김성령이 집 안의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외국으로 떠나며 어린 아들 서강준과 생이별하게 된다그리고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아들과 똑같이 생긴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어 곁에 둔다나중에 한국의 아들이 어른이 된 후 엄마를 만나러 외국으로 왔다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엄마는 그 사실을 숨겨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아들 대신 만든 로봇을 한국으로 보내 아들 역할을 시키는데 정작 아들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자신과 꼭 닮은 로봇을 미워한다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이 나오는 흔한 얘기다여자 주인공은 아들의 경호원인데 로봇을 경호하는 척 하다가 사랑에 빠진다여러모로 이해가 안 되는 드라마였다인공지능 로봇이 활약하는 세상인데 아직 무인 자동차가 개발 중이라는 설정부터가 그렇다사람과 구별이 안 될 정도의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 정도의 기술력이면 무인 자동차는 이미 길거리에 돌아다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여자 주인공 강소봉이 인공지능 로봇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도 납득이 안 됐다남자가 가상의 캐릭터나 등신대 인형과 결혼하는 건 실제로 흔한 일이지만 여자가 그러니까 뭔가 말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그나저나 서강준 잘 생겼다. ‘안투라지’ 때만 해도 서강준이 잘 생기긴 했지만 주연 급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를 두 달에 걸쳐 마지막 회까지 완주하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이젠 서강준이 주연 급으로 느껴진다역시 배우를 만드는 건 드라마다비주얼이고 연기력이고 뭐고 일단은 꾸준히 TV에 나와야 누군지 알게 되고 운이 좋으면 인기도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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