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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9일 월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을 보고.. (스포주의)


이 드라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스포일러가 될까? 부모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자란 불쌍하지만 아름다운 소녀가 알고 보니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 고아원의 청소부 할아버지부터 시작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최고의 체스 선수가 된 후 세계 최고의 체스 강국인 소련에 건너가 소련 최고의 체스 선수들까지 제압한 후 미국과 소련을 통틀어 최고의 체스 선수가 되는 이야기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봐서 이 모든 게 다 실화인 줄 알고 역시 현실은 소설보다 드라마틱해! 감탄하며 손에 땀을 쥐고 봤는데 마지막 회까지 다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실화가 아니라서 김이 샜다. 


록키는 실화가 아니라는 걸 알고 봐도 김이 새지 않았는데 이건 왜 그랬을까? 체스라는 게임에 대해 잘 몰라서인지 극 중에서 아무리 자기들끼리 이건 천재적인 묘수 신의 한 수라고 감탄해봤자 딱히 전달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실화였다면 게임에 대해선 잘 몰라도 주인공의 활약에 감동을 받겠는데 이게 다 꾸며낸 이야기라는 걸 알고 나니 그저 허탈할 뿐이다. 청소부 할아버지와 새 엄마가 참 매력적이었는데; 그래도 보는 동안은 행복했다. 보기 드물게 웰메이드고 여배우인 안야 테일러 조이도 굉장했기 때문이다. 여배우를 처음 딱 보자마자 감탄한 건 킬링 이브의 조디 코머 이후 처음이다. 안야 테일러 조이가 96년생이고 조디 코머가 93년생이던데 90년대생이 오긴 왔나보다. 실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봐서 다행이다.


2020년 3월 26일 목요일

BBC America의 ‘킬링 이브(killing eve)’ 시즌1, 2를 보고..



끝내준다. 영국의 첩보원이 킬러 오타쿠인데 자신이 오랜 시간 추적해온 킬러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찐한 우정 또는 금기된 사랑 비스무리한 관계로 발전한다는 이야기이다. 비주얼, 음악, 액션 등등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지만 무엇보다 캐스팅이 예술이다

첩보원 역의 산드라 오야 두 말 할 필요 없고 킬러 역의 조디 코머가 압권이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배우가 나타났는지 신기할 정도로 킬러 역을 창조적으로 소화해냈다. 피오나 쇼우도 마찬가지. 드라마와 영화의 위상이 엎치락뒤치락 된 지 오래지만 이런 걸 보면 요즘엔 드라마가 이긴 것 같다. 요 몇 년 간 킬러와 첩보원이 나오는 영화 중 이보다 세련되고 쿨하고 흥미진진한 게 있었던가? 아마 10년 전이었음 킬링 이브는 드라마가 아니라 두 시간짜리 영화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 드라마 자체도 시즌당 8부작으로 긴 편이 아니고 원작 소설 자체도 이야기 거리로 봐선 미니 시리즈에 적합하다고는 볼 수 없어 어쩜 영화가 정답이었을 수도 있다

다 좋은데 아쉬운 건 시즌21에 비해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막판엔 킬러A를 잡기 위해 킬러B의 도움을 받는다는 클리쉐까지 동원될 정도로 이야기가 꾸역꾸역 억지로 진행되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두 번 우린 티백 같다고나 할까? 시즌3이 나온다는데 시즌1의 임팩트를 능가할 순 없을 것 같다. 원작 소설도 봤는데 드라마가 낫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