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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3일 목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허드 앤 씬(things heard & seen)’을 보고..



골 때린다. 오래된 집에서 귀신이 나오는 데도 하나도 안 무서운 건 그럴 수 있다 치는데 이야기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뜬금없이 끝나기 때문이다

어느 시골 한적한 마을의 오래된 집에 젊은 부부 가족이 이사 온다. 남자는 교수고 여자는 화가고 어린 딸이 하나 있다. 이웃집 소년 형제가 잡부와 베이비시터로 일해주는데 여자는 형에게 매력을 느끼고 남자는 동네 소녀와 외도를 한다. 그리고 집에선 유령의 짓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이상한 현상들이 벌어진다. 여자가 조사해보니 집의 전 주인들이 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고 심지어 집에서 일해주는 형제는 전에 이 집에 살았으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부부의 자녀들이다. 여자는 안 그래도 시골에 이사와 고립된 생활을 하는 게 불만이었는데 이 사실을 숨긴 남편에게 분노하고 이후 남편의 거짓말들이 차례로 드러나 실망 끝에 이웃집 소년과 외도를 한다

참다 못해 딸을 데리고 떠나려는데 남자는 그런 아내를 죽이고 강도 사건으로 위장한다. 남자는 자신의 추천서가 위조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남자를 해임하려던 학장을 물에 빠뜨려 죽였고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이웃집 여자도 교통사고를 유도해 혼수상태로 만든 상태다. 남자가 딱히 오래된 집의 귀신과는 상관없이 온갖 악행을 저지르길래 도대체 어떻게 끝나려나 했는데 뜬금없이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더니 폭풍을 만나 침몰해 버리면서 지옥의 입구는 악인에게만 보인다는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뉘앙스의 나레이션 비슷한 게 나오며 영화가 끝이 난다

기묘한 이야기의 나탈리아 다이어가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자를 유혹하길래 뭔가 한 건 할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안 해서 당황스러웠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교령회도 웃겼다. 이건 뭐 공포영화도 아니고 여러모로 어처구니가 없다.


2018년 10월 20일 토요일

'마라'를 보고..




한적한 교외의 주택가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범인은 악마지만 경찰은 당연히 죄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잡아넣는다아무도 수사 결과에 의문을 갖지 않는 가운데 정의롭고 똑똑한 주인공 혼자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고 진상을 밝혀내려 한다고군분투 끝에 마침내 범행 현장을 적발해내고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지만 악마를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니 다른 피해자들처럼 비참한 운명을 맞이한다는 이야기다. ‘잠들면 죽는다까진 좋았다하지 말라는 짓을 하고 가지 말라는 곳에 갔다가 기어이 험한 꼴을 자초하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마음에 들었다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초래되는 공포감이다보니 충분히 설득력도 있었다악행을 저지른 사람의 죄책감이 악마를 끌어들였다는 것도 납득이 됐다차분하고 건조한 톤 앤 매너도 나쁘지 않았다여러모로 나이트메어가 떠올랐는데 아쉬운 건 저예산이어서인지 비주얼이 심심했고 악마도 프레디만큼 임팩트라든가 카리스마가 없었다는 것이다.

2018년 10월 14일 일요일

블룸하우스의 ‘오큘러스’를 보고..

 

공포영화를 보다 보면 꼭 하지 말라는 짓을 하고 가지 말라는 곳에 가서 기어이 죽음을 자초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이 바로 그런 대표적인 케이스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새 집에 이사 오면서 들여놓았던 골동품 거울이 부모님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믿는다. 부모님이 거울 앞에서 미쳐가는 과정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주인공은 치밀한 조사 끝에 거울을 소유했던 전 주인들이 모두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남동생과 함께 복수를 준비한다. 그런데 그런 불길한 사실을 알았으면 복수고 뭐고 재수없는 거울 따윈 거들떠도 보지 말고, 지금까지 그랬듯 계속 열심히 살면 그만이지 기어이 거울을 이겨 먹으려고 나름 고가로 보이는 장비들까지 세팅해가면서 고군분투하는 걸 보고 있노라니 그저 안쓰러울 뿐이었다. 장르의 관습상 저러다 거울의 전 주인들처럼 비참한 꼴을 당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겟아웃업그레이드의 블룸하우스의 작품이니 뭔가 다른 게 있으려나 싶어 끝까지 봤는데 결과는 역시나였다. 피할 수 있는 죽음을 굳이 자초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공포영화는 무섭다기보다는 한심하다.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