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일 월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돌풍'을 보고.. 👍



#돌풍 1화 🤔 현실 정치가 워낙에 드라마틱해서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심장으로 뭘 한들 놀랍지는 않았고 고작 한 달의 시간 동안 뭘 하겠다는 건지가 궁금했는데 아직은 모르겠다. 주요 캐릭터들이 실제 인물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어서 답답했다. 전개가 빨라서 좋다.

#돌풍 2화 👍 아깝다. 국내 정치 이야기라 글로벌은 모르겠는데 KBS2나 MBC 같은 지상파였으면 첫주 10% 돌파도 가능했을 것이다. 1화는 정치 유튜브 보듯 공분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봤는데 누가 누군지 모르겠어서 애매했다면 2화부턴 대충 누군지 알 것 같고 뭣보다 웰메이드다. 구관이 명관이네.

#돌풍 3화 👍👍 글로벌 OTT보다는 지상파가 더 어울렸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는데 지상파는 갈 생각조차 안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사건과 인물들이 두루두루 섞여 있는 와중에 기존의 추악한 기득권들은 이젠 빌런 축에도 못 끼는 게 흥미롭다. 분향소의 촛불 시민들 연기가 압권이었다.

#돌풍 4-5화 🤔 공안 검사 출신 대선 후보 조상천을 넘 쉽게 보내버렸다. 작가가 기존의 추악한 기득권들을 이젠 빌런 취급도 안 해준다는 걸 확실히 알겠다. 북한 문제는 대충 이 정도로 넘어가려는 듯해서 의아하고 녹음 파일은 유출된다 해도 이거 다 거짓말이라고 우기면 그만인데 너무 절절 맨다.

#돌풍 6화 👍 야당 조상천을 보내더니 여당 박창식까지 보내버렸다. 둘 다 너무 싱겁게 처리한 거 아닌가 했는데 이게 다 박동호가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작정한 정수진을 그들의 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었다. 6화까지 달리고 나니 조금 지쳤는데 다음 화부터가 본 게임일 것 같아 멈출 수가 없다.

#돌풍 7~12화 👍👍 2화까지 보고 넷플릭스 말고 지상파였으면 첫주 시청률 10% 돌파도 가능했을 것 같다고 했는데 막판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하락하며 조용히 끝났을 것 같다. 이제 추악한 기득권은 좌우 모두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주자는 얘기를 좋아할만한 시청층은 이런 드라마에 관심이 없다.

2024년 5월 6일 월요일

김호연 작가의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가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 없는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지만 보통은 윗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 군데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가 딱 그런 캐릭터다. 대학 땐 학생 운동을 했고 입시 학원과 출판사를 거쳐 영화판에서 시나리오를 쓰다 지쳐 고향으로 내려가 비디오 가게 창업이라는 인생 노선도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매우 익숙하다. 

꼭 내가 아는 사람 몇 명을 합쳐 놓은 캐릭터 같다. 몸 담은 곳마다 처음엔 능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하지만 결국엔 불화를 겪고 때려치우는 엔딩도 마찬가지. 예외는 없다. 아니 예외는 없는 줄 알았다.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려면 불의에 동참하고 힘 없는 사람보다는 힘 있는 윗 사람과 잘 지내야 되는 줄 알았다. 돈 아저씨 같은 캐릭터는 영원히 세상과 불화를 겪다가 쓸쓸한 엔딩을 맞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살다보니 예외가 있더라. 돈 아저씨처럼 제주도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소설도 쓰면서 행복한 노후를 즐기는 엔딩이 꼭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판타지는 아닌 것이다. 매우 드물긴 하지만.

당장 ‘불편한 편의점’만 해도 그렇다. 내가 2013년에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 리뷰를 작성했을 때만 해도 김호연 작가가 10년 뒤에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현재 스코어 150만부 판매를 돌파하는 역대급 베스트 셀러 작가로 거듭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게다가 한국에서 소설가로 롱런 하려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이른바 ‘문단’이란 곳에 소속되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고서도 소설가로 롱런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산 증인이기도 하다. 가장 놀라운 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23개국에 수출됐고 대만에선 10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번역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한국 소설이 있었던가?

책을 다 읽고 나자 지금까지 만난 돈키호테들이 떠올랐다. 대부분은 연락 두절이고 이제는 건너 건너 근황조차 들려오지 않는다. 어릴 땐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희귀해지더니 이제는 멸종 수준이다. 하지만 굳이 연락은 하고 싶지 않은 와중에 그 돈키호테들과 유독 불화를 겪던 이른바 ‘윗 사람들’도 떠올랐는데 그들도 영원히 잘 먹고 잘 살진 않더라.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극 중에서 돈 아저씨가 몸 담았던 영화판을 놓고 보자면 코로나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망했고 돈 아저씨를 찾아 헤매는 솔이 몸 담았던 상암 역시 마찬가지. 사람 일 모른다.



2024년 5월 5일 일요일

'절대 BL이 되는 세계 VS 절대 BL이 되고 싶지않은 남자' 시즌1-2 👍




자신이 BL만화 속 등장인물이라는 사실을 눈치챈 모브 캐릭터 주인공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메인 캐릭터가 되지 않으려 고군분투한다. 주인공에게 느닷없이 꽃미남이 접근하고 연애 플래그가 설 조짐이 보이면 그걸 회피하려 애쓴다의 반복이 이야기의 전부지만 자신이 BL 만화 속 등장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설정이 참신하고 이연희 닮은 여장남자로 유명한 이데가미 바쿠가 잠깐 나와서 신기했다. 그냥 예쁘장한 일반인인줄 알았는데 연기도 제법 해서 놀랐다. 다양한 BL 클리쉐 비틀기가 유쾌했고 일본에선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미남으로 여기는지 짐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시즌3에선 과연 B가 L하는 운명을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p.s. 이데가미 바쿠

2023년 11월 20일 월요일

디즈니+ 영화 '출구는 없다(no exit)'를 보고..





디즈니+ 스릴러 영화. 재활 센터에서 도망 나온 주인공이 폭설로 인해 고속도로가 폐쇄되자 휴게소로 피난을 왔는데 주차장 미니밴 안에 밧줄로 묶여있는 소녀를 발견하고 구해주려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한 장소 이야기. 아군인줄 알았는데 적군이고 훈남인줄 알았는데 악당이고 악당인줄 알았는데 찐따였고 믿었던 경찰은 허당이고 등등 등장인물들의 실체가 들통날 때마다 흥미진진 소름이 돋는다. 깔끔하고 영리하게 잘 만들었고 원작 소설도 궁금하다.


2023년 11월 12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데이비드 핀처의 '더 킬러(the killer)'를 보고..


#더킬러 👍 순전히 본인의 실수로 요인 암살에 실패한 살인 청부업자가 그로 인한 페널티를 거부하고 복수에 나선다. 이런류의 작품을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데이비드 핀처라는 감독의 이름값에 걸맞는 걸작이라거나 시대에 화두를 던지는 문제작 같은 건 아니고 넷플릭스의 아낌 없는 지원 속에 적당히 힘 빼고 만든 듯한 웰메이드 소품. 특히나 디테일과 로케이션이 예술이지만 막판에 잠깐 출연한 틸다 스윈턴은 실망스러웠다. 죽음을 앞두고 잔뜩 폼 잡고 내뱉은 농담이 한국에서 88년도에 유행했던 저속한 아재 개그랑 똑같아서 어이가 없었다.

2023년 11월 10일 금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귀무자'를 보고..

 


#귀무자 👍👍 끝내준다. 미이케 다카시 총감독 게임 원작 애니메이션. 미야모도 무사시가 귀신의 힘을 빌려 괴물들을 물리치는 이야기. 일본 드라마와 영화는 특유의 갈라파고스러움으로 인한 오글거림이 있지만 게임과 애니는 다르다. 특히 애니는 안 그래도 고퀄인데 넷플릭스 덕분에 날개를 단 격. 미야모토 무사시와의 대결에서 패배하고 죽었다가 환마에 의해 부활한 인간들이 빌런으로 차례로 등장하는데 끝판왕이 사사키 코지로다.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최악의 악'을 보고..



#최악의악 1-3화 👍 1990년대, --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충청도 경찰이 언더커버로 조직에 잠입한다. 목적지를 뻔히 알고 보는 언더커버물이라 어떻게 가는 지가 관건인데 '아내이자 아는 누나'와의 동행이라는 점과 강남 출신들로 구성된 조폭 설정이 참신하다.
 
#최악의악 4-9화 👍👍 그냥 흔한 느와르물이 아니다. 경찰 부부가 함께 때론 따로 언더커버 작전을 수행하다 보니 액션에 멜로에 브로맨스에 코미디까지 섞이며 톤앤매너가 깊고 풍성해졌다. 한중일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12화로 마무리하기엔 벅찬 느낌이 있고 특정 씬에선 더 가려다 만 듯해 감질났다.
 
#최악의악 10-12화 👍👍 마무리가 끝내준다. 관계들이 점점 꼬이고 수사의 스케일이 커져서 과연 수습 가능할지 궁금했는데 딱 깔끔했고 시즌2까지 기다리게 만들었다. 일단락은 됐지만 계속 궁금하다. 부부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올해 최고의 데뷔였던 비비는 앞으로 뭐 먹고 살지 등등.


한국 드라마 시청률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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