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1일 목요일

넷플릭스 대폭락의 날



하루 만에 35%라니.. 넷플릭스 주가가 영원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리라 믿진 않았지만 이 정도의 폭락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까지처럼 좋았던 나날들은 영영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일단 물량 앞에 장사 없다고 라이벌 OTT 서비스가 너무 많아졌고 설상가상 볼 만한 콘텐츠도 점점 뜸해지고 있다.

볼 만한 콘텐츠라는 건 어찌됐건 신작이어야 하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를 창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속도가 헤비 유저는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들의 시청 속도조차 따라가지 못하므로 굳이 구독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냥 볼만한 신작이 나왔다는 입소문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들려오면 그 때만 한 두 달 구독하고 해지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넷플릭스가 알고리즘으로 유명했지만 그 어떤 알고리즘으로 취향 저격 작품을 추천한다 해도 남들이 다 재밌다고 하는 신작의 유혹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디즈니나 HBO에 볼 만한 콘텐츠가 올라왔는데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하진 않는다. 한 때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볼 만한 이유가 충분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그 정도는 아니다. 넷플릭스는 그저 돈을 댈 뿐이고 만드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그들이 넷플릭스에서만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니니 당연한 현상이다.

코로나의 끝이 보이며 전반적인 OTT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든 것 같고 요즘엔 차라리 창고에서 개봉 대기 중인 극장 개봉용 영화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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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7일 일요일

‘우리들의 블루스’와 ‘나의 해방일지’를 보고..



둘 다 3화까지 보고 나니.. 

우리들의 블루스 이제부터 우리들의 이야기를 볼테니 함께 울고 웃어 봅시다라고 하는 같고나의 해방일지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당신들이 듣던 말던 관심은 없지만 그래도 들어주면 고맙고.. 하는 같다. 한국 드라마에서 독립영화 감성을 느끼게 줄은 몰랐는데 이런 츤데레 라고 하던가?

우리들의 블루스 번째 에피소드한수와 은희편은 이번 3화로 마무리 됐는데 옛날 친구에게 2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면서 흥미진진하게 풀어갈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특히 그들의 과거 학창 시절 장면이 교차될 때마다 뭉클해서 혼났다. 극본, 연기, 연출 모든 완벽! 과연 둘의 여행이 어떻게 마무리 지가 궁금해서 지난 즐거웠고 꿈과 현실의 마리 토끼를 잡은 엔딩도 보다 완벽할 없겠다.

다음 에피소드 역시 기대는 되지만한수와 은희편의 오프닝이 너무 강렬해서 과연 이들의 후일담이 궁금하지 않을 정도의 에피소드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계속 이런 느낌으로 20화까지 간다면 지난 2 2개월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국민 드라마등극도 가능하겠다. 이번에 새삼 느낀 건 아무리 훌륭한 미드가 많아도 한국인에겐 한드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암튼  상상이 되지만 에피소드 소제목만 봐선 김혜자와 이병헌 주연의 18~20옥동과 동석편이 범상치 않다. 안방 극장에 눈물 폭풍이 불어닥칠 기세다.



p.s. 직장 근처에 고시원이라도 얻으면 안 되는 걸까 ㅠㅠ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 1, 2회를 보고..



내가 처음 웹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회귀물이 많진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슬금슬금 회귀물이 많아지더니 얼마 전부터는 신작 웹소설 중 십중팔구는 회귀물이다. 그 중 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드라마화 되어 방송 중이고 조만간 레전드 회귀물인 재벌집 막내아들도 방송 예정이니 이러다 회귀물이 한드의 주류 장르가 될 수도 있겠다. 보통 회귀물은 평범하거나 찌질한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를 겪은 후 과거로 회귀하는데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잘 나가는 정의로운 검사가 과거로 회귀하는 이야기여서 살짝 공감이 덜 갔다.

복수를 위해 저승사자와 모종의 거래 후 15년 전으로 돌아간 것까지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복수의 방법이 꼭 검사가 되는 것 말고는 없을까? 앞으로 15년간 벌어질 일들을 다 알고 있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슈퍼 초능력인데 굳이 검사가 되려고 골치 아프게 사법고시 준비를? 만약 절대자가 나타나 무슨 소원이든 하나는 들어줄 테니 말해 보라는데 저는 검사가 되고 싶어요 라고 할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들이 바뀌는데 미래가 선택적으로만 바뀐다는 점도 몰입 방해 포인트다. 전개가 시원시원하고 빠른 건 좋다만 초고속 입 전개라는 점도 마찬가지. 코믹 코드는 아재스러운 게 딱 마음에 들었다.


2022년 4월 13일 수요일

tvN 오리지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1, 2회를 보고..



훌륭하다. 이런 한드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 나물에 그 밥과도 같은 한드들의 틈바구니에서 피어난 한 떨기 야생화를 보는 기분이다. 김혜자, 고두심, 차승원, 이병헌, 신민아, 김우빈, 한지민 등등 탑스타들이 총출동했길래 마치 야구 올스타전 볼 때 정작 승부에는 별 관심이 안 가듯 이 드라마도 재미보다는 탑스타들을 한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재미가 넘쳐난다. 한국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본 게 채 5년이 안 돼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 정도 레벨의 탑스타들이 총출동했고 옴니버스인데도 재밌는 한드는 역사상 처음이 아닌가 싶다.

아 배경이 제주도라는 점도 시큰둥했었다. 한동안 제주도 붐에 기댄 이벤트성 기획 영화나 드라마들이 많았는데 하나 같이 별 볼 일 없었기 때문이다. 곰곰이 따져보면 배경이 제주도여야 할 이유도 딱히 없다. 그런데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르다. 제주도가 배경이니 별 볼 일 없을 거라는 선입견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이 이야기라면 제주도가 배경이어야 마땅하다. 1화에서 차승원과 이정원의 학창 시절이 잊히질 않고 2화에서 차승원의 가족의 운명을 건 베팅에 구구절절 감정이 이입된다. 3화가 너무너무 궁금하다. ‘스물 다섯 스물 하나이후 당분간 이를 능가할 청춘 드라마는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들의 블루스가 청춘 드라마도 아니면서 1화만에 스물 다섯 스물 하나를 뛰어넘어버렸다. 노희경 최고!


HBO 오리지널 드라마 '크래싱(crashing)' 시즌1,2,3을 보고..



스탠드업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랑스 드라마 스탠딩업을 재밌게 본 후 웨이브에도 스탠드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있어서 봤는데 훨씬 재밌었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느끼는 건데 역시 대중문화는 그중에서도 특히 드라마와 영화는 미국이 짱이다. K드라마가 뜨고 있고 일드는 확실히 이긴 것 같지만 미드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다. 암튼 이 드라마는 오프닝부터 강렬하다. 주인공이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면서 시작한다. 그는 보수적인 기독교 집 안에서 자란 스탠드업 코미디언 지망생이다. 첫사랑과 결혼 후 십여 년 넘는 세월 동안 스탠드업 코미디언 지망생으로 살고 있는데 설상가상 밤일도 별로여서 아내는 그런 남편을 참다못해 동료 미술 교사와 바람이 난 것이다.

주인공은 현장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고는 집에서 나와 동료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의 집을 전전하며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인데 미국 스탠드업 업계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고 캐릭터들이 압권이다. 특히 주인공 아내와 바람이 난 미술 교사 캐릭터가 유쾌한데 본인도 유부남이면서 주인공의 아내와 바람은 주인공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결국 친구가 된다. 안 웃기는 캐릭터가 없고 알고 보면 다들 짠하다. 실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는 피트 홈즈가 각본과 주연을 맡아서인지 에피소드들의 리얼리티가 범상치 않고 제작은 한때 화장실 코미디로 코미디 영화 장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주드 아패토우다. 시즌3까지 다 봤는데 다음 시즌도 나와주면 좋겠다.

2022년 4월 12일 화요일

M. 나이트 샤말란의 '올드(old)'를 보고..



어느 호화로운 리조트가 있는 아름다운 섬에는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해변이 있다. 1시간에 2년이 흐른다. 설상가상 이 해변에 한 번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 없다. 꼼짝없이 갇힌 채 늙어 죽어야 한다. 리조트 측의 음모로 인해 해변에 갇힌 관광객들이 자신들의 노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절망하다 죽어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꼭 이 영화가 아니어도 현실 세계에서 비슷한 일을 겪고 있기에 그렇게까지 공포스럽진 않았다.

현실이 더 오싹하다. 당장 내가 처음 앤잇굿이란 이름의 블로그를 시작한 게 2007년인데 지금이 2022년 하고도 4월이다. 15일이 아니라 15년 전이다. 일 년에 서너 번 만나는 내 또래의 지인들을 볼 때도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걸 절감한다. 가끔 만나는 사이일수록 그 사이에 업데이트된 노화 포인트가 더 잘 캐치된다. 이젠 뭘 입었건 발랐건 썼건 그냥 찐 중년으로 보인다. 스냅백 써도 소용없다. 예전부터 쭉 보아온 배우들의 간만의 복귀작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관리를 잘했다 하더라도 노화가 숨겨지지 않는다. 간혹 3,40대 배우가 고등학생 역할을 맡는 경우엔 교실 씬에서 진짜 10대 배우들과 나란히 앉아 있을 때가 있는데 딱 꼬집어서 어디가 어떻게 다르다고는 말못하겠는데 피부의 경화나 처짐이나 탄력이나 자세나 걸음걸이 등등이 그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냥 관리 열심히 하고 있는 중년일 뿐

이 영화에선 중년이 된 어린 남매가 늙어 죽기 전에 극적으로 해변을 탈출해 초고속 노화의 저주에서 벗어나지만 현실에선 그럴 수도 없다. 늘씬 탱탱했던 배우들의 허벅지가 새다리처럼 가늘어져 후들거리는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하체운동 열심히 해야겠다.


2022년 4월 9일 토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애니메이션 ‘신 테르마이 로마이(テルマエ・ロマエ)’를 보고..



원작 만화가 있고 2013인가에 영화로도 나왔는데 나는 봤다. 영화와 이번 애니가 같은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만 로마 시대 목욕탕 건축가가 목욕을 하다가 현대의 일본 목욕탕으로 타임슬립하는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신박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니 로마인이 일본의 최신 목욕탕을 보고 감동받아 다시 로마 시대로 돌아간 일본 목욕탕을 벤치마킹해 로마 목욕탕을 발전시킨다는 패턴이 매화 반복되는 지루해 3 정도까지 밖에 봤다. 하지만 매화 막판에 에필로그처럼 첨부된 원작 만화가의 일본 온천 여행기가 재밌었다

일본에는 봤지만 정작 온천에는 번도 가봐서 언젠가 코로나가 끝나면 온천 여행을 가보려고 생각 중이었고 유튜브에서도 틈만 나면 일본 온천 여행기를 찾아 보는 편이었는데 테르마이 로마이 애니메이션에서 15 연속 1등을 차지했다는 군마 온천 내부를 구경하게 줄이야! 한국 유튜버의 여행 채널에 일본 온천 여행기는 수도 없이 많지만 정작 온천 내부는 촬영이 불가여서인지 구경할 없어 아쉬웠는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가 원하던 영상이 것이다. 애니보다는 원작 만화가의 일본 온천 여행기가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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