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김은희 작가의 이름값 때문에 기대치가 어마어마했다. NEW의 ‘창궐’보다는 압도적으로 재밌는 게 당연하고 마케팅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을 보아하니 잘하면 ‘워킹데드’를 능가하는 역대급 걸작 좀비 드라마가 나왔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오로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니까 뭔가 다르려니 했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예전에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 공개 직전에도 이랬던 것 같다. 그때도 오로지 넷플릭스와 봉준호 감독의 이름값 때문에 돼지가 주인공인 전무후무한 역대급 걸작이 나온 줄 알았었다. 아마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인 ‘기생충’도 ‘옥자’만큼 이슈몰이를 하긴 어려울 것이다.
암튼 ‘킹덤’은 아직 총 6화 중 3화의 1/3까지 밖에 못 봤지만 대충 반 정도 봤다 쳐도 될 것 같은데 지금까지 감상으로는 ‘창궐’의 드라마 버전 같다. 배경과 소재가 비슷해서인지 톤 앤 매너와 룩이 비스무리해서 가끔은 내가 지금 ‘창궐’을 보는 건지 ‘킹덤’을 보는 건지 헛갈리기도 했다. 특히나 주지훈-김상호 구도가 현빈-정만식 구도와 판에 박은 듯 똑같아 어쩐지 다음 화엔 현빈이나 정만식이 불쑥 등장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좀 과장하면 ‘물괴’의 김명민이나 김인권 커플이 등장해도 이상하진 않을 것 같았다. 1화에서 좀비 등장 전 설명도 너무 길었다. 설명은 초반 10분 정도로 끊고 바로 달렸어야 했다. 요즘 트렌드로 봤을 때 10분도 길다.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얘기였는데 너무 구구절절 친절했다. 설상가상 좀비들의 무브먼트도 너무 익숙했다. 좀비 역 배우들이 나름 전문화돼서 두 탕 세 탕 뛰고 계신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좀비 영화라는 게 이야기로 차별화를 주기가 쉽지가 않은 면이 있다. 장르적인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내가 예전에 좀비 영화는 쓰지 말라는 글을 쓴 것이다. 물론 가끔 예외도 있는 법인데 그 예외가 ‘부산행’이었고 현재 스코어 연상호가 위너다.
관련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