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닥 볼 생각이 없다가 1980년대를 어떻게 재현했을지 궁금해서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일단 만듦새가 뛰어나다. 최근 방송중인 드라마 중에선 거의 탑인 듯하다. 아직 4부까지 밖에 안 봐서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없지만 드라마 세트 특유의 어딘가 빈 듯하고 허술한 구석이 거의 없다. ‘라이프 온 마스’ 뿐 아니라 요즘 방송되는 드라마를 쭉 보고 느낀 건데 CJ가 영화는 몰라도 드라마는 짱인 것 같다. 여타 채널의 드라마에 비해 올드한 맛이 없고 세련된 감이 있다. 캐스팅도 훌륭하다. 정경호, 박성웅, 고아성 등등 예전 같았음 영화에서나 가능했을 조합이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대중문화의 대세가 영화에서 드라마로 기운 것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라이프 온 마스’의 리메이크라면 드라마보단 영화로 먼저 시도했을 것이다. 최불암 선생님의 연기를 드라마에서 그것도 형사 장르의 드라마에서 다시 볼 수 있었던 것도 놀라웠다. 영화에선 보기 힘들어진 참신한 캐스팅이었다. 캐스팅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현재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4회 막판에 등장한 김재경의 향후 활약이다.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잠깐 보고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는데 ‘라이프 온 마스’에서는 비중이 그때보다 커졌으니 아이돌 김재경이 아니라 배우 김재경으로서의 뭔가를 제대로 보여줄 것 같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