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시리즈가 아니라 한 편의 한국 액션영화를 길게 늘여놓은 것 같다. 1회부터 막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건 좋았다. 그러나 너무 그러기만 하니까 2회까지만 해도 막 손에 땀이 쥐어지고 긴장하며 봤는데 3회부턴 슬슬 피곤해졌고 언젠가부턴 아무리 쎈 장면이 나와도 그냥 그러려니 하며 보고 있다. 3회의 정지훈과 이동건의 격투 씬도 너무 길었다. 좁은 집 안에서 그냥 치고 박고 구르고가 다 던데 그렇게 길게 찍을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두 명의 예지 능력자가 나왔고 그 능력을 활용하는 방식이 반대라는 걸 알았으니 앞으로 그 둘의 갈등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 지가 궁금한 건데 드라마에선 정작 그 얘기는 별로 안 나오고 예지 능력자 둘 중 한 명을 돕는 인물인 정지훈의 고군분투에만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야기 전개 속도도 넘 느리다. 대충 알겠으니 스킵하고 넘어가도 될 것 같은 부분들을 일일이 길고 자세히 공들여 찍는다. 메인이 아니라 서브급 사건은 빠르면 1회 길어도 2회 안에 마무리 되는 게 적당한데 3회에서 시작된 제약회사 사건이 6회까지도 마무리가 안 됐다. 애초에 제약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려는 드라마는 아니었을 텐데 너무 길고 지리하다. 이 사건 하나만 2주에 걸쳐 보다보니 이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르겠다. 7회에선 제발 마무리 되면 좋겠다. 흔히들 어떤 아이템을 두고 영화용, 드라마용으로 나누곤 하는데 ‘미래를 보여주는 스케치’라는 아이템은 아무래도 영화 쪽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