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엔 재밌다가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힘이 떨어지는 감이 있었는데 마지막 회는 그냥 장난이었다. 6회까지 보고 4부작이면 딱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다. 마키와의 이별 후 부장과 동거까지는 그럭 저럭이었는데 부장의 청혼부터 급격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래도 마지막 회고 유종의 미라는 게 있는데 이 정도까지 대충 만들었을 줄은 몰랐다. 대본은 엉성하고 만듦새는 실소가 나왔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부장의 청혼 씬이었는데 시간이 없었든 뭐든 진짜 대충 장난같이 만든 티가 팍팍 났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해는 된다. 초중반의 썸을 탈 때까지는 BL을 명랑하게 그릴 수 있었겠으나 결혼까지 명랑하게 다루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를 싹 지워버리고 마냥 명랑하게 그릴 수도 있었겠으나 그러다 보면 공감이 가지 않을 것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더 이상 명랑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게 현실적인 문제를 살짝만 터치해주다 마는 것이었던 듯하다. 공감 반 명랑 반? 막 진지해지려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자 사실은 장난이었어! 라고 실없는 미소를 짓는 듯한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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