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오랜 팬이어서 7년만의 장편 신작이 나왔다기에 봤는데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읽는 내내 내가 이걸 왜 읽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직전에 벌어졌던 유괴 사건 실화를 소설화 한 건데 주제로 보나 소재로 보나 뭐 하나 새로울 것이 없어 지루하기만 했다. 극중에서도 언급되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계부로부터 학대를 당해 뇌를 다친 채 성장한 남자가 변변찮은 일자리를 못 구해 빈집을 털다 야쿠자들의 싸움에 휘말려 살인 누명을 쓰고 돈이 필요해 어린이를 유괴해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을 떠나려는 애인을 죽이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학대한 계부를 죽이러 가다가 잡히는 이야기다.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니까 계속 읽다 보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봤는데 끝까지 별 게 없었다.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 간 재일교포 야쿠자가 등장하는 것 말곤 한국의 독자로선 굳이 끝까지 읽을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의 몸값'이 여러모로 훨씬 나았다. 다 읽고 나니 구로사와 아키라 + 이마무라 쇼헤이에 대한 오마주 같기도 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