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개봉한 19금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의 손익분기점은 150만쯤인데 119만에서 막을 내렸다. 19금 드라마 ‘상류사회’의 총제작비는 80억 원인데 개봉 첫 주 관객 수는 50만 명이다. 손익분기점은 250만쯤 될 듯한데 100만 넘기도 버거워 보인다. 참고로 ‘바람 바람 바람’의 개봉 첫 주 관객 수는 61만이었다. ‘바람 바람 바람’에 이어 ‘상류사회’ 역시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19금 영화 장르의 특성상 IPTV시장에서의 깜짝 흥행을 노릴 수 있겠지만 잘 돼 봤자 극장 수익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사양길을 걷고 있던 로맨틱 코미디와 공포는 ‘너의 결혼식’과 ‘곤지암’ 덕분에 부활에 성공했지만 19금 영화는 ‘바람..’과 ‘상류사회’의 연이은 흥행실패로 향후 몇 년간은 극장에 제대로 걸리긴 힘들어질 것 같다. IPTV업계에서도 19영화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데 19금 장르는 이대로 영영 끝나버리는 걸까?
다른 건 몰라도 ‘바람..’과 ‘상류사회’가 흥행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남자 관객과 여자 관객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영화가 어정쩡해져버리고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사회분위기 역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획이 올드한 탓도 있는 것 같고 제작진 역시 19금 영화의 특성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 일본 AV배우가 아무리 유명하고 그녀의 베드씬이 레전드급으로 적나라하다 한들 그걸 극장에서 돈 주고 보고 싶은 관객은 없었을 것이다. 기존의 유명 영화감독들이 흔히 하듯 공개 오디션 등을 통해 뉴 페이스를 발굴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관객들로 하여금 19금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만들려면 그럴싸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상류층의 민낯을 까발린다!”는 것만으론 애매했던 것 같다. 무슨 해외영화제에 진출해서 예술영화로 분류할 수라도 있었다면 또 모르겠는데 이래저래 명분이 부족했다. 공교롭게도 ‘바람..’과 ‘상류사회’ 모두 하이브미디어코프라는 회사의 작품인데 삼세번이라는 말도 있으니 이대로 19금 영화 시장을 포기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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