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4일 목요일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 ‘더 롱기스트 나이트(The Longest Night)’를 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문제는 이런 수준의 작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제작 정책이 초창기엔 소수 정예였다가 몇 년 전부터는 박리다매라고 하던데 구독자들이 온종일 드라마만 보는 것도 아니고 온갖 OTT들이 등장해 경쟁적으로 평균 이하의 드라마를 쏟아내고 있으니 슬슬 소수 정예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이 작품은 나은 편이고 십중팔구는 이보다 못하다. 어디서 본 것 같고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작품이 대부분이고 끝까지 다 보기도 쉽지 않은데 꾸역꾸역 억지로 다 본다고 해도 금방 잊힌다. 최소한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답인 듯. 평작과 졸작 행진에 오죽 지쳤으면 해지를 고민하겠는가. 계속 이런 식이면 미련 없이 해지 가능하다. 헤어질 결심이 어느 정도는 섰다.

이 작품의 배경은 정신병동과 교도소가 함께 위치한 특수 교도소다. 연쇄살인범 한 명이 이곳에 예고 없이 이송되고 동시에 교도소장의 딸이 사라진다. 연쇄살인범이 이송되자마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교도소를 습격하더니 연쇄살인범을 자신들에게 넘기지 않으면 교도소 안의 모든 이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와중에 교도소장은 연쇄살인범을 그들에게 넘기면 자기들이 납치한 교도소장의 딸을 죽이겠다는 또 다른 협박을 받는다. 각각의 다른 두 그룹이 교도소장을 협박하는 것이다. 교도소장은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괴한들에게 넘기지 않으려 하고 재소자와 환자들은 살겠다고 폭동을 일으키고 6부 내내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고 엎치락 뒤치락 지지고 볶다가 열린 결말로 시즌2를 암시하며 끝나는데 과연 시즌2가 가능할까 싶다. 그나마 6부작으로 짧아서 좋았다. 회당 러닝타임도 45분 정도고.



2022년 7월 10일 일요일

ENA채널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3,4화를 보고..



1화는 걸작이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기대감 1도 없이 봤는데 1화 시작하고 30분 만에 홀딱 빠져버렸다. 엔딩도 압권이다. 확실히 드라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제대로 쓰여진 대본에 연출이었다. 작감에 대해 전혀 모르고 봤는데 당연히 둘 다 베테랑이려니 생각하고 2화까지 달렸다. 2화도 1화만큼이나 훌륭했고 곧장 작감에 대해 알아보았다.

감독은 필모만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유명한 분이라 대번에 납득이 됐지만 작가가 신기했다. 이 작품이 데뷔작이던데 어디서 뭘 하고 있다가 이렇게 혜성같이 나타나 걸작을 써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작정하고 검색을 해 봤는데 놀랍게도 관련 기사가 많았다. 2016년에 ‘증인’으로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받은 기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지만 그 이전 행보들도 범상치 않았다. 대안 학교 졸업생으로 단편 영화 감독 경력이 있고 일간 스포츠에 ‘21살 원이의 드라마 읽기’라는 드라마 관련 칼럼을 연재했었다.

드라마 대본이란 영화 시나리오와는 달라서 하루 아침에 삘 받아서 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2016년에 영화 ‘증인(2019년 개봉)’의 시나리오로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불과 5년 만에 드라마 작가 데뷔에 성공한 것도 모자라 아무도 모르는 신생 채널의 위상을 기존 지상파 뺨칠 정도로 업그레이드 시킬 정도의 대박을 일궈낸 작품을 집필했다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사건인데 알고 보니 데뷔만 2019년이지 2003년에 일간 신문에 드라마 관련 칼럼을 연재했으니 아주 오래 전부터 드라마에 대해 진심이었던 것이다. 

드라마를 그냥 취미로 본 게 아니라 프로페셔널하게 본격적으로 각잡고 감상하고 고민하고 그에 대해 글을 써 온 기간이 중요한데 그게 2003년부터면 드라마 경력이 대략 20년은 되는 것이다. 2006년엔 MBC 시청자 위원으로도 활동 했었다. 

이제야 납득이 됐다. 드라마 경력 20년이라고 다 이런 대본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20년 경력 작가의 작품이라면 불가능한 절대 있을 수 없는 기적 같은 사건 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간만에 대형 신인 탄생이고 당분간 ENA채널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기억될 것이다. 

2화까지 보고는 분명 걸작이지만 이런 회별 에피소드 구성은 중후반부에 루즈해지며 용두사미로 끝나기 쉽기 때문에 최소 8화까지는 봐야 이 작품이 그냥 흘러가고 잊혀질 지 아니면 ‘낭만 닥터 김사부’처럼 걸작 한드로 남을 지 알 수 있으므로 괜히 올해의 베스트 드라마니 역대급 신인 작가의 탄생이라느니 설레발 치지 말자고 자제하고 있었는데 4화까지 보고 나니 확신이 들었다.

이 작품은 초반에만 반짝하고 그냥 흘러가고 잊혀질 작품이 아니다. 이런유의 회별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는 작품은 메인 서사에는 별 영향 없이 회별 사건만 바뀌므로 회를 거듭할 수록 초반의 신선함이 떨어지고 루즈해지기 마련인데 3화에 메인 서사를 흔드는 사건이 등장한 것이다. 

보통 다른 드라마에선 초반의 신선함이 휘발되고 이야기 패턴이 반복돼서 루즈해지는 중후반에나 쓰는 비장의 카드를 3화에 써 버린 것이다. 과연 중후반에는 뭘로 버티려는지 급궁금해지며 작가의 드라마 장르에 대한 이해도와 장악력 그리고 도전 정신에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인 작가의 단순한 치기 정도로 보기엔 4화도 훌륭했고 5화도 궁금하다. 아직까지는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이 압도적으로 베스트고 이 추세대로라면 2022년 올해의 베스트 한국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

p.s.


2022년 6월 30일 목요일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드라마 '더 보이즈(The boys)' 시즌3를 보고..



몇 년 전에 시즌1을 봤고 얼마 전에 시즌3가 나온 걸 알고는 엊그제 시즌2부터 보기 시작해서 좀 전에 시즌36화까지 다 봤다. 재밌어서 다 본 건 아니고 전반적으로 너무 지루해서 하차하고 싶었지만 아마존 프라임 최고의 인기작이라 하고 그동안 본 게 아까워서 오기로 꾹 참고 봤다. 기존의 마블이나 DC코믹스의 19금 성인 버전 재해석인데 더 보이즈만의 캐릭터들 변주가 흥미롭고 캐스팅이 훌륭하고 동시대의 최첨단 이슈들을 다 끌어와 모두 까는 것도 유쾌하고 발칙한 기세가 차고 넘치지만 정작 이야깃거리가 너무 부족하다

아무리 좋게 봐도 24화에 걸쳐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16화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다. 모든 시즌이 초반엔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임팩트가 넘치는데 중반엔 별 이야기가 없어서 졸리다가 마지막에만 잠깐 흥미로워지면서 다음 시즌을 궁금하게 만든 다음에 끝난다. 도대체 왜 이럴까 생각해봤는데 타성에 젖어 고인물이 된 슈퍼히어로 업계에 충격을 주겠다는 야심만 있고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기존의 히어로물들이 전체 관람가의 특성상 못했던 것들을 쓸데없이 고퀄로 보여주는 것 말고는 이 시리즈만의 장점이 뭔지 모르겠다.

시즌3의 마지막 7, 8화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잘하면 패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고 굳이 공개날을 기다렸다 볼 기분도 아니다. 각 시즌마다 한 방은 있고 특히 이번 시즌의 싸이코패스 슈퍼맨과 복수심에 불타는 캡틴 아메리카의 최종 대결이란 구도는 좋은데 에피소드들이 너무 빈약하다. 아쉽다. 더 보이즈 디아볼리컬이 훨 낫다.

p.s. 

2022년 6월 29일 수요일

톰 크루즈와 기무라 타쿠야


 

탑건: 매버릭’ 1회차에는 최고다! 멋있다! 톰 크루즈가 자기 관리를 잘 했고 공중전도 끝내주네! 열광하며 봤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2회차 관람을 앞두고 나니 과연 톰 크루즈는 행복했을까? 의문이 든다. 50대 이후엔 어떤 인생을 살아야 행복할까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 영화는 그에 대한 톰 크루즈만의 해석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엊그제는 뜬금없이 기무라 타쿠야 생각이 났다.

톰 크루즈는 탑건이후 36년 만의 속편이지만 기무라 타쿠야는 거의 매년 줄기차게 탑건같은 드라마를 찍고 있다. 기본적으로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 잡기가 메인 테마인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남들 다 은퇴하거나 관리직으로 물러날 나이에 항상 현역을 고집하고 윗사람과 불화를 겪는 매버릭이지만 실력은 최고고 몸 관리도 잘 해서 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취미 같은 건 없고 있어도 본업에 도움이 되는 취미고 워커홀릭처럼 일만 생각하고 24시간 일에만 빠져 살아서 연애는 어떻게 할까 싶지만 마침 주변에서 그런 모습을 삐딱하게 지켜보고 있던 젊은 여자가 있는데 결국엔 그에게 홀딱 반하고 만다. 종종 옛날 애인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과거에 피치 못하면서도 납득할 만한 사정이 있어서 헤어진 거여서 악감정은 없고 쿨하게 젊은 여자와의 사랑을 응원해준다.

남들 보기엔 모르겠는데 과연 이런 인생이 행복할까? 매버릭으로 평생을 떠돌고 일 밖에 모르고 새로 만나는 애인은 점점 어려지는? 아마 톰 크루즈도 제니퍼 코넬리랑 결국엔 잘 안 됐을 것 같다.


2022년 6월 28일 화요일

몸무게 줄이는 방법


열흘 전 쯤이었다. 밖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들어와 푹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체중을 재보니 84kg을 찍은 것이다. 뭐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평균 체중은 75kg이지만 과식하고 운동 안 하면 종종 80kg을 넘기도 했기 때문이다. 별 일 아니었다. 과식 안 하고 운동 열심히 하면 금방 다시 70kg대로 내려왔다.

분명 그랬는데 언젠가부터 은근슬쩍 80kg대에 머물러 있는 기간이 많아지더니 나와는 영영 인연이 없을 줄 알았던 80kg대 중반이 된 것이다. 올해부터는 나름 관리한다고 했는데도 체중이 쉽사리 내려가질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현상 유지도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딱히 살을 빼야 할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지금 이 추세대로라면 내 친구들 중 누구누구처럼 90kg 또는 100kg도 금방일 것 같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작정하고 다이어트 즉 체중 감량에 들어갔다.

그 날 이후 열흘 정도 이것 저것 다 해 봤는데 결론은 세 끼를 먹으면 체중이 훌쩍 늘고 두 끼를 먹으면 적당히 늘고 한 끼만 먹으면 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한 끼만 먹어도 체중이 줄지는 않더라. 그래서 아침에 한 끼만 대충 먹고 점심 저녁에 열심히 운동하고 늦게 자면 살 찐다고 해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며칠 해 봤더니 슬슬 체중이 줄어드는 기미가 보였고 드디어 오늘! 아침에 한 끼만 먹고 점심 저녁에 유산소 운동하고 들어와 방금 전에 체중을 재봤더니 79kg이다. 

내가 기억하는 평균 체중인 75kg은 바라지도 않고 그저 70kg대만 유지하려해도 하루에 한 끼만 먹거나 두 끼 이상을 먹으려면 소식을 하고 열심히 운동을 해야 된다는 얘긴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관리를 열심히 한다 해도 어쩌다 한 번 짜장면에 탕수육, 피자에 맥주, 삼겹살에 소주 중 한 코스만 달려도 80kg은 무조건 훌쩍 넘는 것이고 다시 70kg대로 돌아오려면 일주일은 하루키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다. 

고민된다. 당장 지금도 너무 배가 고프다. 아침에 한 끼만 대충 먹고 하루 종일 굶었다. 신라면에 식은 밥 말아먹고 후식으로 투게더 먹으면서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더 보이즈’ 시즌3 보다가 새벽 2시쯤 잠들고 싶다.


2022년 6월 26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1화를 보고..




스페인 원작이 워낙에 독창적이고 훌륭해서 한국을 배경으로 리메이크를 해야 이유가 없을 같고 잘 해야 본전 같은데 굳이 리메이크를 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봤다

오프닝 뜨자마자 북한 입은 전종서가 케이팝 안무와 함께 등장하며 BTS 아미는 어디에나 있다고 너무 충격 받아서 일시 정지 시키고 잠깐 하차했다. 같은 시청자를 하차 시킬 목적이었다면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다만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걸 오프닝으로 선택한 센스라면 나머지는 보나마나 오글거릴 뻔해 다시 엄두가 나지 않았다. 부제가 공동경제구역인 것도 불안했다. 나름 박찬욱의 ‘JSA 공동경비구역 센스있게 가져왔다고 생각한 같은데 어쩐지 패러디나 열화 버전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보기 시작한 1화는 봐야겠어서 잠깐 한숨 돌리고 다시 봤는데 남북 통일 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한 참신했으나 남북 코드는 배경 설정과 캐릭터 전사에 억지로 끼워넣어진 정도만 가능했고 전반적인 줄거리에까지는 끼워넣어지지 않은 했다. 남북 문제를종이의 통해 이야기하려 했다면 모르겠는데 딱히 그런 같지도 않았고 그래야 이유도 없고 그냥 여러모로 원작이랑 너무 똑같아서 1 내내 이걸 봐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려 애쓰며 봤지만 결국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1화는 전종서의 매력으로 버텼지만 2화까진 보겠다.

2022년 6월 24일 금요일

톰 크루즈의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을 보고..



아 끝내준다! 

굳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OTT에 워낙에 볼 게 많아 극장에 마지막으로 간 게 언제인지 기억 조차 가물가물한데 탑건은 개봉하자마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뭔가에 홀린듯 극장으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고편이 전부일 수 있고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진리 아닌 진리도 있고 비행기 전투 장면은 박진감 넘칠지 몰라도 이야기는 별 게 있을 리가 없을 듯한 우려가 있었지만 그래도 탑건이니 보러 갔다.

그런데 이건 진짜 끝내준다. 바로 이게 영화와 극장의 존재 이유다. 종종 과거의 걸작 영화를 방구석에서 감상하고 있노라면 이 좋은 걸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동시대의 관객들과 함께 감상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때가 있는데 바로 이게 그 걸작이다. 지금 극장에서 못 보고 나중에 방구석 티비나 스마트폰으로 보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고편은 빙산의 일각이었고 전편만큼이나 좋은 속편이었고 비행기 장면은 박진감 넘친다는 표현 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고 어처구니 없게 각본도 웰메이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듣고 있는 O.S.T.는 또 어떻고 ㅠㅠ 

톰 크루즈 최고! 난세에 영웅 난다고 방구석에서 애니메이션으로나 보면 딱일 CG 범벅 영상물들로 점령당한 극장가에 진짜 영화를 들고 나타나주셨다. 그래 이게 영화지! 난 또 보러 간다. 돈 심슨 & 토니 스콧 포에버!




한국 드라마 시청률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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