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원작이 워낙에 독창적이고 훌륭해서 한국을 배경으로 리메이크를 해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고 잘 해야 본전 같은데 굳이 왜 리메이크를 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봤다.
오프닝 딱 뜨자마자 북한 옷 입은 전종서가 케이팝 안무와 함께 등장하며 BTS 아미는 어디에나 있다고 할 때 너무 충격 받아서 일시 정지 시키고 잠깐 하차했다. 나 같은 시청자를 하차 시킬 목적이었다면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다만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걸 오프닝으로 선택한 센스라면 나머지는 보나마나 오글거릴 게 뻔해 다시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부제가 공동경제구역인 것도 불안했다. 나름 박찬욱의 ‘JSA 공동경비구역’을 센스있게 가져왔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어쩐지 패러디나 열화 버전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보기 시작한 거 1화는 다 봐야겠어서 잠깐 한숨 돌리고 다시 봤는데 남북 통일 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한 건 참신했으나 남북 코드는 배경 설정과 캐릭터 전사에 억지로 끼워넣어진 정도만 가능했고 전반적인 줄거리에까지는 끼워넣어지지 않은 듯 했다. 남북 문제를 ‘종이의 집’을 통해 이야기하려 했다면 모르겠는데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았고 그래야 할 이유도 없고 그냥 여러모로 원작이랑 너무 똑같아서 1화 내내 이걸 봐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려 애쓰며 봤지만 결국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1화는 전종서의 매력으로 버텼지만 2화까진 못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