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그중에서도 퓨전 사극은 어지간하면 안 보는데 작가가 홍정은, 홍미란이고 감독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박준화여서 봤다.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국가가 배경인데 그냥 중국이 배경인 중국 드라마 느낌이 물씬 났고 얼어붙은 호수에서 싸우는 장면은 그냥 중국 드라마에서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중국 드라마스러웠는데 배우들이 한국말을 하고 있어서 신기했고 전혀 웃길 타이밍이 아닌 것 같은데 배우들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타일로 웃기고 있는 뻘한 재미가 있었다. 다만 톤앤매너가 뭔가 이질적인 게 의도한 느낌은 아니었다.
오프닝에서 병든 왕으로 나오는 박병은이 주상욱과 몸을 바꾼 뒤 주상욱의 여자를 찾아가 주상욱인 척하면서 동침하는 장면을 봤을 땐 이 드라마가 이렇게 웃기는 드라마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홍자매도 코믹을 잘 쓰고 박준화도 코믹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데 이 둘 아니 셋의 조합에서 탄생한 드라마가 안 웃기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