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있어 있어’ 계열의 일본 드라마 같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건데 미야다이 신지라는 일본 사회학자의 말로는 일본 드라마에는 ‘있어 있어’ 계열이 있다고 한다. 대략 80년대 이후부터 “이런 장면 다들 있지?”, “실연했을 때 이런 장면 경험한 적 있지?”, “이런 말을 해줬으면 한 적 있지?”등등으로 음악, 영화, 드라마에서 나타난 경향인데 유감스럽게도 보는 사람 혹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수준이 퇴화함에 따라 작품 역시 퇴화되어가는 것이 최근 일본 작품들의 문제점이라고 한다.
결론은 일본 드라마는 “그래서 알지?”, “말 안 해도 알지?” 같은 부분에 너무 승부를 걸어서 망했다는 건데 ‘나의 해방일지’가 일드 같아서 망할 거라는 건 아니고 10회 내내 이렇다 할 메인 서사 없이 “경기도 사는 당신들 이런 적 있지?”, “사무실에 꼭 이런 직원 있지?”, “돈 꿔주고 못 받은 적 있지?”등등의 상황 위주로 시트콤처럼 진행되는데도 하차는 커녕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이 대단한 것 같다. 최근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힐링이 되거나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거나라는데 ‘나의 해방일지’의 시청률이 상승세인 이유는 힐링 소설이나 에세이는 아니지만 그들과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인 것 듯.
별 내용은 없는데 읽는 내내 그래 맞아.. 나도 이런 적 있어.. 저런 적도 있고.. 라는 안도감이 들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