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는 지루했고 2회는 짜릿했고 3회는 황당했다.
2회 막판에 이성민이 송중기에게 “니 혹시 미래를 아닌 거 아이가?” 물을 때가 최고였다. 또 하나의 역대급 한드 탄생 예감이었다. 그런데 3회는 보는 내내 작감이 바뀐 건가?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송중기가 영화사 대표인 아버지에게 ‘나 홀로 집에’를 추천했다고 할 때부터 싸했는데 뜬금없이 서태지 코스프레 남이 나오더니 미국으로 넘어가 ‘타이타닉’ 투자를 결정하는 장면 등에선 민망하고 오글거려서 하차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제와 차분히 생각해봐도 내가 본 3회가 1,2회와 같은 드라마라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는다. 확실히 1,2회와 3회는 작가가 다르거나 감독이 다른 게 분명하다. 금토일 주3회 편성은 야심찬 시도였으나 아마 금토나 토일 주2회 드라마였으면 지금쯤 1,2회에 대한 입소문과 3회에 대한 기대감에 전국에 ‘재벌집 막내아들’ 열풍이 불고 있었을 것이다. 10%였던 3회 시청률도 그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3회가 그렇게 나온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게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 웹소설에서도 제일 재밌던 부분이 지금 드라마의 1,2부까지였던 것 같기 때문이다. 원작 웹소설을 재밌게 읽다가 하차했던 시점이 지금 드라마의 3부 쯤이었다. 과연 4,5,6회 시청률은 1,2,3회의 6%, 8%, 10% 같은 상승 곡선은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