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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6일 목요일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시나리오 모니터

 


눈을 뜨자마자 극장에 가서 조조로 한국 영화 한편을 보고 왔다. 왠만한 한국 영화는 시사회로 보는데 요즘엔 개봉하는 한국 영화 수가 너무 많아 시사회로 다 커버를 못 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보고 싶은 영화만 보고 살았는데 영화사 입사 이후엔 대표와의 대화 중 특정 영화 얘기가 나올 때 그 영화 아직 안봤다고 하면 기획하는 사람이 어떻게 개봉 영화를 안 볼 수가 있냐며 화를 내기 때문에 다 챙겨본다.


영화에 대한 꿈만 있던 시절에는 극장에서 바보같은 영화를 보게 되면 극장을 나오면서부터 입에 거품을 물고 욕을 하고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인터넷 게시판에까지 악평을 남기고 퍼 나르고 했는데 요즘엔 저런 영화라도 만들어서 극장에 걸어봤으면 하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아무리 바보같은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도 알고보면 대부분 좋은 학교 나오고 똑똑하고 말도 잘하며 처세에도 능한 사람들이다. 제작사나 투자사에 그런 사람 한둘씩은 꼭 섞여 있다. 영화계에 학벌 인플레 현상이 생긴지는 제법 오래 되서 메이저 투자 제작 배급사에 가면 명문대는 기본이고 유학파도 그냥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하다.


그렇다면 왜 그 머리 좋고 똑똑한 사람들이 바보같은 영화를 만들었는지가 궁금해지는데 그건 집단 지성의 부작용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 집단 지성은 그냥 웃자고 한 소리고;; 보통은 그냥 재수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이 모든 건 재수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어떤 영화가 바보같은 영화인지를 평가하는 기준은 물론 흥행 성적이다. 정성일, 유지나 등이 활약하던 동숭아트센터에서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이 2만 들던 시절에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예술성이라는게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그런 소리 하면 아무도 안 놀아준다. 특히 요즘 같이 수익률을 따지는 시대에 상업 영화가 예술 영화나 작가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건 사실 굴욕이나 다름없다. 알고 보면 독립, 예술, 작가주의 영화 만드는 사람은 대부분 생계형 영화인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는 회사에서 못 읽고 집으로 가져온 시나리오 몇 편을 읽었다. 작가 혼자 집에서 쓰고 있는 시나리오도 있고 영화사에서 사랑과 기대를 받으며 진행하고 있는 시나리오도 있지만 시나리오가 영화화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도 역시 운이다. 수백편(?)의 시나리오 중 영화로 만들어지는건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법대로 잘 썼다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못 썼다고 안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평가한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니라고 평가한 시나리오라고 안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모두가 쓰레기라고 평가한 시나리오도 유력인사 한 명이 좋다고 하면 영화로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유력인사 한 명이 좋게 보면 쓰레기라고 평가했던 사람들도 시나리오를 다시 읽어보며 마음을 바꾸는 일도 흔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평가할 때는 언제나 다른 이들의 눈치를 슬쩍 보게 된다. 특히나 투자 검토 차원에서 회사로 들어온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대표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게 된다. 내가 높게 평가한 시나리오를 대표가 낮게 평가하는 일이 반복되면 나라는 인간 자체도 저평가되기 때문이다.

덧글

  •  미디어몹 2007/09/17 16:42 # 삭제 답글

    애드맨 회원님의 포스트가 금일 오후 05:00에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될 예정입니다. 익일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과학)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  애드맨 2007/09/18 15:19 # 답글

    잘하셨습니다.
  •  하하하 2007/10/29 17:58 # 삭제 답글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이 그당시 2만이었다고요? 아..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군요^^
  •  노란싹수 2007/12/04 16:08 # 답글

    저도 그 중 한 사람이었군요. -_-
  •  무명씨 2008/01/10 06:38 # 삭제 답글

    그러고 보니 저도 2만중 하나였군요... 당시 여친이 보러가자 그래서 코아아트홀에 가긴 갔는데 이건 뭐 의자도 없어서 등받이도 없는 간이의자 놓고 보고... 참 오래된 얘기군요.
  •  애드맨 2008/01/10 13:28 # 답글

    저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ㅎㅎ

2022년 4월 6일 수요일

5월부턴 슬슬 극장이 살아날 걸로 기대된다



5월부턴 슬슬 극장이 살아날 걸로 기대된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만큼은 아니어도 작년과 재작년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사람이 계속 집에만 있을 순 없는 법이다. 날도 더운데 주말 나들이엔 극장만큼 시원한 가성비 공간이 없고 결정적으로 극장 킬러인 줄 알았던 OTT에 볼만한 콘텐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예전엔 몰랐는데 지난 몇 년간 넷플릭스 같은 메이저 OTT에서 왓챠까지 다양한 OTT를 경험해보니 콘텐츠가 많다고 볼만한 콘텐츠도 많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는데 볼만한 콘텐츠라는 건 일단 신작이어야 하고 어느 정도는 이슈가 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작품이 흔치 않으니 점점 뭘 볼지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볼만한 작품은 1분기에 한 편 나올까 말까라는 건데 이 정도 빈도라면 사양산업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직전인 극장도 충분히 비벼볼 만 하다. 100여편이 넘는 신작들이 창고에 쌓여 있다는 점도 기대 요소인데 더 묵혔다간 신작 개봉이 아니라 뒷마당에 묻어둔 타임캡슐을 발굴하는 느낌이 날 테니 슬슬 개봉을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5월 극장가엔 탑건이 있다. 예고편만 봐도 대박 예감이다.

탑건이라면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고 범죄도시2’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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