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팔로66’과 ‘플로리다 프로젝트’ 팬인데 한 때는 미남 축에 들었을 법하고 지금도 관리만 좀 해 주면 나쁘지 않을 듯한 중년 남자가 버스에서 졸고 있는 첫 장면을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 싶었다. 한동안 인생 영화라고 할 만 한 게 없었는데 이거라면 인생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감이 왔다. 적어도 2시간 정도는 푹 빠져서 볼 수 있을 듯 했다.
주인공은 LA에서 활동하던 17년차 포르노 배우인데 하는 일마다 꼬여 결국엔 모든 걸 잃고 길바닥에 나앉게 돼 오래 전부터 별거 중인 아내의 작고 허름한 집으로 버스를 타고 온다. 고향이기도 한 텍사스의 허름하고 황량한 동네에서 직업을 구하고 성실하게 살아보려는데 포르노 배우 경력 탓에 구직에 실패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대마초 장사 뿐이다.
그래도 수완은 좋아 그럭저럭 대마초를 팔며 살아가던 중 도너츠 가게에서 10대지만 미성년자는 아닌 여자 아르바이트생과 눈이 맞는데 그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LA로 데려가 포르노 배우로 데뷔시켜 본인도 화려하게 재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만 이번에도 역시 하는 일마다 꼬여 모든 걸 잃고 아내의 집에서도 쫓겨나 길바닥에 나앉는다.
‘버팔로66’의 스핀오프나 후속편 같기도 하고 남자 주인공의 집 근처 모텔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꼬마들이 무지개를 쫓아다니며 놀고 있을 것 같았다. 인생 영화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