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교외의 주택가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악마지만 경찰은 당연히 죄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잡아넣는다. 아무도 수사 결과에 의문을 갖지 않는 가운데 정의롭고 똑똑한 주인공 혼자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고 진상을 밝혀내려 한다. 고군분투 끝에 마침내 범행 현장을 적발해내고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지만 악마를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니 다른 피해자들처럼 비참한 운명을 맞이한다는 이야기다. ‘잠들면 죽는다’까진 좋았다. 하지 말라는 짓을 하고 가지 말라는 곳에 갔다가 기어이 험한 꼴을 자초하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마음에 들었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초래되는 공포감이다보니 충분히 설득력도 있었다. 악행을 저지른 사람의 죄책감이 악마를 끌어들였다는 것도 납득이 됐다. 차분하고 건조한 톤 앤 매너도 나쁘지 않았다. 여러모로 ‘나이트메어’가 떠올랐는데 아쉬운 건 저예산이어서인지 비주얼이 심심했고 악마도 프레디만큼 임팩트라든가 카리스마가 없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