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블랙’ 시작했다. 자신이 복제인간인줄 모르고 살던 여자가 또 다른 복제인간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딱히 끌리는 구석은 없지만 순전히 시즌이 다섯 개나 나왔다는 이유로 보기 시작했다. 현재스코어 4화정도 봤음에도 여전히 끌리는 구석은 없지만 딱히 대안이 없으므로 당분간은 더 보게 될 것 같다. 강지영 나온 일드 리메이크도 어쩌면 보게 될 수도 있다. 강지영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일본에서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궁금하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배가본드’가 은근히 재밌다. 옛날 지상파 장르물이 연상되는 살짝 올드한 느낌이 있는데 액션씬이 볼 만 하고 이야기도 탄탄하다. 이 정도면 한동안은 따라가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타인은 지옥이다’ 기대작이었는데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 따라가겠다. 이건 구구절절 드라마가 아니라 짧고 임팩트 있는 저예산 영화로 만들었음 더 좋았을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도 더 자유롭게 하고.
‘동백꽃 필 무렵’ 제목만 봤을 땐 전혀 볼 생각이 안 들다가 임상춘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보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는 지금까지 임상춘 작가의 작품 중 최고다. 뭐 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고 차세대 김은숙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작품도 ‘백희가 돌아왔다’가 연상된다는 것이다. ‘쌈 마이웨이’는 마무리가 ‘백희가 돌아왔다’인데 ‘동백꽃 필 무렵’은 시작이 ‘백희가 돌아왔다’이다. 필력은 훌륭하지만 밑천이 많은 작가 같지는 않다. 그래도 대사가 재밌고 주변 인물들의 연기가 압권이라 막방까지 거의 실시간으로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청일전자 미쓰리’ 2회까지 보고는 중소기업 여직원 버전 ‘미생’이 나오는가 했는데 어제 3회를 보고 나니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덕선이가 너무 착하고 이야기가 너무 심심해서 실시간으로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수목 시간대에 방송하는데 ‘동백꽃 필 무렵’은 넷플릭스에서 해 주니까 ‘청일전자 미쓰리’를 본방 사수하고 있었지만 오늘부터는 다시 ‘동백꽃 필 무렵’을 본방 사수할 생각이다.
‘마리안’ 넷플릭스 호러 드라마인데 현재 3화까지 본 것 같은데 1화 오프닝은 근사했다만 뒤로 갈수록 궁금하지도 무섭지도 않다. 그냥 주인공 친구 엄마 역으로 나온 여배우가 참 고생이 많다는 생각만 든다. 시즌1 완주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끝난 사람’ 간만에 완주한 일본소설인데 역시 일본소설 답게 잘 읽혔다.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다가 자회사로 좌천당한 후 자리만 지키다 정년퇴직한 남자가 주제도 모르고 창업에 도전했다가 폭망 하고 전 재산 날리고 졸혼 후 낙향하는 이야기인데 너무나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어지간한 스릴러보다 손에 땀을 쥐어가며 읽었다. 딸과 비슷한 또래의 문화센터 데스크 여직원에게 흑심을 품고 밀당을 벌이다가 막판에 나가리 되는 장면에선 내 얼굴이 다 뜨거워지려고 했다. 어쩐지 영화나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을 것 같아 찾아보니 역시나다. 문화센터 데스크 여직원 역할에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는데 어째 미스 캐스팅 같지만 그녀가 이런 역으로 나오다니 세월 참 빠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늙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