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랙처드(Fractured)’를 보고..



간만에 그럭저럭 볼만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였다.

미국 중부의 한적한 국도 근처를 으스스하고 불길하게 잘 찍었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처가 식구들에게 무시당하면서 혹은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중년 남자가 추수감사절에 처갓집에 다녀오는 차 안에서 장모가 자길 무시한다며 조수석의 아내와 말다툼을 한다. 아내도 남자에게 불만이 많은지 언제 우리 엄마가 자길 무시했냐며 도저히 이렇겐 못 살겠다며 이혼 얘기를 던진다. 그러던 중 뒷좌석이 딸이 장난감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고 징징대서 휴게소에 멈추는데 아내가 혼자서 가게 안으로 들어간 사이에 큰 사고가 벌어진다. 남자가 차 뒷좌석을 정리하는 동안 딸이 풍선을 주우러 공사가 중단 된 건물 쪽으로 가는데 근처에 있던 떠돌이 개에게 위협을 당하다가 건물 지하로 추락한 것이다. 남자도 딸을 구하려다 함께 추락하고 정신을 잃는다.

한참 뒤에 눈을 떠보니 아내가 딸 앞에서 울부짖고 있고 딸은 다행히 정신을 차린다. 딸은 팔과 머리가 아프다고 하고 근처에 병원이 있던 게 떠올라 황급히 달려간다. 응급실 대기실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 만난 의사는 딸이 머리를 다쳤을 수도 있으니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아내와 딸을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남자는 홀로 대기실에 남는다. 그런데 오랜 시간을 기다렸지만 아내와 딸이 돌아오지 않고 데스크에 문의 했더니 아내와 딸이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다고 하자 남자는 병원에 장기 매매 조직과 관련된 거대하고 추악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고 의심하고 미쳐서 날뛰기 시작한다. 병원과 경찰은 남자가 미쳤다고 생각하고 남자는 그들이 다들 한 패라고 믿는다. 과연 누구 말이 진실인지는 엔딩에서 밝혀진다.

꿈도 희망도 없는 굉장히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였다.

2019년 10월 3일 목요일

오펀블랙, 배가본드, 타인은 지옥이다, 동백꽃 필 무렵, 청일전자 미쓰리, 마리안, 끝난 사람


오펀블랙 시작했다. 자신이 복제인간인줄 모르고 살던 여자가 또 다른 복제인간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딱히 끌리는 구석은 없지만 순전히 시즌이 다섯 개나 나왔다는 이유로 보기 시작했다. 현재스코어 4화정도 봤음에도 여전히 끌리는 구석은 없지만 딱히 대안이 없으므로 당분간은 더 보게 될 것 같다. 강지영 나온 일드 리메이크도 어쩌면 보게 될 수도 있다. 강지영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일본에서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궁금하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배가본드가 은근히 재밌다. 옛날 지상파 장르물이 연상되는 살짝 올드한 느낌이 있는데 액션씬이 볼 만 하고 이야기도 탄탄하다. 이 정도면 한동안은 따라가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타인은 지옥이다 기대작이었는데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 따라가겠다. 이건 구구절절 드라마가 아니라 짧고 임팩트 있는 저예산 영화로 만들었음 더 좋았을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도 더 자유롭게 하고.
 
동백꽃 필 무렵 제목만 봤을 땐 전혀 볼 생각이 안 들다가 임상춘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보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는 지금까지 임상춘 작가의 작품 중 최고다. 뭐 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고 차세대 김은숙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작품도 백희가 돌아왔다가 연상된다는 것이다. ‘쌈 마이웨이는 마무리가 백희가 돌아왔다인데 동백꽃 필 무렵은 시작이 백희가 돌아왔다이다. 필력은 훌륭하지만 밑천이 많은 작가 같지는 않다. 그래도 대사가 재밌고 주변 인물들의 연기가 압권이라 막방까지 거의 실시간으로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청일전자 미쓰리 2회까지 보고는 중소기업 여직원 버전 미생이 나오는가 했는데 어제 3회를 보고 나니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덕선이가 너무 착하고 이야기가 너무 심심해서 실시간으로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수목 시간대에 방송하는데 동백꽃 필 무렵은 넷플릭스에서 해 주니까 청일전자 미쓰리를 본방 사수하고 있었지만 오늘부터는 다시 동백꽃 필 무렵을 본방 사수할 생각이다.
 
마리안 넷플릭스 호러 드라마인데 현재 3화까지 본 것 같은데 1화 오프닝은 근사했다만 뒤로 갈수록 궁금하지도 무섭지도 않다. 그냥 주인공 친구 엄마 역으로 나온 여배우가 참 고생이 많다는 생각만 든다. 시즌1 완주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끝난 사람 간만에 완주한 일본소설인데 역시 일본소설 답게 잘 읽혔다.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다가 자회사로 좌천당한 후 자리만 지키다 정년퇴직한 남자가 주제도 모르고 창업에 도전했다가 폭망 하고 전 재산 날리고 졸혼 후 낙향하는 이야기인데 너무나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어지간한 스릴러보다 손에 땀을 쥐어가며 읽었다. 딸과 비슷한 또래의 문화센터 데스크 여직원에게 흑심을 품고 밀당을 벌이다가 막판에 나가리 되는 장면에선 내 얼굴이 다 뜨거워지려고 했다. 어쩐지 영화나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을 것 같아 찾아보니 역시나다. 문화센터 데스크 여직원 역할에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는데 어째 미스 캐스팅 같지만 그녀가 이런 역으로 나오다니 세월 참 빠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늙어야겠다.

2019년 9월 15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I-랜드’를 보고..



눈을 떠 보니 무인도고 과거의 기억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과 똑같은 복장을 한 남녀가 7~8명 정도 있다. 그들도 과거의 기억이 없다. 자신이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왜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오직 생존 본능만이 그들 사이의 공통점이다. 무인도에 혈기왕성한 청춘남녀들이 모여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갈등이 생기고 살인사건도 벌어진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무인도의 풍광이 근사하고 남녀 배우들도 매력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여주인공의 건강미가 예술이었다.

문제는 구성원들 간의 격투 끝에 머리를 맞고 정신을 잃은 여주인공이 정신을 차려보니 근 미래의 텍사스 교도소 안의 실험실이고 이 모든 난리가 사실은 ‘통속의 뇌’류의 거창한 실험이라는 것이다. ‘로스트’ + ‘매트릭스’라고나 할까? 너무 식상해서 김이 확 샜다. 알고 보니 무인도의 청춘남녀들은 모두 사형수고 개선의 가능성을 테스트 중인데 교도소장은 이 테스트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인위적으로 개입해서 방해를 하려 하고 어쩌구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후 전개 역시 대부분 뻔하고 식상했는데 그래도 볼 만 했던 건 캐릭터들의 과거 사연이 심금을 울렸기 때문이다. 그중 텍사스 여자의 사연은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모두들 과거의 기억이 하나 둘 씩 떠오르고 그 와중에 여주인공의 무죄가 밝혀지지만 해피엔딩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막판 반전의 한 방이 나쁘지 않았다.

2019년 9월 12일 목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드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를 보고..



과격하고 적나라한 제목과는 달리 오프닝은 소소하고 사랑스럽다. 지방에서 상경한 수수한 여대생이 같은 기숙사에서 살고 있는 남자 선배와 만나 사랑을 키워나간다. 이와이 순지의 ‘4월 이야기’의 드라마 버전 같은데 왜 저런 제목을? 의아했는데 답은 금방 나온다. 남자 선배의 그것이 정말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입학식 전에 만나 연애를 시작했는데 졸업하고 결혼할 때까지도 안 들어가고 결혼 후에도 안 들어간다.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한 건 지 궁금해서 시청을 중단하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자전적 에세이가 원작이라고 한다. 실화라는 걸 알고 보니 더 안타까웠다.

여자는 스스로를 하자 있는 불량품으로 여기는데 그런 자신을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남편에게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 남편이 월급의 대부분을 여자를 사는데 탕진하는 매춘업소 단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여자는 화를 내기는커녕 자기가 남편에게 못해주는 걸 대신 해 주는 매춘업소 여자들에게 마음속으로 깊이 감사해하며 남편의 취미생활을 눈감아준다. 생불이 따로 없다. 그리고 드라마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공감 불가능의 영역으로 넘어가 버린다.

첫사랑인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남자 경험이 없는 줄 알았던 여자는 알고 보니 남편을 만나기 전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와 원나잇 경험이 있었고 남편이 매춘업소 단골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본인도 인터넷에서 아무 남자나 만나 몸을 제공하는데 놀랍게도 다른 남자들의 그것은 잘만 들어간다.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는 게 아니라 남편의 그것‘만’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여자는 인터넷에서 모르는 남자들을 만나 계속해서 몸을 제공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큰 상처를 받고는 집을 나가 버린다. 이후 여자는 친척 할머니의 장례식 참석 차 고향에 내려가는데 여자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시골이라 놀 거리가 없어 전교생이 모두 섹스로 얽혀 있었다는 걸 회상하고 돌아가신 친척 할머니는 마을 청년들의 성욕을 해결해주는 일을 담당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드라마의 분위기가 ‘4월 이야기’로 시작해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를 잠깐 찍고는 갑작스레 ‘도쿄 데카당스’로 빠지더니 급기야 ‘나라야마 부시코’로 마무리 되는가 했는데 막판엔 또 부부가 뜬금없이 화해하고는 아이를 낳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양가 부모까지 동원해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엔 우리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하며 마무리 된다. 역시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목으로는 ‘남편의 그것만 들어가지 않아’가 드라마의 내용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2019년 9월 7일 토요일



에이전트 오브 쉴드시즌1 보기 시작했다. 디즈니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 마블 작품들이 넷플릭스에서 다 내려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 전까지 넷플릭스의 모든 마블 작품들을 클리어하는 게 목표다. 지금 구독중인 서비스들도 감당이 안 되는데 디즈니까지 구독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런지 모르겠다. 암튼 ..은 현재 2화까지 봤는데 극장판보다 볼 만 하다. 마블류 히어로물을 극장에서 볼 때마다 졸음이 밀려오고 이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아닌가 한탄했는데 역시나 드라마에 더 어울렸던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하나도 안 졸렸고 은근히 흥미진진했는데 이 느낌대로라면 전 시즌 완주도 가능할 것 같다. 좀비물은 다 뻔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안 보고 있던 산타클라리타 다이어트도 속는 셈 치고 보기 시작했는데 1화는 재밌다. 시즌4가 캔슬 돼서 시즌3가 마지막이라니 분량도 딱 적당하다. 미드만 보면 허전해서 간만에 신규 업데이트된 일드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를 시작했는데 지난번에 완주한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에 이어 또 한 번 걸작 예감이다. 일본 특유의 병맛 코믹 일드일 줄 알고 봤는데 전혀 아니었고 깊고 묵직하고 진정성도 충만한 게 원작 소설이 있을 것 같아 검색해보니 역시나다. 다만 원작이 소설은 아니고 에세이인데 앞으로 이게 실화라는 걸 알고 봐야 하니 마음이 무거울 듯하다. 넷플릭스 일본 오리지널들이 전반적으로 대단하다. 아주 잘 하고 있다.



2019년 8월 18일 일요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인드헌터’ 시즌2를 보고.. (스포주의)


작년 이맘 때 쯤 시즌1을 논스톱으로 정주행 완주 후 1년을 기다렸고 엊그제 금요일에 시즌2가 업데이트 된 거 확인하자마자 주말 내내 밤잠을 줄여가며 정주행했고 방금 완주했다. 훌륭하다. 역시 데이빗 핀처 + 넷플릭스다. 시즌1에 이어 이번 시즌도 역대급 걸작이었다. 진짜 내가 이래서 넷플릭스를 못 끊는다. 넷플릭스는 ‘마인드헌터’를 탄생시킨 것만으로도 존재 이유가 충분하다. 다만 시즌1에 비해 일반적인 수사물에 가까워져 ‘마인트헌터’만의 독특함은 약해져서 아쉬웠지만 –‘조디악’의 드라마 버전이랄까?- 이 정도 웰메이드면 뭘 해도 용서할 수 있다. 그런데 드라마가 다음 시즌에도 수사물 쪽이라면 웬디 카 박사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텐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사실상 이번 시즌에서 웬디 카는 조단역에 가까웠고 없어도 대세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 또 하나 아쉬웠던 건 BTK의 분량이다. 시즌1에서는 존재감만 어필했으니 이번 시즌에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존재감만 어필하더라. 그래도 검거되진 않았으니 시즌3을 기다릴 수 있어서 넘 행복하다.

2019년 8월 11일 일요일

넷플릭스로 '드림보트(Dream Boat)'를 보고..



다양한 콘셉트의 크루즈 여행 상품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직 게이만 탑승 할 수 있는 크루즈 여행 상품이 있는 줄은 몰랐다. 전 세계의 게이(대부분 크고 건장한 백인)이 크루즈 선에 모여 매일 밤마다 새로운 주제로 파티를 열고 섹시 댄스를 추고 새 친구를 사귀고 뽀뽀하고 키스하고 포옹하고 핥고 응응하고 다음 날 아침이면 쓰고 난 콘돔들이 텅 빈 갑판 위를 굴러다닌다. 파티를 즐기는 게이 승객들의 노출 수위가 심하게 적나라하다. 그들이 전문 배우는 아닐 텐데 아무리 분장을 찐하게 했다고 한들 촬영 허가를 어떻게 받았는지 궁금하다

역시 넷플릭스다. 넷플릭스가 아니었음 이런 다큐를 어디서 봤을지 모르겠다. 다큐는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화려한 파티 이면에 숨겨져 있는 승객 개개인의 정체성, 차별, 에이즈 등등의 다양한 고민들을 다루는데 뭐니 뭐니 해도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늙고 추해지는 게 싫고 외모로만 평가 받는 게 싫고 마지막으로 젊은 게이들이 따를 만한 늙은 게이의 롤 모델이 없다는 것 등이다. 알겠는데 동양 남자 시청자로선 크루즈 선에 동양 남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동양 남자는 이 시장(?)에서도 인기가 없는 걸까?

한국 드라마 시청률 2025

  첫방 요일 채널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원경 01-06 월화 tvN 별들에게 물어봐 01-04 토일 tvN 3.3 나의 완벽한 비서 01-03 금토 SBS 5.2 6.5 나미브 12-23 월화 ENA ...